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롯데면세점 전경/사진=뉴시스 |
롯데면세점이 결국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철수한다. 중국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국내 1위 면세사업자가 대한민국 관문에서 짐을 싸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4개 사업권(DF1·DF3·DF5·DF8구역) 가운데 주류·담배 판매 사업권(DF3)을 제외한 나머지 3개를 반납키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인천공항공사에 정식 공문을 접수했으며 해지 승인이 나면 120일간 연장 영업 후 철수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가 3월초 해지 승인을 하면 6월말에는 정리가 끝나는 것"이라며 "주류·담배 매장 역시 적자 상태지만 공항공사 피해와 이용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종 남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2001년 개항 이후 인천국제공항에서 17년간 면세점을 운영해 온 롯데가 사업장을 정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기간 인천공항공사는 3차례 사업자 입찰을 진행했는데 롯데는 모두 참여했다. 1기 사업기간(2001년 2월~2008년 1월)에는 4845억원, 2기 사업기간(2008년 2월~2015년 8월)에는 2조6억원 등 임대료를 냈다.
이번에 사업권을 반납하는 3기 사업자들의 운영기간은 지난 2015년 9월부터 오는 2020년 8월까지다. 현재 운영중인 롯데면세점 4개 구역의 5년간 임대료는 총 4조1412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구역별로는 향수·화장품을 취급하는 DF1구역(1324㎡)이 1조3339억원으로 가장 비싸다. 전 품목을 취급하는 탑승동인 DF8구역(4953㎡)은 1조3260억원, 패션·피혁 판매장인 DF5구역(2066㎡) 7596억원을 내야 한다. 최종 운영하기로 결정한 주류·담배 판매장인 DF3구역(506㎡)의 임대료는 7217억원이다.
롯데가 사업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철수 결정을 한 것은 임대료 부담이 커서다. 3기 사업자 입찰 당시 롯데는 5년 사업기간 중 3~5년차(2017년 9월~2020년 8월)에 전체 임대료의 75%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특히 4년차와 5년차에는 연간 1조원 이상을 임대료로 내야 한다. 이는 업계의 사업 분석을 훨씬 웃도는 수치로 입찰 당시부터 롯데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롯데 관계자는 "입찰 당시 롯데면세점은 매년 50% 이상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 매출을 근거로 임대료를 산정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수가 절반 이상 감소해 심각한 매출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롯데면세점의 인천공항점 철수설은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롯데면세점을 비롯해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들이 모여 인천공항공사측에 임대료 인하 요구를 하면서다. 이후 양측은 수차례 만나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롯데면세점이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에 공항면세점 임대계약과 관련한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에서 2016년부터 2년간 약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까지 영업을 지속할 경우 1조4000억원으로 손실이 불어날 것이라는 자체 분석이다.
박근혜 정부가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추가로 내주면서 경쟁이 격화된 것도 예상치 못한 악재로 작용했다. 실제 서울에만 시내면세점 4곳이 추가됐고, 올 연말에는 3개가 더 늘어난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 매장에서 근무하는 100여명의 직원을 본인 희망 근무지 등을 고려해 제2터미널과 서울 시내점 등으로 모두 전환 배치할 계획이다. 다음달 직원 간담회를 열고 5월중에는 최종 인력 배치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각 브랜드가 파견한 판촉사원들의 경우 차기 사업자와 협의를 통해 인계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는 대신 소공·잠실 등 시내면세점 경쟁력을 강화하고 온라인면세점 마케팅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또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 VIP 관련 문구 --> 〈!-- float해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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