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ocialist.kr/join-the-rally-of-the-unemployment-day/ 돌이켜보면 필자의 또래들은 어린 시절부터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말을 티비를 통해 접해왔다. ‘88만 원 세대’라는 말을 들으며 중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N포 세대’라는 말을 들으며 20대의 시간을 보내왔다. 그리고 지금, 체감실업률로 따졌을 때 청년 5명 중 1명이 실업자이고, 2021년 기준 6개월 이상 구직하지 못한 장기 실업자 13만여 명 중 절반 이상이 2,30대 청년들인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실업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말을 들으며 자라온 이들이 실업 문제의 당사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말하자면 일자리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십여 년 째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런 문제가 단순히 ‘개인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을 하다가 필자는 일자리 문제를 야기하는 근본 원인과 마주치게 되었다. 바로 자본주의였다. 자본주의에서는 모든 것이 자본가들의 이윤을 위해 만들어진다. 일반 노동자들은 자본가에게 노동력을 팔아 일을 해야지만 먹고 살 수 있다. 자본가들이 벌어들이는 이윤은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에서 비롯된다. 더 큰 이윤을 벌 수 있다면 기왕지사 자본가들은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이 부려먹으려 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줄이고 더 쉽게 잘라낼 수 있는 열악한 일자리를 늘린다. 더욱이 자본가들은 경쟁에서 살아남으려 기술 혁신, 설비 도입에 열을 올린다. 이 과정에서 생산수단에 들어가는 자본인 불변자본의 비중이 늘고, 반면 노동력 구매에 들어가는 가변자본의 비중이 줄어든다. 노동력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일자리가 줄어들고, 열악한 일자리만 만연해지는 근본 원인이 자본주의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내가 못나서’ 일자리 문제의 당사자가 된 것이 아니고, 이 사회가, 체제가 문제라는 생각이 움트게 되었다. 바뀌어야 할 것은 나 자신의 ‘마음가짐’이 아닌 바로 이 체제였던 것이다. 우울한 자책감을 내려놓고, 분노를 손에 쥐게 된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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