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의 '화요 초대석'에는 김수미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김수미는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지만, 시어머니의 사랑을 많이 받고 지냈다고 밝혔다. 그는 "결혼하고 처음에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남편은 유복자고, 외아들이었다"며 "결혼하기 전에 시어머니가 아들이 철이 없다고 사인은 주셨다. 근데 겸손하게 하시는 말씀인 줄 알았는데 남편이 신혼 초부터 철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김수미는 "시어머니가 '아들이 유복자고 너무 귀한 자식이라 죽지만 말고 살아만 달라는 심정으로 너무 원하는 대로 오냐오냐해서 옳고 그름도 판단이 안 된다. 수미야 고맙다'고 하시곤 했다"며 "남편과 다툼이 있으면 방송국 갔다 오면서 '관둘래. 안 살 거야'하고 마음먹고 집에 들어오면 시어머니가 방에 꽃꽂이를 해놓고 '수미야 힘들었지. 미안하다. 이 꽃을 보고 잠시 화를 다스려줘'라는 카드를 남겨놓곤 하셔서 다시 마음이 녹았다. 남편의 허물, 응어리를 시어머니가 다 풀어주셨다"고 전했다.
김수미는 50여 년의 결혼 생활에 대해 "너무 다 좋고 행복해서 산 것만은 절대 아니다. 한 사람과 50년을 부대끼고 산다는 건 한쪽이 일방적으로 포기하거나 죽었다고 생각하고 살든가 아니면 그럭저럭 맞췄던 거다. 지금도 너무 좋아서 떨어질 수 없어 사는 부부도 많이 있긴 하다. 하지만 난 초반에는 시어머니 때문에 참고 살았다"고 밝혔다.
이어 "내 치부를 드러내는 이야기지만 우리 시어머니가 견디다 견디다 내가 둘째 낳기 전에 '수미야 싹수 노랗다. 이혼해라. 네가 연예계 생활 안 해도 구걸하지 않고 살도록 해주겠다'면서 신사동 건물을 내 앞으로 해줬다. 그러면서 '더 젊었을 때 좋은 사람 만나서 살아라. 미안하다'고 하셨다"며 "근데 내가 '어머니, 50~60대가 되어서도 그러겠냐. 기다려보겠다. 나는 어머니 두고 못 나간다. 어머니랑 살겠다'고 했다"며 모녀 사이만큼 각별한 고부 사이를 자랑했다.
또 김수미는 남편에 대해 "50대가 되니까 철이 들었다. 너무 늦게 들었다"면서도 "그렇게 한이 맺히고 미우면 지금 구박해야 되는데 얼마 전에 남편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 너무 측은했다. 오히려 펄펄 날 때가 좋았다. 지금은 밥 몇 숟갈이라도 넘기면 좋다. 미움이 다 녹았다. 명절 때도 갈비를 먹길래 이렇게 기쁠 수가 없더라. 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오래 살다 보면 이렇게도 되는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가 아들이 있으니까 '나도 이다음에 며느리 보면 정말 우리 시어머니가 해준 사랑처럼 해줄 거다'라고 다짐했다"며 "내가 며느리를 봤는데 무슨 일이 있을 때는 여자 대 여자로 진심으로 그 아이의 인생을 생각한다"고 며느리인 서효림을 언급했다.
김수미는 "우리 시어머니가 나를 며느리로 봤으면 '내 아들하고 살지 말고 나가라'고 했겠냐. 친정엄마도 그렇게 못한다. 나를 사람 대 사람으로 봐주신 거였다. 그래서 나도 우리 며느리를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한다"며 "우리 며느리가 결혼하고 2년 정도 됐을 때 아들이 사기 사건에 연루됐다고 매스컴에 나왔는데 무혐의로 판정이 났다. 그때 며느리가 마음이 상할까 봐 내가 며느리 앞으로 내 집을 증여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에 마음이 돌아서서 이혼하게 되면 법적인 위자료 5천만 원밖에 못 받는다. 그래서 '넌 이 돈으로 아기하고 잘 살아라. 아무 때고 정말 살기 싫으면 살지 마라'라고 인간 대 인간으로 얘기했다"며 "물론 만약의 이야기다. 지금은 너무 행복하게 잘 산다. 내가 시어머니한테 받은 대로 며느리한테 하더라. 시어머니한테 사랑을 받아서 참을 수 있었고, 나도 며느리한테 그 사랑을 주고 있다"며 내리사랑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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