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현재 대학병원 내과계 중환자실에서 근무중인 간호사야!
이 글을 쓴 목적은 우리나라 중환자실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너네들에게 집중치료를 받을,그리고 받지 않을 권리에 대해 잘 생각해보라는 의미에서 글을 쓴당!
일단 ICU는 말 그대로 집중 치료실이야. 모든 중환자실의 환자들은 vital sign(활력징후)를 측정하는 모니터를 달고 있어야하고 , A-line(동맥으로 혈압을 측정하거나 혈액검사를 할 수 있음)같은 부착물들이 되게 많고, 모든 수액과 주사들을 pump(정확한 속도, 용량 투여)로 연결하기 때문에 침대에서는 절대 한발짜국도 못움직여.. 물론 화장실도 못가.. 기저귀에 대변을 봐야하며 당연히 씻지도 못해.
그리고
보통 중환자실에서는 간호사:환자 비율이 1:3, 1:2 정도인데 어떤 병원의 경우에는 1:4도 있더라고.. 먼저 우리병원은 간호사 한명당 최대 3명의 환자를 보는데 .
여기서 잠깐.. 환자3명?? 별거아니네~~ 중환자실 꿀이네~~ 하는 사람들 되게 많더라고.
하지만 보통 중환자실에 오는 환자들의 case를 살펴보면 intubation(기관삽관)을 해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는 환자, CRRT(continuous renal replacement therapy)라는 24시간내내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 병동이나 응급실에서 CPR(심폐소생술) 후 ROSC(return of spontaneous circulation)되어 언제 심정지가 올지 모르는 환자 등등 엄청나게 많은 이유 등으로 중환자실에 입원을 해.
이런 vital sign(활력 징후) 이 불안정한 환자들을 3명을 돌봐야 한다는 것은 같은 직종의 사람들은 알겠지만 근무하는8-10시간 동안 한번도 자리에 앉아서 쉴 수 없고 화장실도 갈수 없을만큼 바빠 . 선생님들이 말하기로 간호사들은 I/O(intake/output)이 0이라고 하더군ㅋㅋㅋ 먹는것도 없고 싸는것도 없고 ㅋㅋ
아무튼!! 너무 바쁘다 보니 간호사들은 근무시간 내에 정해진 일을 끝내고 다음 듀티의 선생님에게 인계를 줘야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진정한 간호를 하기 보단, 다음 선생님에게 인계주기 위한(?) 간호를 하고있는게 현실이야. 그러다 보니 환자가 불편한게 있어 간호사를 불러도 "왜요! 안돼요! 그렇게 하지 마세요!" 라며 화를 내는게 다반사야.. 그렇다 보니 환자가 협조를 안해주거나 흥분하게 되면 억제대를 적용하거든? 물론 보호자에게 동의서를 받긴 하지.
도토들아 몇날 몇일을 한 침대에서 내려오지도 못하고 똥오줌 다싸고 주변 시끄러워서 잠도 제대로 못자는데 제정신인게 말이 안되겠지? 그런데 거기에 나를 묶어둔다고 생각해봐 그것도 팔다리 모두.. 하지만 치료를 협조해주지 않으면 억제해야 하는게 현실이지.. 서울의 대형병원들 같은 경우엔 중환자실의 delirium(섬망) 을 예방하기위해 여러가지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더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그런 프로그램은 없어. 간호사도 부족한데 그런 프로그램 개발하고 진행하는 인력을 더 둘리가..
그래서 나는 나중에 내가 더이상 치료 가능성이 없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는 상황이 온다면, 과연 중환자실에서 끝까지 치료를 해볼지. 아니면 가족들과 남은 여생을 보낼지 한번쯤은 고민해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글을 쓴당..
넘나 갑자기 글을 끝낸 기분이지만^^^
지루한 글 읽어줘서 고마어 ㅎㅎㅎㅎ
다음번엔 연명의료결정법에 대해 가지고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