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4살 여대생입니다.
저는 정말 짝사랑을 넘어선 상사병에 걸릴 만큼 사랑하는 남자가 있어요.
이 남자는 고3때 독서실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고, 잘생긴 외모에 저는 첫눈에 반했습니다.
같은 나이에 알고 지내다 보니, 속이 깊고, 유머러스함과 자상함에 더더 반했습니다.
고3때 항상 새벽1시에 독서실에서 나오면, 차량으로 독서실 사장님이 태워다 주시는데,
항상 제가 내리는 곳에서 함께 내리고 집 앞까지 데려다 주고, 자기는 영어듣기를 하며 약 30분 가량 걸어서 집으로 갔어요.
그런 모습에 저는 더 마음이 커져갔습니다.
저는 그 아이에 비해 공부를 잘 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그 아이가 수능을 평소 실력보다 못 보는 바람에 대학을 떨어졌고,
1년 재수했고, 둘다 서울에 있는 대학을 다니게 되었어요.
재수하면서 제가 굉장히 많이 챙겨줬고, 이 친구 또한 저에게 많이 의지하는 듯 싶었습니다.
그아이가 신입생때 저는 대2 였죠. 비록 같은 학교는 아니었지만, 서로 자주 만났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마음을 넘어서 사랑하는 마음을 이 아이는 아는지 모르는지 항상 답답했고, 불안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가 군대를 갔고, 저는 여자친구도 아닌데 일기형식으로 매일매일 편지를 썼고,
그것도 부족한 느낌이 들어, 편지를 매일쓰고, 일기형식으로 제가 있었던 일을 노트에 적어 한달 간격으로 보내곤 했습니다.
그리고 전역하고, 더 늠름해진 모습을 보며 제 마음이 더 커져갔죠.
그런데 그 아이는 항상 인기가 많았습니다. 이성 뿐만 아니라 동기들 사이에서도, 그리고 선배와 후배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잘생긴 외모와, 패션 센스도 뒤쳐지지 않았거든요. 그런 아이를 볼 때 마다 항상 불안했어요.
이윽고, 서로 함께 영화도 보고, 제가 술에 취할 때면 가장 먼저 달려와서 택시를 함께 타고,
집 현관 앞까지 데려다준 아이였어요.
그런데, 그 아이가 유독 저에게 그런 호의를 베풀고, 다른 여자들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제가 끝내 용기를 내어 고백을 했습니다.
반신반의 했지만, 그 아이는 아직 사이가 좀 이르다고 말을 했어요.
6년 동안 제가 그렇게 좋아했는데, 이르다니요..
많은 분들이 생각 하실 지 몰라요, 제가 못생겼다거나, 그래서 6년동안 어떤 남자의 대시도 안받아보고
꾸준히 그 아이만 좋아했다고 생각하시는데.. 아닙니다 ㅠㅠ
제 입으로 말씀 드리긴 그렇지만, 새내기 땐 OT에서 가장 주목 받았고,
항상 술취해서 전화오는 선배나 후배 전화 놀라 받아보면 저 때문에 힘들다며, 좋아한다는 전화도 많이 받고
시험기간 레포트 폭발적일 땐 독서실에 음료수와 간단한 과자나 샌드위치와 함께 포스트잇으로 익명으로 받아본 뇨자입니다 ㅠㅠ..
제 친구들은 다 압니다. 제가 그 아이를 좋아하는지
제 친구들도 둘이 사귀면 진짜 잘 어울리겠다고 하지만 저아이 마음이 아니래요.
그래서 계속 기다리다 못해 정말 울고불고 고백했습니다.
지난 날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더라고요.
그랬더니 그 아이도 한숨을 계속 내쉬고, 저는 영문을 몰랐습니다.
대체 내가 왜 여자로 안느껴지는데, 싫은지, 관심조차없는지, 행여나 애인이있는건지, 좋아하는 사람이있는건지,
거의 울부짖는 수준으로 말을 했어요.
그러자 조용히 한 고기집에 데려가 술을 아무말 없이 마시더니 말을 하더라고요.
게이래요.
제가 6년 동안 짝사랑 했던 남자가 게이래요.
대학로를 걸으면 사람들이 한 번쯤은 계속 쳐다보는 그런 애가요.
깜짝 놀랐지만 그래도 의연치 않고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런데 왜 유독 나한테만 잘해줬냐고,
어렸을적 여동생이 있었는데, 많이 닮았더랍니다.
근데 여동생이 난치병에 걸렸는데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끝내 먼저 좋은 곳으로 보냈답니다.
주위에서 우리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해요. 그래서 어울린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요.
그 아이가 힘겹게 말하는 말을 듣고 저는 인정을 하기 싫었지만,
인정을 하지 않으면 그 아이가 더욱 더 힘들어 할 거같아서요.
그 아이가 쭉 이대로 친한친구, 가족처럼 지내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어쩌나요 저는 이미 그 아이를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친구사이를 넘어서요.
확 그냥 마음을 정리하고 잠수를 타버릴까, 이를 어쩔까 생각을 해봤는데,
너무나 좋은 사람이라서 너무 힘이드네요.
그 아이도 제가 힘들어 할 것을 알고 자꾸 만나자고 영화보자고 하는데,
그런 말들이 오히려 저를 힘들게하고.. 하지만 또 연락이없으면 서운해하고..
정말 연인의 감정입니다.
유일하게 저에게만 커밍아웃을 했고, 더 자연스러워진 그 아이의 모습을 보며
저는 점점더 속이 상해갑니다.
다른 사람은 성에도 안찼는데, 정말 6년동안 쭉 짝사랑만 해왔던 사람이 게이라니요.
그것도 풋풋하고 순정만화에 나올듯하게 그려졌던 제 마음이 .. 참 힘드네요.
어디 털어 놓을 곳이 없어서 털어놓습니다.
차라리 좋은 것이겠지요? 연인이되어 틀어지면 이 좋은 사람을 못볼수도 있고,
그 아이에게 있어서 가족처럼 지켜주고 싶은 친구.. 여동생을 많이 닮은 저 ..
오히려 애인보다 더 좋은 말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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