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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트니스피어스ll조회 5612l 8
이 글은 1년 전 (2023/3/03) 게시물이에요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뚝 떨어지는 주연이 처연한 눈으로 그런 재현을 올려다봤다. 필요할 때 저 이용하세요. 돈 뜯어가도 되고 샌드백으로 써도 돼요. 주말에 이 동네 드림카센타 오면 저 있어요. 마지막으로 진정성 가득 담아 덧붙였다.

 

죽이러 와도 돼요

 

어머니의 방패이고 싶었던 자와 창이고 싶었던 자. 비로소 온전하게 한 명의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본다. 무엇에도 종속되지 않으려는 실낱같은 경계선 위였다.

-보더라인 블루 락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그때 당신은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네가 본 내 모습이 이랬다면 나라도 제정신 못 차렸겠어. 같이 살고 싶어서 발악을 했겠어. 빌기도 전에 용서했겠어. 사랑을 했겠어. 주연은 한참이나 그 앞에 엎어져 재현과의 영원한 동반을 꿈꿨다.

-A man from the earth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재현이 곧 살아있는 천체 망원경이다. 그 안에 삶이 있었다. 완벽히 재현의 입맛에 맞게 조작된 주연의 삶을 보면서 그의 헌신을 피부로 느꼈다. 우주를 관통하는 사랑을 했구나. 모든 인류가 꿈꾸던 로망을 재현이 먼저 이루어냈다. 최고의 업적이다. 만물의 법칙을 이기고 온 사랑.
-tele from coralcon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그러니까 노력해봐. 나 좋아할 수 있게.”

 

하나. 남자는 애정을 갈구한다. 둘, 남자는 몸을 갈구한다. 셋, 샘은 게이다. 찬희는 이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을 예감했다. 준의 목이 따였던 그날처럼. 그래, 뭘 바라든 알 바가 아니었다. 사랑 놀음에 어울리든 스파이 짓을 하든 자신은 살아남기만 하면 됐다.

 

“그러면 난 너에게 자유가 뭐야.”

“....”

“홍콩을 주지.”

“....”

“물론 여러 가지 의미로.”

-향항제일부호척애명령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고개를 저으며 가지 말아라 부탁하는 얼굴에도 언뜻 사랑이 보였으나 이미 맛본 것에 비하면 좀 싱겁다고 생각했다. 사실 재현은 헌신이나 배려 따위엔 취향을 둔 적이 없다. 난 역시, 죽도록 미워해도 상관없는 사람이랑 노는 게 좋아. 이주연만 좋아.

 
“형 속으로 노래 하나 부르고 있어요.”

 

그 말 자체가 음률이다. 주연이 속삭이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자연스럽게 눈물이 고인다. 무서운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을 털어놓았다. “주연아, 사랑해. 알지. 내가 너 진짜 많이 사랑해. 알고 있어야 돼, 진짜.” 곧 목덜미에 진하게 입술이 닿는가 싶더니 발 디딜 곳 하나 없는 곳으로 전진.

 

 두 사람의 자취는 다시 쏟아지기 시작한 의주의 비가 다 지워버렸다. 증발은 언제나 그들의 최고 특기였다.

-Inversion Connection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같이 죽어.....”
“여기에 나 혼자 버리지 말고...”

 

울고 있는 창민의 말에 재현은 아무 말도 못 꺼냈다. 지창민은 더듬거리며 이재현의 물린 어깨만 더듬고. 그 순간에 재현은 모든 걸 포기했다. 살아남는 것, 지창민을 살리는 것, 지창민에게 혼자 살아남으라고 등 떠미는 것, 물린 어깨를 더듬는 지창민에게 사죄하는 것, 함께 약속했던 것들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아 슬퍼졌다고 말하는 것. 모든 걸 포기했다.

-그저 멸망 뿐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사건경위서

 

수술실 외과3팀 김영훈

 

죄송합니다.

 

상기본인은 이제 정신병과 사랑을 구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외과의사 김영훈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들쩍지근한 아이스크림 맛의 두꺼운 입술이 찬희의 비교적 얇은 입술 위로 부벼진다. 섞인 침이 들어오면 선우는 헛개차 맛이 난다고, 찬희는 스크류바 맛이 난다고, 잠시 그렇게 생각하다가... 헛개와 스크류바의 조합이 굉장히 별로라는 사실 역시도 깨닫는다. 혀가 리본모양으로 묶여 한참을 배회하다 떨어진다. 가쁜 심호흡 사이로 찬희가 먼저 묻는다.

 

“...뭐하는 거야.”

 

선우가 대답한다.

 

"미안해. 좋아해서 미안해."

 

그리고 김선우는 벌떡 일어서서 등을 내보이고 달린다. 바람이 부는 편의점 앞 자취촌 사거리에서, 얼떨떨한 최찬희는 생각한다. 누구의 짝사랑이 더 바닥을 기고 있었는지.

-퍼킹 짝사랑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좋아해. 근데 아직 말로는 못 하겠어서.

“재현아, 너 좋은 애야.”

그렇게 말을 대신 했다.
그러면 이재현은 다 안다는 듯이,

“어 나도 사랑해 영훈아.”

그런 대답을 해주는 것이었다.
-익숙한 로코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뒷모습은 꾸며낼 수가 없다. 앞모습은 자기가 어떤 모양인지 직접 확인해 얼마든지 거짓을 탈바꿈 할 수 있지만 뒤는 그게 안 된다. 유일하게 당사자만이 보지 못하는 가장 적나라한 부분. 주연은 그런 걸 전에도 이미 본적이 있어 슬프게도 바로 알아봤다. 영영 떠나가는 이의 뒷모습. 남겨두고 떠난 응어리들이 다 썩어문드러질 즘에도 다시 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를 애매하고 차가운 모양. 그래서 뛰었다. 남자가 움직인 방향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총을 들고 가장 멀리까지 내다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는다. 뒤가 어떤지 모르는 남자의 발걸음이 느렸다. 너무 손쉬운 사냥감. 공이만 당기면 모든 걸 지금 이 순간에 박제시켜 멈춰놓을 수 있는 걸까.

-산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너랑 있는 게 불행해. 네 옆에 있으면 그냥 죽고 싶어. 문장의 끝에는 전부 ‘너랑 맘 편히 사랑하지 못해서’라는 끝말이 생략되어 있었다.
-나프틸덴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저 아래 옥탑에는 사랑에 잡아먹혀 지구를 떠나지 못 하는 노아가 있다.
-외계인 노아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이재현의 머릿속이 김영훈의 말을 꾸역꾸역 소화하려 빠릿하게 진동할 때, 김영훈은 실실대며 손으로 뭘 한참 꼼지락댄다. 넌지시 바라보니 참이슬 병뚜껑에 달린 철사를 부비고 있다.

기어코 반지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너”

김영훈이 눈을 접고 웃는다. 이재현의 손을 빼앗아 쥐고는

“ 나 좀 예뻐해주라.”
-아홉시뉴스 이재현입니다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엄마, 사랑하는 사람이랑 같이 죽는 건 이상한 걸까. 같이 죽어주는 그 애는 세상 그 어디에도 없을 천사인 걸까. 엄마, 한 번만 대답해줘.

 

피어나는 불꽃보다 더 빛났던 이재현의 눈물.
걔 눈동자 안에서 넘실거리던 파도.
너 같이 작은 애를 몰아세우는 세상에서 같이 사라지는 게 나에게는 최선을 다한 고백이야.

-행복아파트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이내 뱃고동이 울렸다. 뱃머리가 조금씩 선착장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영훈이 저도 모르게 몸을 기울였다. 난간을 붙든 손에 힘이 실렸다.

 

재현아!

 

폐가 저릿할 만큼 크게 외쳤다.

 

생일 축하해!

 

밀려든 파도가 선착장에 부딪혔다. 물거품이 되어 산산이 흩어졌다. 순간 재현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선착장 끝까지 달려 나와 영훈에게 소리쳤다. 바람 소리 때문에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뭐라고! 다시 말해줘! 영훈의 머리칼이 재현을 향해 휘날렸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재차 외치려던 재현이 팔을 내렸다. 아니라며 웃더니 그냥 손을 높이 들었다. 영훈이 볼 수 있게, 아주 크게 흔들었다.

 

내가 갈게.

 

교토에서 기다려줘.

-중력의 밤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동아리 회식이 있었던 지난주 금요일, 풀어진 신발 끈을 한번 묶어준 뒤로 재현은 일부러 신발 끈을 느슨하게 묶고 다녔다. 주연도 그 사실을 어렴풋이 눈치 챘다. 어째선지 제 앞에서만 자주 풀어지는 신발 끈 때문에 모를 수가 없었다.

-비비드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이재현에게 도둑맞은 지창민의 짝사랑. 다시 가지러 왔다. 가져가면 다시 찾을 수가 없잖아. 돌려받아야 꼭꼭 지창민의 방 어딘가에 숨겨놓지. 그래야 잊어버리지.

 

창민이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

 

거짓말했어요. 아직 형 좋아해요. 근데 이제 아니에요. 이번엔 진짜. 오늘이 마지막이에요.

-순정소년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넌 그게 문제야. 맨날 화낸다고 입 꾹 닫고 있고 그럼 내가 어떻게 알아? 입장 바꿔서 생각해봐. 내가 너한테 아무 말도 안 하고 뚱하게 있으면 어떨 거 같은지. 가뜩이나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는데 내가 너 만나면서까지 이렇게 스트레스...”

“형. 우리 같이 살까.”

 

쏴붙이는 재현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주연이 대뜸 물었다. 난데없는 동거 제안에 재현은 얼빠진 얼굴을 했다. 주연이 조심스럽게 재현의 양손에 깍지를 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같이 살자. 내가 형을 너무 사랑하는데 자주 못 보니까. 그래서 너무 힘들어,”

-우린 평범한 사랑을 하겠지만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이재현은 생각한다. 우리는 실패했다. 김영훈을 처음 본 순간, 알았는지도 모른다. 정상적인 형제가 될 수 없음을. 실패했음에도 사랑하므로. 그걸로 됐다.

-우리의 실패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일어나요. 왜. 집에 가야죠. 여기서 자면 안 되고? 여기서 자면 일어나서 더 많이 죽고 싶겠죠.

일리 있는 말이었다. 그래서 순순히 일어나 택시 태워 보내는 지창민을 멍하니 쳐다만 봤다.

 

택시가 출발하기 전에 열린 창문 밖으로 고개를 빼고 물었다. 야. 나 내일 일어났는데 안 죽고 싶으면? 그 말에 걘 눈을 굴리다 답했다. 집으로 와요.

 

그리고 이재현은 지금 지창민 집으로 정말 달리는 중

-오늘의 연애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아무튼 우리는 서로를 너무 사랑해서 문제야.

 

이만큼 슬픈 상황에서도 달은 몽롱하게 빛났고 도시에서 듣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풀벌레 소리가 가끔 울렸다. 속절없이 안겨오는 영훈의 몸이 오늘따라 달았다. 이제 재현이 영훈에게 속삭여줄 차례였다.

 

나만 너를 기억해도 될 정도로 내가 너를 그만큼 사랑하니까. APMZ는 아직 더 우리 곁을 맴돌아도 괜찮다고.

 

가장 느릿하게, 그리고 가장 짙게.

-APMZ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영훈에겐 마음이 잘 안 숨겨졌다. 당연했다. 좋아하니까. 그래서 더 냉정하게 굴었다. 마음이 너무 커서 그랬다.

-안전지대사랑법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소년기.

 

재현은 그때 이미 전 인생에 대한 설계를 마쳐놓았다. 수능을 보고 대학을 서울로 가자. 거기에 방을 구해서 또 둘이서만 살자. 여름방학이 되면 전국지도 들고 국도 따라서 스쿠터를 타고 여행을 하자. 내가 너 가고 싶은 데에 다 데려다 줄게. 그런 다음 군대도 다녀오고 졸업도 하고, 회사도 다니고. 밤에는 늘 지금처럼 널 보듬어 안고 잠들어야지. 아저씨가 되어서도 매일매일 보살펴 줄게. 절대 하루도, 한시도 네 생각을 안 하지 않을게. 할아버지가 되어도 업어달라면 매일 업어줄게. 역사와는 무관하게 너만 알고 살다가 네가 죽으랄 때 죽을게. 나 이런 거 다 할 수 있어.

 

정말이야. 다 할 수 있어.

 

그때 재현은 사랑한다는 말 빼고 사랑한다는 말을 다 했다.

-청류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일부러 좀 멀리 차를 세워서 조금 오래 걸었다. 추억 같은 건 말하면 닳아 잊힐까 봐 말하지 않았다. 그냥 요즘은 어떤지 괜찮은지 대화를 나누다 집 앞에 닿았다. 이재현이 지창민의 목도리를 다시 고쳐 돌려주며 말한다. 우리가 젤 사랑했다 알지 그거는 기억해. 고개를 끄덕였다.

 

야 창민아

나 맨날 너만 보고 너만 생각했어 진짜 너 좋아서 억울했던 적은 있어도 불행했던 적은 없어

걍 진짜 정말 사랑을 했다.

그래요

사랑했다고오

나도오

 

쩌렁 쩌렁 외친다. 우리만큼 사랑한 사람들 없어 진짜로! 진짜 정말 사랑했어 심장 아플 정도로 진짜. 평소 같았음 조용히 하라고 손가락 갖다 붙였을 지창민도 그냥 웃는다.

 

한 번만 안아주라.

 

마지막으로 보는 얼굴을 찬찬히 살피며 안았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품이 너무 따뜻해서. 형은 날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도 지금마저 덥혀줄 수 있는 사람이구나. 형은 따뜻한 사람이니까. 덕분에 눈보라 속에 갇혀도 따뜻했어요. 정말 정말.

-연애내일

 

 

 

 

 

 





저는 문학을 포타로 배웠어요 - 더보이즈편 | 인스티즈

"뭐라고 썼는지 맞춰봐."

지창민은 그대로 손을 내밀어 최찬희의 손을 반대로 돌렸다. 곧이어 손바닥 위로 부드러운 손가락이 닿았다. 끝이 닿는 순간순간마다 손바닥 위가 간지러웠다.

점. 짧은 선. 또 하나 짧은 선....

그리고 끝마침.

아주 잠시 동안 그 위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분명 그가 한 말을 알아들었다. 어떤 의미인지도. 그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도. 그래서 아주 잠깐 그 순간에 멈춰있었다. 최찬희는 그가 한 말을 전부 똑같이 옮겨 적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와 같은 말을 하는 것에는 어떠한 망설임이 있었다. 결국 고민을 거듭하다 지창민의 손바닥 위로 천천히 점을 하나 찍었다. 그리고 짧은 선. 또 다른 선. 다시 점... 마지막으로 끝마침. 시간이 지나 지창민이 말했다. 그거 아닌데?

그리고 지창민은 다시 최찬희의 손을 가져갔다. 좀 전과 같은 말이었다. 그동안 최찬희는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그저 가만히 그를 지켜보며 입을 꼭 다물었다. 그 짧은 문장을 끝마쳤을 때, 지창민은 고개를 들어 최찬희를 바라보았다.

두 눈을 마주 본다.

너 왜

아는데 다르게 말해.

붙잡힌 손에서 최찬희는 아무 말 없이 지창민을 바라보았다. 지창민은 알고 있었다. 내가 그의 신호를 해석할 줄 안다는 것도. 내가 다른게 얘기했다는 것도. 말로는 분명 아니라는 답이 나와야 하는데 지창민의 눈에 사로잡혀 더 이상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너 알잖아."

알고 있는데 말 안 하는 거잖아.

지창민 앞에서는 어떤 거짓말을 해도 전혀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안다. 그건 그냥 아무리 근거가 없어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지창민,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내가 진짜 알고 있는지."

그냥 너라서 알아.

끊이지 않던 그 시선 속에서 최찬희는 지창민과 내가 하나로 엮여있다는 운명을 확신했다. 하나로 이어진 것만 같던 맞닿은 손가락의 끝. 깨지지 않고 온전한 모양을 가지고 있었던 그 접시처럼. 밤하늘 위에 하나로 이어진 쌍둥이자리처럼.

우리는 어쩌다 심장의 반을 나누어 가지고서

지구라는 작은 별에서

두 개로 나뉜 삶으로 태어났을까.

​-그리움의 항해




직접 맛 보고 최상인 것들만 골랐습니다..
그리움의 항해랑 인버젼 보블락 맨프쓰 제발 읽어주실술?

추천  8


 
여러분 중력의 밤 보세요 영훈아 영은해
1년 전
배우 김성철  911231
컾링이... 컾링이 뭔지 모르겟어요....
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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