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혜린 기자]아이돌그룹 중 가장 독특한 음악으로 매번 화제를 모아온 걸그룹 에프엑스가 신곡 '일레트릭 쇼크'로 대중과 긴밀하게 호흡하는데 성공했다.
에프엑스는 지난 10일 음원을 발표하자마자 멜론 등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라서더니, 12일 오후 현재까지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불친절한 가사에 멜로디보다는 비트가 중심이 된 음악을 주로 해온 에프엑스가 자신들의 색깔을 버리지 않고 결국 대중을 끌어당겼다는 평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호불호가 갈렸지만, 이제 대중이 '에프엑스 코드'를 이해하기 시작한 셈이다.
에프엑스 음악의 가장 대표적인 특성은 난해한 가사와 이를 이미지화해 보여주는 독특한 스토리텔링이다. 다른 노래들처럼 문맥에 맞춰 하나의 문장을 완성하는 게 아니라 조각조각 이미지를 나열하는 방식. 이번 '일레트릭 쇼크'는 '전기충격' 4행시로 시작해 '끝이 안보여, 떨어져 쿵, 딩동딩동 대체 난 누구, 머릿속이 빙그르르르' 등 거의 영상에 가까운 가사로 이뤄졌다. 후렴구는 '나나나'와 '일레트릭 쇼크'로만 구성됐다.
음악도 멜로디보다 비트에 무게 중심을 뒀다. 유로 일레트로니카에 기반을 둔 일레트로닉 댄스 팝을 주로 선보여온 에프엑스는 이번에도 중독성 있게 짧게 반복되는 강렬한 비트에 한눈에 들어오는 안무를 접목했다.
툭툭 끊어지는 비완성형 문장에 특이한 단어들로 이뤄진 가사는 에프엑스가 2010년 '누에삐오'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선보여온 자신들만의 코드. '누에삐오'는 '독창적 별명 짓기 예를 들면 꿍디꿍디, 맘에 들어 손 번쩍 들기 정말 난 NU 예삐오' 등의 가사가 화제가 됐다. 이는 호불호가 갈렸다. 일부 네티즌 사이에 패러디의 대상이 되는가하면 일각에선 K-POP 속 한국어 파괴가 이슈로 대두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에프엑스의 음악이 20~30대에게도 조금씩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 '피노키오'는 '어디보자 읽어보자 네 맘을 털어보자, 에메랄드 훔쳐박은 눈동자 스륵스륵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해 징징윙윙' 등의 특이한 가사와 신나는 멜로디에 힘입어 에프엑스가 음원차트 1위를 처음 기록한 곡이 됐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이같이 에프엑스가 신곡을 낼 때마다 점차 성적을 높여, 점점 더 많은 대중과 소통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SM 측은 "에프엑스가 꾸준히 독특한 음악을 선보여오면서 대중도 보다 더 오픈마인드로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다. 특히 '일레트릭 쇼크'는 노래가 신나고 멤버들의 목소리도 청량감 있게 담겨져 계절적인 특성과도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어 "눈에 확 띄는 독특한 안무도 잘 준비돼있는 만큼, 컴백 무대가 전파를 타고 나면 '일레트릭 쇼크'의 인기에 보다 더 불이 붙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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