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 로맨틱 코미디에서 ‘꼴값’으로 표상되는 구원과 ‘가식’으로 불리는 천사랑의 사랑은 단지 빈부의 차이에서 비롯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같은 현실적인 장벽을 넘어서는 것만 아닌 또 다른 장벽을 마주한다. 그것은 갑으로만 살아서 뭐든 자기처럼 쉽기만 할 것 같은 삶이 전혀 그렇지 않은 삶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의 문제이고, 또 살기 위해 가식적인 감정을 애써 지으며 살아가는 삶이 진짜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문제이다. 과연 구원은 천사랑을 통해 자신과는 다른 타인의 삶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또 천사랑은 구원을 통해 가식이 아닌 진심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꺼내놓을 수 있을까. 상투적인 클리셰들이 많은 드라마지만, 단지 빈부와 환경의 차이만이 아니라 그것이 바꿔 놓은 삶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심지어 감정까지)까지 파고 들어가 과연 그럼에도 이들이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가를 들여다보는 이 관점이 〈킹더랜드>라는 로맨틱 코미디를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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