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amu.wiki/w/후쿠오카%20대학%20반더포겔부%20불곰%20습격사건
문제의 그 사건이 발생한 홋카이도의 히다카 산맥 정경
하카타에서 출발하기 전 기념사진
1. 완주를 목표로,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홋카이도에 도착한 후쿠오카 대학생들
후쿠오카 대학교의 '반 더 포겔 부(걷기 운동 동아리였음)'의 부원 5명 -
타케스에 카즈토시(竹末一敏, 20세, 리더), 타키 슌지(滝俊二, 22세), 고로기 모리오(興梠盛男, 19세),
니시이 요시하루(西井義春, 19세), 카와하라 요시타카(河原吉孝, 18세)
이들은 1970년 07월 12일, 오전 09시경 하카타 역에서 기차로 출발하여 이틀 뒤인 07월 14일, 홋카이도의 신토쿠에 도착함.
그들은 신토쿠의 파출서에 등산 계획서를 제출한 뒤, 그날 바로 등산을 시작함.
2. 곰의 출현
07월 25일, 그들은 완주 계획의 중간 지점인 카무이에쿠우치카우시산에 다다랐지만 예상보다 일정이 많이 늦어졌기에,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날이 밝으면 출발하기로 결정함. (카무이에쿠우치카우시는 '곰이 굴러떨어질 정도로 가파른 봉우리'라는 뜻)
그들은 그날 저녁, 봉우리 바로 밑에 위치한 마루노자와카루라는 곳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시작함.
그러고 나서 갈색의 곰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냄.
곰을 먼저 발견한 것은 동아리의 리더인 타케스에 카즈토시로, 그들 일행은 곰이 텐트에서 7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서
크게 놀라지 않았다고 함. 오히려 관심을 보이기까지 했다고. 특히 그들은 곰이 거의 없는 큐슈 지방에서 온 지라,
곰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그때까지 깨닫지 못한 채로 한참을 관찰하고 있었다 함(이것이 비극의 시작이었을지도).
하지만 30분 정도 지났을 즈음, 곰이 텐트로 슬그머니 다가오더니
텐트 바깥에 있던 배낭 등을 뒤지며 그 안에 들어있던 음식들을 먹기 시작함.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 그들은 라디오의 볼륨을 높이고, 불을 지피거나 식기를 두드려 소리를 내는 등의 방법으로 곰을 쫓아냄.
그러나 오후 09시경, 잠이 들었던 일행은 어느 순간 곰의 콧김을 느끼고 눈을 뜨게 됨.
곰은 텐트에 주먹만한 구멍을 뚫어놓은 채 떠나감.
이는 곰의 두 번째 습격으로, 그들은 결국 두 명씩 돌아가면서 망을 보기로 함.
3. 곰의 접근
07월 26일 오전 03시경, 그들 일행은 모두 잠에서 깨어남.
무척 맑고 좋은 날씨였지만, 그들 중 누구도 편하게 잠들 수 없었다 함.
오전 04시 30분경, 그들은 세 번째로 곰의 습격을 받게 됨.
곰은 집요하게 텐트를 잡아당겼고, 결국 그들은 텐트를 벗어나 도망칠 수밖에 없었음.
곰은 텐트를 쓰러뜨린 후, 배낭을 파헤치기 시작함.
리더 타케스에 카즈토시는 서브리더 타키 슌지와 카와하라 요시타카에게 산을 내려간 다음,
산림보호소를 찾아 관리인에게 도움요청을 하라고 지시함.
산을 내려가던 두 사람은 도중에 하치노자와에서 온 홋카이도 학원대학·돗토리 대학에서 온 학생 10여명과 만나게 됨.
그들 역시 곰에게 쫓겨 급히 산을 내려가던 중이었고, 타키와 카와하라는 마침 도움요청을 구할 계획이었던 그들을
뒤로 하고는 그들에게서 음식과 지도, 가솔린 등을 건네받아 아직 산 봉우리 아래에 있을 남은 3명을 찾으러 돌아감.
4. 곰의 공격
타키와 카와하라는 오후 01시 즈음, 봉우리에 남아있던 나머지 3명과 합류함.
그들은 텐트를 수선하여 새로이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는데, 마무리하고 나니 벌써 저녁시간이 됨.
그들은 저녁을 먹은 후 04시 30분경에 잠들려고 했으나, 곰이 다시 나타남.
곰은 텐트 근처를 떠나지 않았으며 무려 1시간 가량이나 자리잡고 앉은 곳에서 꼼짝없이 있었다고 함.
그들은 곰이 근처에 있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는 텐트를 정리하고 자리를 옮기기로 결심함.
산을 내려가는 동안, 주변은 이미 깜깜하기 그지없었음.
그렇지만 겁에 질린 5명은 정신없이 그저 걷기만을 반복함.
오후 06시 30분경에 니시이 요시하루가 불현듯 뒤를 돌아봤는데, 바로 뒤쪽까지 곰이 와 있는 것을 발견함.
그들 일행 5명 모두 공포에 질린 채로 쏜살같이 달려내려가기 시작함.
곰은 카와하라를 쫓았고, 나머지 멤버들은 그의 비명소리를 듣게 됨.
짙은 어둠 속에서 카와하라가 '젠장!'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옴.
타케스에는 멀리서 카와하라가 곰과의 사투 끝에 겨우 탈출에 성공하여, 다리를 끌며 내려오는 것을 목격함.
타케스에, 타키, 니시이 이렇게 3명은 돗토리 대학교 일행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들은 호루라기를 불게 됨.
오래지 않아 돗토리 대학 일행과 헤어진 3명은 암벽을 기어오르며 밤을 지새움.
고로기는 도망치는 와중에 나머지 멤버들과 분리되어 다른 장소에서 몸을 숨기고 있었음.
그들 3명은 카와하라가 무사하기를 기도하면서 한편으론 고로기의 이름을 계속 불렀으나, 응답은 단 한 번뿐이었고 모습도 볼 수 없었음.
5. 곰에 의해 처참하게 학살된 3명
07월 27일 이른 아침, 짙은 안개로 인해 타케스에, 타키, 니시이 이렇게 3명은 나머지 두 사람을 찾거나,
곰이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 파악하기가 도저히 불가능했다 함.
3명은 오전 08시경까지 카와하라와 고로기를 찾았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어 일단 하산하기로 결정함.
산을 내려오던 도중, 맨 앞에서 걷고 있던 타케스에는 아래쪽 2~3m 근방에 있는 곰을 발견함.
곰은 도망치는 타케스에를 쫓기 시작했고, 그 사이 타키와 니시이는 가까스로 댐 공사현장까지 도망쳐와 도움을 요청하는 데 성공함.
이때는 오후 01시 즈음이었고, 그들이 산기슭에 있는 나카사츠 주재소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오후 06시가 가까워져 있었음.
07월 28일, 조난당한 멤버들을 찾기 위한 구조대가 편성됨.
그러나 관리인들이 발견한 것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변해버린 3명의 시체 뿐이었음.
옷은 갈가리 찢겨 벗겨진 채였고, 오로지 맨몸에 허리띠만이 감겨있는 상태였다 함.
얼굴 반쪽이 없어졌거나 부서진 머리에서 뇌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는 등,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처참한 광경이었다고 함.
부검결과에 의하면, 3명의 사인은 '경추골절 및 경동맥 절단에 의한 과다출혈'이었다고 함.
목, 얼굴, 사타구니에서 치명적인 상처가 발견됨.
3명 모두 한창 도망치는 중에 곰으로부터 둔부를 공격당해 쓰러져 엎드린 상태로 둔부와 항문부를 물어뜯긴 것으로 보였다고 함.
날씨가 몹씨 나쁜 탓에 3명의 시체를 가져오는 것은 불가했고,
결국은 하치노자와에서 화장하고 유족에게는 유골을 전달하게 됨.
6. 고로기 모리오가 죽기 전에 남긴 흔적을 발견
07월 26일, 친구들과 떨어졌던 고로기는 텐트로 일단 돌아왔던 것으로 추정됨.
텐트가 있었던 자리에는 고로기가 남겨둔 메모가 있었음.
고로기는 덜덜 떨면서 메모를 남겼는데, 그로 인해 그가 얼마나 극심한 공포에 사로잡혀 있었는지 추측할 수 있음.
- 고로기의 메모
26일 오전 05시. 저녁 식사 후 곰이 불쑥 나타나 텐트 탈출.
돗토리 대학 일행이 있는 곳에 구조를 요청하러 카무이에쿠 아래로 내려갔음.
17:30 곰이 우리를 쫓아옴.
카와하라는 당한 것 같음.
내가 있는 곳에서 5m 옆, 위치는 공터가 있는 언덕에서 아래쪽 높은 소나무숲에 들어가서 20m 아래의 지점임.
나도 당할지 모른다고 생각해서 높은 소나무를 끌어안았음.
곰이 언덕 위에 있었기 때문에, 언덕 중간지점에서 숨 죽이고 있자
타케스에가 목소리를 높여 돗토리 일행에게 도움을 구하는 소리가 들렸음.
내 위치에서는 밑의 상황을 전혀 알수가 없었음. 들리는 것은 곰이 내는 소리뿐.
타케스에가 뭐라고 큰소리로 말했지만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고, 곰의 위치도 파악할 수 없었음.
언덕 아래 방향으로 모닥불이 보였음.
텐트에 숨겨달라고 할 요량으로 언덕을 5분 정도 내려가서 아래를 보자 20m 앞에 곰이 있었음.
나를 발견하면 기어올라올 것이 틀림없어서 쏜살같이 도망쳤음.
앞으로 뒤로, 또 옆으로 굴러가면서도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그저 앞의 텐트만을 보고 달려 겨우 안에 몸을 숨겼음.
그러나 텐트에는 아무도 없었음. 헉, 했지만 이미 늦어버렸음.
침낭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를 챙겨들고 안에 들어가서 숨을 고르기 시작했음.
잠시 그러고 있자니 안정감이 들어 침착해짐.
그래도 바람소리나 잔디소리가 신경쓰여 잠들 수가 없음.
돗토리 일행이 무사히 보고해서 구조대가 오기만을 기도하며 이제 자겠음.
27일 04:00 잠에서 깸.
밖이 신경쓰이지만 무서워서 08시까지 텐트 속에 있기로 함.
텐트 안을 자세히 들여다봤는데 식사거리가 있었음.
조금은 안심이 됨.
벌써 05:20.
또 곰이 나타날 것같은 예감이 들어 다시 침낭으로 기어들어갔음.
아아, 어서 하카타에 돌아가고 싶음.
07:00 계곡을 내려가기로 했음. 주먹밥을 만들었고, 텐트 안에 있던 셔츠와 양말도 빌렸음.
텐트를 나가봤는데 5m 위에 역시 곰이 있었음. 결국 빠져나갈 수 없어서 이대로 텐트 안에 있기로 했음.
08:00 다른 멤버는 이미 흩어진걸까. 돗토리 일행은 연락해줬을까.
언제쯤 구하러 오는걸까. 완전 불안하고 무서워.
-
이윽고, 텐트 안에 홀로 있던 고로기는 곰에게 습격당함.
7. 사건 종결
07월 29일, 후쿠오카 반 더 포겔 부 5명을 덮친 갈색의 불곰은 사냥꾼 10명에 의해 사살됨.
위장을 확인해보자, 그 불곰은 인간을 먹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짐.
그저 악의로 인한 장난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 불곰은 4살로, 교미의 흔적은 없었다고(보통 불곰은 2살 정도에 아이를 낳는 것으로 추정).
이 불곰을 죽인 사냥꾼들은 '산의 관습'에 의해 불곰의 고기를 먹었다고 전해짐.
+이건 나무위키에서 긁어온 ‘피해자들의 결정적 실수’
현재는 인터넷이 발달되어 산에서 곰을 만나면 대처해야하는 일에 대해 널리 퍼져있으나 당시엔 대처법은 물론 불곰의 위험성이 널리 퍼지지 않았던 시대였다. 반더포겔부 일행들이 곰이 나타난 시점에서 실수한 것을 말해보자면,
-맨 처음 불곰이 뒤져놓은 짐들을 다시 빼앗은 것.
일행들은 식량이 바닥날 것을 우려해 불곰이 뒤져서 먹으려던 가방을 다시 빼앗았지만 곰은 집착이 매우 강한 동물이기때문에 곰의 소유물이 된 물건을 다시 회수한 것은 매우 무모한 짓이었다. 하지만 가방의 식료품들은 적은 양이라 생명과도 연결되었고 귀중품도 안에 들어있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불곰을 마주쳤을 때 바로 하산하지 않았던 것.
사건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으로, 여러번 하산할 기회가 있었지만 바로 내려가지 않았던 것이 최대의 실수이다. 피해자의 유족들은 "카무이에쿠산은 그들이 이전부터 매우 가고 싶어했던, 꿈이자 목표로 여겼던 산이었기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정상에 오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하고 추측하고 있다. 만약 위키러 여러분들이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꿈이나 목표 같은 것보다 목숨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불곰에게 등을 보이며 도망쳐서는 안 된다.
불곰은 개처럼 등을 보이고 도망치는 것을 쫓아가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곰을 만났을 경우 도망치는 것보다 팔을 크고 둥굴게 만들어 몸을 크게 만들어 보이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또한 인간의 단체 행동을 두려워하는 곰에게 대응하기보다 각자 흩어져 도망친 것도 습격당하는데 좋은 조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로써 "이것들은 약한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어, 불곰이 계속 습격하게 되는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사살된 불곰의 박제
피해자들을 기리는 위령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