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이 '순삭' 명동야시장…정작 외국인들은 "비싸도 괜찮아" [화제의공간]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23/07/09/6/4/2/642292f880a6a8ef3ddcbca970cccb57.jpg)
명동야시장에서 5만원을 주고 산 음식들입니다. 랍스터구이가 2만원, 스테이크가 1만5000원, 만두가 5000원입니다. 여기에 석류주스 7000원을 더해 총 가격은 4만7000원입니다. 5만원을 채우고 싶었지만 3000원어치 음식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이희진 기자
◆5만원이 ‘순삭’
금강산도 식후경입니다. 취재진 역시 곧바로 먹거리를 찾아 헤맸습니다. 남자 3명에 5만원이면 적당히 배를 채울 정도의 양은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셋 다 고기를 좋아하는 터라 가장 먼저 스테이크를 샀습니다. 고기 200g에 숙주를 함께 주는데 가격은 1만5000원입니다. 이곳에서 가장 호화로운 랍스터구이도 빼놓긴 어려웠습니다. 랍스터구이는 인기가 많은 건지 여러 노점상에서 팔더라고요. 작은 랍스터 한 마리에 치즈가 올라가 있는데 가격은 2만원입니다.
탄수화물이 부족하니 군만두도 샀습니다. 만두는 3개에 5000원. 닭고기만두와 돼지고기만두, 고기김치만두 등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마실 것도 필요하죠. 면역력 필수 시대니까 석류주스를 사볼까요. 평소에는 마시지 않는 석류주스로 관광객 기분을 내는데는 7000원이 필요했습니다.
이제 수중에 남은 돈은 3000원. 5만원을 꽉 채워서 사고 싶었지만, 3000원짜리 음식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붕어빵도 4000원은 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근처 벤치에 앉아 음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음식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스테이크는 부드러웠고 랍스터구이도 먹을 만했습니다. 다만 양이 적었습니다. 저흰 여전히 배가 고팠습니다.
스테이크를 파는 A씨가 고기에 불향을 입히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 외국인 관광객은 이 불쇼를 보더니 휴대폰을 꺼내들고 동영상을 촬영했습니다. 김지호 인턴기자
◆“조금 비싸지만…그래도 괜찮아”
명동의 한 옷가게 앞 계단. 미국에서 온 도널드 레저(46)씨가 계단에 걸터 앉아 탕후루를 먹고 있는 딸에게 어떤 길거리 음식이 가장 맛있냐고 물었습니다. 딸은 “Egg bread(계란빵)”라고 하네요. 레저씨 역시 “계란빵이 여기서 먹어본 것 중에 제일 맛있다”며 웃었습니다. 가격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요? 레저씨는 “원래 여행 가기 전 인터넷 등에서 검색해서 예산을 어느 정도 생각해서 오지 않느냐”며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비쌌다”고 했습니다. 다만 레저씨는 “그래도 돈을 여유있게 준비해와서 괜찮았다”며 “미국 길거리 음식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라 이 정도는 괜찮다”고 했습니다.
평소 한국의 문화와 K팝에 흥미가 있던 스위스 대학생 패트리샤(25)와 안나(22)는 방학을 맞아 명동을 방문했습니다. 떡볶이와 새우튀김을 사먹고있던 이들은 “한국 길거리 음식은 맛있고 재밌다”며 “이 근처에 머물고 있어 며칠째 저녁식사를 여기서 해결하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가격이 비싸게 느껴지진 않냐는 질문에 “스위스 물가에 비하면…”이라고 웃더니 “이정도면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고 답했습니다. 아이스크림이 담긴 붕어빵을 “최고”로 꼽은 이들은 맛 뿐만 아니라 명동야시장이 주는 분위기와 경험에 충분히 돈을 지불할만하다고 느끼는 듯 보였습니다.
https://m.news.nate.com/view/20230708n08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