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 1인자 놓고 집안싸움…`큰형` 싼타페 만장일치로 최고점
기아 쏘렌토R도 신형 싼타페 출시 전까지 막상막하의 성적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2만1320대 판매됐다. 하지만 올 1~6월 판매대수는 1만5146대로 싼타페와 1만여 대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기아는 7월에 신규 플랫폼을 적용하고 첨단 신기술 등을 탑재하는 것은 물론 내ㆍ외장, 성능, 편의사양 등을 강화해 신차급 수준으로 상품성을 높인 뉴 쏘렌토R로 맞불을 놓는다. 쌍용 렉스턴W와 쉐보레 캡티바도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 최주식 오토카코리아 편집장
[싼타페] IT접목 세련된 도시형 컨셉트 : 신형 싼타페는 도시형 SUV 컨셉트의 세련된 이미지를 지향한다. 실내도 세단 감각 그대로, 버튼식 시동키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차선이탈경보장치 등 고급 장비를 달고 있다. 또한 와이파이 핫스폿은 물론 블루링크 기능이 있어 스마트폰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서스펜션 세팅이 아니라 스티어링 특성을 선택할 수 있는 '플렉스 스티어' 기능이 특징이다.
[쏘렌토R] 강하고 편하다…곧 후속 모델 : 스포티지의 위급으로 보다 크고 안전하며 편안한 SUV를 원하는 수요를 반영했다. 2009년 2세대부터 기존 프레임 섀시 대신 싼타페와 공유하는 모노코크 섀시로 변경. 모델명에 R 배지를 달기 시작하면서 고성능 이미지를 더했다. 남성적인 스타일도 이러한 평가에 한몫하고 있다. 문제는 곧 후속모델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렉스턴W] 상대적으로 저렴한 고급 SUV : 프리미엄 SUV를 기치로 등장했던 렉스턴은 점점 대중 속으로 스며들었다. 새로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W라는 알파벳을 더한 것은 고급 이미지를 회복하겠다는 뜻. 18인치 크롬 휠 등 일부 디테일을 제외하면 속성의 변화는 크지 않다. 엔진 라인업이 2.0ℓ 디젤 한 가지로 통일된 것도 인기 회복과 연관성이 있다. 여전히 상대적으로 저렴한 고급 SUV다.
[캡티바] 편안하게 즐기는 패밀리 SUV : 기존 2.2ℓ 184마력 디젤 엔진을 대신하는 2.0ℓ 163마력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은 작지만 최대토크는 40.8㎏ㆍm로 똑같다는 게 장점. 연비와 세제 측면에서도 이득을 얻는다. 달리기 성능도 부족하지 않고 중간 가속 성능도 괜찮다. 전반적으로 조용한 편이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패밀리카다. 실내에서의 품질은 고급감이 떨어진다는 게 흠이다.
[싼타페] 대한민국 SUV의 대표선수 : 세단에 쏘나타가 있다면 SUV에는 싼타페가 있다. 디자인, 성능, 편의장치 면에서 경쟁 모델들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가진 차다. 세련된 도심형 SUV로 모자람이 없다. 동급의 수입 SUV들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 현대차의 저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모델 중 하나. 세단보다 우월한 정숙성은 감탄할 만하다. 고속주행 안정감도 뛰어나다. IT와 결합한 블루링크 시스템도 강점. 초반 가속의 이질감과 부분적으로 거슬리는 인테리어는 단점.
[쏘렌토R] 싼타페 그늘을 벗어나고픈 너 : 쏘렌토R 역시 싼타페 못지않은 성능과 디자인을 갖췄지만 늘 싼타페의 그늘에 가린 2인자로 평가된다. 싼타페와의 차이는 결국 디자인이다. 미리 공개한 신형 쏘렌토의 모습을 보면 디자인 경영을 외쳐온 기아차가 만든 SUV답게 산뜻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디자인 빼면 싼타페와 다를 게 없다는 인식을 깨줄 '한 방'이 아쉽다. 아무튼 7월에는 쏘렌토R와 싼타페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다.
[렉스턴W] 모두를 위한 SUV로 전향했다 :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며 1% 마케팅을 고수하던 렉스턴이 더 많은 고객을 노리는 대중 SUV로 다시 만들어졌다. 첨단 기술을 자랑하기보다 검증된 기술을 안정감 있게 구사하는 보수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여유 있는 조향감은 소비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중저속 구간에서의 안정감과 정숙성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고속주행 안정감은 과거 렉스턴에 비해 아쉬운 부분. 프레임 방식의 구조로 무거워 비교모델 중 연비도 가장 좋지 않다.
[캡티바] 안전성 검증받은 저평가주 : 안정감 있는 2.0 디젤 엔진의 느낌이 수준급이다. 단정한 디자인에 호감을 느끼는 유저들이 많다. 센터 콘솔은 DSLR 카메라도 넣을 만큼 넓고 여기 저기 수납공간이 많아 편하다. 볼펜 구르는 소리가 또렷하게 들릴 만큼 실내가 조용하다. 수동 변속모드에서 운전자가 조작해야만 변속이 일어나는 점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부분이다. 안전성에 관해서는 국내외 여러 인증기관을 통해 검증받아 신뢰할 수 있다. 가치에 비해 시장 평가가 박한 저평가주다.
◆이수진 카라이프 편집장
[싼타페]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재탄생 : 두말할 것 없는 따끈따끈한 신상. 현대의 플루이딕 스컬프처 디자인은 쏘나타에서 많은 저항에 직면했지만 싼타페에는 여전히 그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대신 많이 순화되고 정리된 느낌. 뒷모습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인테리어는 여전히 난해해 보이지만 감성 품질에서는 꼬집을 부분이 없어보인다. 엔진 라인업은 선택의 폭이 좁지만 성능과 연비의 밸런스가 좋다.
[쏘렌토R] 깔끔한 디자인ㆍ스탠다드한 성능 : 싼타페의 풀 모델 체인지에 맞춰 페이스리프트된 쏘렌토는 같은 집안 형제이면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특히 최근 현대 디자인에 반감을 가진 사람이라면 깔끔한 쏘렌토R에 더욱 매력을 느낄 것이다. 디자인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세심하게 다듬은 느낌. 주요 정보를 음성으로 알려주는 클로서트 정보 음성 알림이나 텔레매틱스 등의 신장비도 추가됐다.
[렉스턴W] 호불호 갈리는 역전의 용사 : 오프로더의 혈통에서 진화된 렉스턴은 국내 SUV의 고급화ㆍ대형화를 이끌어 온 주역. 하지만 세월은 흘렀고 회사 사정으로 여전히 예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거운 프레임 보디는 감성이 뛰어나지만 온로드 주행이 대부분인 오늘날 SUV시장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또 예전 디자인에 눈매를 고친 디자인 역시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캡티바] 유로피언 감성을 원한다면… : GM이지만 미국보다는 유럽에 맞춰 개발된 캡티바는 '탈(脫)국적' 느낌이 강한 모델이다. 덕분에 미국차에서 흔히 보이던 헐렁한 느낌 대신 유럽차 특유의 치밀한 감각과 안정적인 달리기 성능을 지녔다. 반면 유럽은 SUV 인기가 저조한 시장이다 보니 특유의 개성과 매력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둔탁한 느낌의 윈스톰에 비해 한층 말끔해진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 이승용 모터 매거진 편집장
[싼타페] 고급스러우면서도 실용적인 : 헥사고날 그릴의 디테일은 이젠 익숙해져 그리 밉상처럼 보이진 않는다. 전보다 체형이 커졌고 고급 중형 SUV로 불릴 만큼 편의장비도 늘었다. 외모 만큼이나 모던한 인테리어 디자인 속에 실용성이 잘 담겨 있다. 고급 소재를 사용해 손에 닿는 촉감이 부드러워 더 편안하게 느껴지는 공간과 외부의 소음을 영리하게 차단한 실내는 3세대 싼타페의 장점이다.
[쏘렌토R] 초기 가속성능에선 내가 甲 : 한 지붕 안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싼타페와 같은 파워트레인을 지녔지만 초기 가속성능은 더 나은 느낌이다. 편의장비나 신기술 도입 등은 싼타페에 비해 조금 밀리지만 분명한 취향을 지닌 고객들에겐 여전히 또 다른 선택의 기회를 준다. 좀더 업그레이드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7월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신규 플랫폼에서 생산되는 뉴 쏘렌토R가 조금 아쉬웠던 2%를 마저 채워주길 바란다.
[렉스턴W] 기본 덕목에 충실한 정통파 : 파워트레인과 드라이브 트레인의 변화는 없다. 3중 구조 강철 프레임 보디와 4WD 시스템으로 정통 SUV가 가져야 하는 기본 덕목에는 충실하다. 얼굴 성형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전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페이스리프트 수준에 그쳐 아쉬움은 남는다. 실내 소음차단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는 만족스럽지만 여전히 W(Work of Artㆍ걸작)고급화 전략엔 미흡한 면이 보인다.
[캡티바] 합리적인 연비와 파워 : 합리적인 가격과 경제성을 갖추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AWD 시스템을 빼내고 앞바퀴굴림방식을 채택했다. 연료효율과 파워의 밸런스를 적절히 합리적으로 운영할 줄 아는 스마트한 SUV다. 스타일과 경제성을 갈망하는 도시 고객의 욕구에 걸맞게 진화했지만 인테리어 구성에서 다소 시기적으로 뒤진 느낌이 들고, 실내공간은 길이에 비해 폭이 좁은 편이다.
[정리 =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