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머물면 꽃이 된다 했던가
마음에 피운 사랑에 봄이 간 줄 모르겠네
그대 앞에서 사랑을 말하려다
그저 꽃이 참 예쁘다
그대 뒤에서 몇송이 꺾어다가
아마 내가 가져가야겠지
꽃이 지면 별이 된다 했던가
허공에 던진 꽃에
밤하늘 어두운 줄 모르겠네
/향돌, 못한 고백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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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를 사랑하지
사랑하기 위해 내가 태어난 것처럼
너는 웃었고 나는 알았다
먼 시간을 걸어 결국
또 한번 너를 사랑하는구나
죽어도 좋겠다 생각했다
/향돌, 사랑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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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은 네가 너무 보고싶어서
목구멍이 막 아프고
몰래 얼굴만 보고올까,
집 앞에서 숨어 있다가
너 들어가는 뒷 모습만 보고올까,
혼자서 막 작전도 짰는데.
/이미나, 풍선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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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진다는 것은 무서운 것이다.
하나의 잉크가 물가에 번졌는데,
물이 전체로 물들었고
하나의 빛이 번져
따스함을 일으켜 봄이 되었다.
이내 네가 내 안 가득 번지고
나는 막을 겨를이 없다.
/백가희, 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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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중인 골목길,
접근 금지 팻말이 놓여있다.
시멘트 포장을 하고 빙 둘러 줄을 쳐 놓았다.
굳어지기 직전, 누군가 그 선을 넘어와
한발을 찍고 지나갔다.
너였다.
/문숙, 첫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