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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492 출처
이 글은 6년 전 (2019/12/19)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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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정지한 세계를 사랑하려고 했다 | 인스티즈


최문자, 발의 고향

 

 

 

내가 나라는 때가 있었죠

이렇게 무거운 발도

그때는 맨발이었죠

오그린 발톱이 없었죠

그때는

이파리 다 따 버리고

맨발로 걸었죠

그때는

죽은 돌을 보고 짖어 대는

헐벗은 개 한 마리가 아니었죠

누구 대신 불쑥 죽어 보면서

정말 살아 있었죠

그때는

그때는

세우는 곳에 서지 않고

맨발로

내가 나를 세웠죠

그때는

내 이야기가 자라서

정말 내가 되었죠

불온했던 꽃 한철

그때는

맨발에도 별이 떴죠

그 별을 무쇠처럼 사랑했죠

날이 갈수록

내가 나를 들 수 없는

무거운 발

가슴에서 떨어져 나간 별똥별이죠

발도 고향에 가고 싶죠







 나는 정지한 세계를 사랑하려고 했다 | 인스티즈


박후기, 냄새 타령

 

 

 

냄새는 왜

세상 가장 낮은 곳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가

 

십년 전 겨울

골목 깊은 곳

냄새나는 반지하방

두 번 다시 청국장 끓이지 마라

소리 지르던 가난한 식탁

반찬 투정 끝에 끌려 나가며

울고불고 문고리에 매달리던

일곱 살 어린 나처럼

옷걸이에 매달리거나

방구석에 몸을 숨긴

냄새는 쉬 밖으로

나가질 않았다

 

출근길 전철 안

가방 속까지 냄새가

따라온 걸 알고

책을 꺼내 읽지 않았다

반지하 구린 냄새를 피해

아파트로 이사 갔다

 

나는 이제

밖에서 온갖 냄새를

몸에 묻힌 채

집으로 돌아온다







 나는 정지한 세계를 사랑하려고 했다 | 인스티즈


이진엽, 투명한 벽

 

 

 

점심 먹으러 가다가 현관 모서리에서

머리를 수차례 유리창에 부딪치고 있는

비둘기 한 마리를 보았다

먹이를 찾으려 했을까

중앙 출입구 안쪽까지 몰래 들어왔다가

인기척에 화들짝 놀라 탈출하려고 버둥댔다

바로 저기

아늑한 둥지가 느티나무 위에 있지만

빤히 보고서도 그는 그곳에 가지 못했다

세계와 나 사이

투명한 벽이 있음을 그는 미처 몰랐으므로

눈부신 어둠 속을 헤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우리는

지난 세월 동안 무엇을 향해 돌진하며

가슴을 부딪치면서 살아왔던가

사랑과 구원

혹은 별빛이 늘 저쪽에 있었지만

투명하게 눈을 찌르는 이상한 벽을 몰랐으므로

우리는 언제나 그곳에 갈 수 없었다

거대한 유리창

세상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 담장으로

눈을 멀게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으므로

우리는 그냥 보인다고만 소리치다가

충돌의 몸짓만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오늘, 급식소로 가다가 우연히 마주친

비둘기 한 마리

존재의 집을 찾으려는 그 절박한 날개짓으로

내 어두운 두 눈을 맑게 비벼 주었다







 나는 정지한 세계를 사랑하려고 했다 | 인스티즈


이재무, 갈대들

 

 

 

강변에 줄지어 서 있는 갈대들

불어오는 바람

세차게 몸 흔들어대도 갈 데가 없다

갈대라고 해서 왜 가고 싶은 곳이 없겠는가

깊숙이 내린 뿌리 악착같이 움켜쥔

진흙 터전 차마 떠날 수 없어

흐르는 강물에 제 그림자 드리우고

달빛 사무쳐도 별빛 영롱해도

제 몸 안에 고인 갈빛 울음

밤새 퍼 올려 허공에 뿌리고 있다







 나는 정지한 세계를 사랑하려고 했다 | 인스티즈


이장욱, 얼음처럼

 

 

 

나는 정지한 세계를 사랑하려고 했다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 세계를

나는 자꾸 물과 멀어졌으며

매우 다른 침묵을 갖게 되었다

 

나의 내부에서

나의 끝까지를 다 볼 수 있을 때까지

나의 저 너머에서

조금씩 투명해지는 것들을

 

그것은 꽉 쥔 주먹이라든가

텅 빈 손바닥 같은 것일까

길고 뾰족한 고드름처럼 지상을 겨누거나

폭설처럼 모든 걸 덮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가위 바위 보는 아니다

굳은 표정도 아니다

 

내부에 뜻밖의 계절을 만드는 나무 같은 것

오늘밤은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하다

는 생각 같은 것

알 수 없이 변하는 물의 표면을 닮은

 

조금씩 녹아가면서 누군가

아아

겨울이구나

희미해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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