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한도전> 멤버들을 주축으로 한 <슈퍼7콘서트>가 전면 취소됐다. ⓒ 리쌍컴퍼니
<무한도전>, '슈퍼7 콘서트' 무산이 가져온 흔들림
MBC <무한도전>(이하 무도)의 멤버 7인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슈퍼7 콘서트'가 무산됐다. 이어서 <런닝맨>의 개리와 <무도>의 멤버인 길이 예능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며 큰 파장을 부른 이 '사건'은 무도가 가진 사회적 영향력을 새삼 확인케 하는 일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멤버들이 콘서트를 기획하면서 무도와는 전혀 별개의 행사라고 밝혔지만 그 이미지는 그대로 차용되는 점이다. 둘째는 처음 발표된 콘서트의 가격이 고가라며 네티즌들이 항의하자 바로 가격을 인하한 점이며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무도> 멤버들이 방송 초반기에 스스로 내세웠던 '대한민국 평균이하의 남자들'이라는 슬로건이 '슈퍼7'으로 자진 격상된 데 대해 팬들이 느낀 위화감 등이다.
▲ 무한도전 무한도전 로고 ⓒ MBC
첫번째 논란 : 이미지 차용, 무엇이 문제인가?
멤버들 스스로도 밝혔지만 <무한도전>의 김태호PD도 트윗 등을 통해 이번 콘서트가 <무도>와 관련없는 행사라는 것을 이미 알렸다. 이것이 바로 팬들의 정서가 멤버들과 엇갈리는 점이다. 팬들은 각각의 멤버들이 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7명이 함께 하는 행사라면 김태호PD를 포함한 제작진들과 함께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포스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누가 보아도 <무도>의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무도>의 로고만 없을 뿐이지, 7명의 멤버 모습은 <무도>의 포스터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게다가 이번 콘서트가 '기나긴 파업에도 <무도>를 기다려준 팬들에 대한 보답의 뜻'이라는 것은 충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두번째 논란 : 콘서트의 가격이 팬들의 항의로 곧바로 인하되다
?어찌보면 피드백이 좋다고 느낄 수도 있는 이 행동은 팬들에겐 역풍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어떤 공연이든지 이런 식의 가격인하는 보기드문 일이다. 애초에 합리적으로 책정된 가격이라면 일부 팬들의 항의가 있다 하더라도 좋은 공연으로 보답하면 되는 것이다. 무한도전 식의 '팬들에 대한 최대한의 배려'가 오히려 자신들의 발등을 찍은 결과다.
▲ MBC <무한도전> 아이돌 특집이 '콘서트'의 형식을 빌어 대중 앞에 선보였다. ⓒ 리쌍컴퍼니
세번째 논란 : '평균 이하'가 '슈퍼'가 되다
이것은 무도가 오랜 세월 팬들과 함께 공유했던 특유의 정서가 한몫하고 있다. 다른 예능프로그램과는 달리 무도는 멤버들과 팬들이 추억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해 왔다. 그들이 스스로 대한민국 '평균이하'라 칭하며 온갖 힘든 일들을 겪을 때 팬들도 함께 울고웃으며 응원했다.
그러던 그들이 자진해서 '슈퍼7'이라는 칭호로 콘서트를 연다고 하는 것에 대해 일부 팬들이 느낀 위화감은 상상이상이었다. 일파만파로 논란에 불이 붙은 가운데 가격논란은 여기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되었다.
문제는 소통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아쉬워지는 대목은 바로 서로 '소통'하려는 의지다. 멤버들이 콘서트의 가격을 인하했을 때 일부 팬들은 무조건적 항의를 퍼부었다. 그렇게 결정하기까지의 멤버들의 고충을 이해하려는 팬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일부 팬들은 멤버들이 몇만 원을 거저먹으려 했다는 막말까지 서슴치 않았다.
그러다 콘서트가 취소된다는 소식과 함께 길과 개리의 예능 자진하차 소식이 들리자 이번에는 이전과는 정반대의 의견들이 게시판을 뒤덮기 시작했다. 가격 인하나 이미지 차용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조차 무시되고 일련의 일처리에 대한 무조건적 옹호와 가격논란에 대한 비판만이 대세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팬들의 노력은 무시되었다.
멤버들조차 이번 행사의 진행과정에서 미숙함으로 팬들과의 소통부재를 겪었다. 갑작스런 가격인하와 같은 아마추어적 대응은 팬들의 항의를 불렀다. 길은 무도하차소식을 전하며 그제서야 콘서트의 수익금이 기부될 것임을 밝혔다. 유료공연에 대한 팬들의 호불호를 떠나 그런 소식은 콘서트가 홍보될 시점에서나 나와야 할 이야기다.
지금도 여전히 인터넷의 게시판에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무도의 사회적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케 하는 것임과 동시에, 한 사안에 대해 얼마나 다른 생각이 나올 수 있는가, 그리고 상대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점들을 가르치고 있다. 소통하려는 노력은 늘 유효하다.
▲ MBC <무한도전> 멤버들을 주축으로 한 <슈퍼7콘서트>가 전면 취소됐다. ⓒ 리쌍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