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드라마 모두 합쳐 6%
금토극-주말극 겨우 체면치레
시청률 6%. 드라마 한 편의 시청률이 아니다. KBS 월화, 수목드라마를 합친 성적표다. 말그대로 ‘처참’한 시청률이다.
일각에서는 드라마 보다 시청률이 얼마나 떨어졌는지가 궁금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 정도로 최근 KBS 드라마들이 잇따라 시청률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연기파 배우들의 부재 탓일까. 물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극적인 재미가 있더라도 그를 구현해내는 연기자의 능력이 2%라면 시청자들의 외면을 당할 수 밖에 없다.
김재중 유이의 KBS2 수목드라마 '맨홀'의 경우, 2%대 붕괴도 시간 문제다. 방송 2회 만에 2 %대로 주저앉은 ‘맨홀’은 급기야 2.2%까지 추락했다. 1%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는 2000년 이후 역대 드라마 최저 시청률 5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지만 역대 1위인 KBS2 '바보같은 사랑' 1.8%에 불과 0.4%포인트만 남기고 있다. 16부작 중 이제 3회를 마친 상황에서 최저시청률을 갈아치울 기회(?)는 많이 남아있다. 그 만큼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는 셈이다.
그러나 ‘맨홀’은 타임슬립이라는 뻔한 설정에 김재중이나 유이의 연기력 논란까지 더해져 시청자들의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다. 주인공들의 분량이 적은 탓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그는 설득력에서 힘을 실어줄 수 없다. 단 5분을 등장해도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하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주인공 김재중 유이의 존재감은 ‘의문’스럽다.
연기력도 지적의 대상인데 거기에 어설픈 코믹 연기까지 더해지면서 총체적인 난국이다. 작가가 욕심이 과한 탓인지 아니면 배우들의 역량이 적은 탓인지 캐릭터간의 개연성도, 극적 재미와 감동 코드도 그 어느 곳에서 발견하기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어마어마하게 남은 ‘맨홀’의 행보가 그저 씁쓸하기만 하다. 긴급 수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KBS2 월화드라마 ‘학교2017’ 역시 4%의 시청률을 기록하고는 있다지만 동시간대 부동의 꼴찌로 체면치레도 못하고 있다. ‘학교물’ 특성상 대박을 예상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현실을 담아내며 높은 공감대는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학교’ 시리즈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식상한 설정에 로맨스인지 학교물인지 어설픈 경계에서의 극적 공감도, 재미도 실종돼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비슷한 연령대의 시청자층에서도 조차 시청률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시청률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드라마 역시 3%대 추락까지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엔 '학교 2017'과 '맨홀'의 시청률은 합해도 6%대에 그친다. 그나마 주말드라마와 새롭게 시작한 금토드라마, 일일극 등은 기존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어 위안이 되고는 있다. 하지만 KBS2 ‘안녕하세요’나 ‘개그콘서트’, ‘해피선데이’ 등 KBS의 간판 예능들 역시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사실상 전체적인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능의 경우, 그때그때의 설정과 게스트 등의 여파로 시청률에서 변화 가능성이 있지만 드라마의 경우, 시청률 꼴찌에서 1위로, 혹은 2%에서 6~7%로 급반등하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현재의 월화, 수목드라마의 부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또한 전작의 흥행은 차기작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2~3%의 드라마 후속작들 역시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시작해야 한다.
KBS 드라마들의 굴욕적인 시청률과 관련해 ‘아이돌 출신 위주의 캐스팅’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가 높다. 최근 작품들을 보면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을 앞세운 작품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흐름 역시 간과할 부분은 아니다. 결국에는 ‘인지도’나 ‘인기도’가 중요한 것이 아닌 ‘연기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키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