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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카아시ll조회 5391l 13
이 글은 7년 전 (2017/1/07) 게시물이에요


안녕하세요.. 가슴이 너무 턱턱막혀 잠도 안와서 올려봅니다.

제 나이 올해30 남편은 39 나이차이가 조금있어요.

20대초반..대학다니다가 임신하게 되서 학교 그만두고 결혼했네요.

첫째는 초등학생이고 둘째는 아직 돌도 안지났어요.

어린나이에 사고쳐서 결혼한 것치고는 나름 잘 살았다고 생각해요.

남편은 큰 돈을 벌어오는건 아니였어도 성실하고 책임감이 있었고 힘들때 다정한 말 한마디씩 걸어주는 지금까지 특별히 크게 속썩인일 한번 없던 사람이예요.

여자문제는 단 한번도 없었고 술을 좋아하긴 했지만 연락도 잘되고 늦게라도 항상 집에는 들어왔죠.

제가 술을 아예 못해서 같이 먹어주질 못하니 술 좋아하는 사람이 오죽 놀고 싶을까 하는 마음에 밖에서 친구들과 먹고 들어오는건 왠만하면 다 이해했어요.

그래서일까요?

제가 편하게 놔두지 않고 잡았더라면 이런일이 없었을까요?

한달정도 전부터 분명히 남편행동은 똑같은데 미묘하게 기분이 이상하더라구요.

그냥 모르겠어요 .

술마시고 늦게 들어올 때도 기분이 이상하고 친구 만나고 온다해도 기분이 이상하고...

남편을 믿는것도 있지만 집착하는 스타일도 아니라서 밖에 나갔다 온다 그러면 특별히 전화한다거나 보채지도 않아요.

결혼 생활동안 남편 핸드폰 한번 본적 없고 남편 자체도 딱히 숨기거나 하지않아요.

오히려 화장실에 있을때나 제 옆에 폰이 있을때 문자나 연락오면 확인 좀 대신 해달라고 하기도 하구요.

이야기가 잠깐 다른데로 샜네요.

어쨌든 왠지모를 묘한기분에 며칠전 남편이 잘 때 처음으로 핸드폰을 봤어요.

비밀번호 설정도 되어있지 않더라구요.

처음 통화목록을 보는데 xx라는 여자이름으로 꽤자주 전화를 했던 기록이 있었어요.

그쪽에서 온건 없고 전부 제 남편쪽에서..

카톡을 들어가니 그 여자랑 한 채팅이 있길래 살펴보니 이주정도 의 내용이 그대로 있더라구요.

전화를 해서 그런지 내용이 많지는 않았어요.

위에서부터 차분히 살펴보니 안부정도의 내용과 제 남편이 보자 그러면 상대방은 돌려서 거절하는?

남편이 연락을 주기적으로 하니 오빠저좋아해요? 이런내용도 있고 남편은 그런것같다고..

하..그 내용을 보는데 숨이 턱 막히며 심장이 쿵 내려앉더라구요

그 뒤 내용은 전 오빠 남자로써 안 좋아해요 라고 답와있었네요.

찬찬히 더 내려다보는데 한 일주일정도전부터는 여자쪽도 뭔가 말투가 부드러워 졌다고 해야하나..

처음 톡에서는 그냥 예의바른 느낌이었으면 갈수록 애교섞인말투.. 그뒤로는 별 내용 없었어요.

남편이 총각행세를 했는지 유부남인걸 아는지는 모르겠더라구요.

일단은 그 여자 번호만 저장해 놓고 자려고 누웠는데 아이들 생각..그리고 엄청난 배신감에 심장이 터질것 같아서 거의 뜬눈으로 아침을 맞이했네요.

다음날 모르는척 하고 남편을 보내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남편의 좋아하는것같다는 그 내용이 도저히 잊혀지지가 않아서 그 번호로 통화가능하시냐고 문자를 했어요.

남편이랑 먼저 얘기를 하는게 맞는 순서겠지만 아직 깊은 사이는 아닌 것 같고 상대방이 유부남인걸 모른다면 상황을 얘기하고 끊어달라고 조용히 정리시키고 싶었어요..

너무 바보같지만 아직도 남편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생각하면 그냥 없던 일처럼 덮어두고 싶었어요.

문자를 보내고 바로 전화가 와서 누구시냐고 묻길래 **부인되는 사람입니다라고 하니 말이 없더라구요.

전화로 할 얘기가 아닌 것 같아 만날 수 있냐는 제 말에 알겠다고 해서 다음날 카페에서 보기러 약속 잡았어요.

그 날 남편 얼굴보기가 너무 힘들어서 애들데리고 친정 갔다 온다고 하고 다음 날 친정엄마께 아이맡겨두고 약속한 시간에 카페로 갔어요.

그 날이 바로 이틀전이네요..

카페에 들어서서 전화를 하니 어떤 여자가 받으면서 두리번 거리는데..이쁘더라구요

28살이라는데 저보다..남편보다 어려서 이뻐보이는게 아니라 날씬하고 얼굴도 누가봐도 예뻤어요..

이런 사람이 왜 볼 것도 없는 제남편과 연락할까 싶을정도로요.

그리고 한편으로 제 자신이 초라하고 너무 비참했어요..

애 낳느라 늘어난 몸무게 꾸미지 못한 제모습만보다가 저런여자를 보니 좋아진건가..

일단 앉아서 얘기를 하는데 다른말은 생략하고 그쪽이 말한걸 요약한다면

유부남인거 알고있습니다.
자꾸 연락오길래 부담스럽기도 하고 별 생각도 없었습니다.
점점 빈도가 많아지길래 일적으로 알게된 사이라 예의만 지켰습니다.
근데 타지에 올라와 혼자살아서 아는사람이 없는데 자꾸 챙겨주고 아프다고 하면 약사다주고 하는 행동에 저도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점점 연락을 하게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혹시라도 깊은일은 정말 없었고 손끝하나 스친일 없었습니다.
깊은사이가 되고싶은 마음도 없었고 다만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의지를 조금 하게 된것 같습니다.
본인도 유부남과 연락한다는 죄책감에 미칠것 같았습니다.
앞으로 절대 연락안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하며 번호를 제눈앞에서 차단하네요.

그래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냐만은..

제 남편이 먼저 호감을 표했고 이 여자는 쳐내다가 막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 때 인것 같더라구요.

할말이 없었습니다.

그냥 꼭 다시는 연락 말아달라고 일어나서 친정으로 가는데 아무일 없다하고 연락도 안한다는데 왜이리 비참하고 서글플까요.

그 여자가 저보다 못났으면 덜 비참했을까요..

그냥 눈물이 막 났네요.

친정갔다 집으로 갔는데 그날밤 남편을 보는데 만난건 모르는것 같더라구요.

퇴근후엔 항상 아이들과 놀아주던 남편이었는데..

화장실 갔다가 밖에 담배피러 간다했다가 편의점 좀 간다했다가 저녁 내내 폰을 손에서 못놓고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왜 이렇게 서글플까요...

그냥 저만 이대로 있는다면..조금만 시간이 지난다면 제 남편 다시 돌아오겠죠?

잠시 방황한거 뿐이겠죠...

어린나이에 시집와 많은걸 포기하고 가족만 바라보면 살았는데 저한테 이런일이 생길줄은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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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와서 올린글에 많은 분들이 답변해 주셨네요..

어디에도 말할 수 없던말 이렇게라도 털어놓아야지 하는 마음에 쓴 글이었는데 위로,걱정.. 정확한 현실에 대한 말씀들.. 정말 감사드려요.

답변들 하나도 빠짐없이 꼼꼼히 읽어봤어요.

일단 28살 상대방을 제목에 어린여자라고 표현을 한건 28살 자체가 어리다는게 아니라 제 남편보다 많이 어리다는 의미에서 였어요.

제 또래라면 또래지만 저도 남편보다 많이 어리고 그 보다도 어린여자였으니깐요.

그냥 어디든 털어놓고 싶은 마음에 적기도 했지만 이대로 묻어두는게 맞는것인가 아니면 남편과 말을 해봐야 하는것인가에 대한 혼란스러운 마음에 조언을 얻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제 능력에 대해서 말씀들 많이 하셨는데..

네 어린나이에 시집와 애만 키우느라 대학포기하고 아무런 스펙도 못 쌓은거 맞아요.

인터넷상이라고 난 충분히 혼자 잘먹고 잘살수있어 라고 거짓말로 정신승리하고 싶진 않네요.

친정은 그냥 평범한 수준이구요.

하지만 이혼을 한다면 제가 자립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보다는, 아이들에게 아빠의 부재가 어떻게 작용할까 보다는..정말 미련하고 나쁜엄마지만..남편을 제가 아직도 많이 사랑합니다..

남편도 그럴거라고 생각했었구요..

정말 제가 생각해도 어리석지만 아직 깊은 사이도 아니고 남편의 잠깐의 불장난이길 바랬어요.

차라리 돌이킬 수없는 바람이라면 화도내고 맘놓고 미쳐버릴덴데 이제 막 시작하는 듯했기에 그냥 덮어놓고 싶었어요.

한심하네요.

아직은 그 날이후로 같습니다.

전 똑같고 남편 또한 똑같은듯 하지만 제가 보는 남편은 분명 조금은 달라졌네요.

핸드폰도 안 잠궈놓은 남편..

제가 절대로 본인것을 뒤지지 않는다는걸 알기 때문이겠죠?

그 뒤로는 핸드폰을 품에서 놓지 않아서 보지 못했지만 기회를 봐서 다시 확인 할거예요.

그 때.. 생각지 못한 무언가가 있다면 저도 이제 이대로 있으면 안되는거겠죠.

많은 분들이 답해주셔서 추가를 해야될것 같아 써내려 가기 시작했는데 더 답답하게만 만든것 같아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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