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한 아기의 볼을 꼬집어보고 싶었던 적이 있는가? 혹은 귀여운 강아지를 움켜쥐거나 심지어 깨물고 싶다는 충동이 든 적이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소위 귀여운 공격성(cute aggression)을 경험한 것이다.
지금까지 귀여운 공격성은 주로 행동 심리학자들의 연구 주제였다. 강렬하게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뇌가 심리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정반대의 과격하고 공격적인 표현을 하는 현상이라는 게 심리학자들의 설명이었다.
이번에는 신경과학자들이 나섰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리버사이드) 연구진은 전기생리학적 방법으로 귀여운 공격성을 분석했다. 18~40세의 남녀 54명에게 전극을 심은 모자를 씌워 귀여운 아기나 동물 사진을 보여주며 뇌의 활동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이 귀여운 공격성을 느낄 때 뇌에서 보상과 감정을 관장하는 시스템이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이 귀여운 공격성을 보이는 것은 대개 귀여움이 압도적으로 느껴질 때였다. 즉, ‘꽤 귀엽다’는 정도가 아니라, ‘귀여워 죽겠어!’라거나 ‘어떡해!’라는 탄성이 나올 정도로 귀여움을 느낄 때 공격성이 발현됐다.
스타브로풀로스 교수는 “한 가지 감정에 휩쓸리지 않도록 평형을 유지하려는 뇌의 활동”이라며 “귀여운 아기(후손)에 매료되기만 하는 게 아니라, 곧 이성을 찾아 꾸준하게 보살피도록 뇌가 진화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응용해 산후 우울증을 앓는 산모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뇌의 활동을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혀다.
이번 연구(“It’s so Cute I Could Crush It!”: Understanding Neural Mechanisms of Cute Aggression)는 ‘행동 신경과학(Frontiers in Behavioral Neuroscience)’ 저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