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죄송합니다. 깊이 있는 조언을 듣고 싶어 이 곳에 왔습니다.
저는 31살 여자고 남친은 27살 연하남이에요.
평소 어설픈 면이 좀 있지만 귀엽게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300일이 몇주 안남았을 무렵,
그날은 오랜만에 모텔에서 데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가까운 지방에 살고있어 한시간 조금 넘게 버스를 타고 잠실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발목이 삐어서 저를 마중나오지 못하겠으니 혼자서 예약해 놓은 모텔을 찾아오라고 했습니다. 지도를 검색해보니 잠실역에서는 40분정도 걸어가야되기 때문에 버스를 갈아타고 그곳까지 가야 했습니다. 왜이렇게 또 먼데를 잡았나 살짝 짜증이 났지만 남친이 아프다니까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처음 가보는 곳이라 네이버 지도를 보며 힘겹게 찾아갔습니다. 거의 도착했을 무렵 방 호수를 알려달라고 하니, 씻고있으니까 기다려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때 눈치 챘습니다. 뭔가 하고 있다는 것을,,, 그런데 왜인지 별로 기분이 좋진 않았습니다. 이미 눈치를 챘으니 김이 새기도 했고, 오늘이 무슨날인지, 갑자기 그런걸 왜하는지 당황스럽더군요, 그러고 근처 놀이터 벤치에 앉아 기다렸습니다. 숙박촌 주변 놀이터에 여자혼자 멀뚱멀뚱 앉아있으니 민망하기도 하고 날씨가 너무 추웠습니다. 기다리다 못해 전화를 걸어 빨리 호수를 알려달라고 재촉했어요. 상황파악을 한 남친이 그제서야 올라오라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그곳에 도착하세 되었습니다. 문을 열었는데 역시나, 촛불로 하트길을 그려놨더라구요, 침대에는 조화 장밋잎으로 하트가 그려져있고 남친은 케익을 들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차마 거기서 웃음이 안나고 전혀 기쁘지가 않더라구요, 그저 이 상황이 화가 나기만하고 남친에게는 미안했지만 난 그냥 불켰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노래를 다 듣지도 못하고 이벤트는 끝났습니다.
굉장히 실망한 눈치라 저도 마음이 좋진 않았지만 기쁜척 연기는 할 수 없었어요. 못하겠더라구요.
남친은 미안하다고 하고 저는 화를 냈습니다.
그러다가 대화를 통해 그날은 잘 풀었고, 같이 치웠습니다. 인조 장밋잎에서 실오라기가 많이 나와 쉽게 치워지지도 않더군요. 그 날은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상황도 짜증이 나고 남친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그냥 몇년후에 돌아보면 웃긴 그런 에피소드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잘풀려서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고 며칠 후인 오늘 남친은 다시 그때 얘기를 꺼내어 나에게 그때 실망했었다. 화가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람인가보다. 그래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만 했어도 서운한 감정이 남아있진 않았을거다. 라고요..
저는 그런 어설픈 이벤트 하나도 안고맙다고. 날 그렇게 고마움도 모르는 나쁜여자로 만드는 너가 더 나쁘다 화가난다. 라고 했습니다.
남친의 마음이 이해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같아도 당연히 속상하죠, 그렇지만 어설픈 나 자신을 탓하지 상대방에게 실망하고 그러진 않을 것 같은데 이것은 순전히 이기적인 제 생각일까요?
그리고 저같았으면 처음하는 이벤트를 그렇게 급하게 아침에 재료를 사지도 않았을 거고, 평소보다 시간적 여유를 더 두고 좀더 성의있게 했을 것 같은데.
노력에 비해 상대방에게 너무 기대가 큰게 아닌가, 본인 뿌듯하고자 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드네요. 그렇게 생각하니 좀 더 열받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욕하시면 저의 뇌를 뜯어고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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