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같은 하루
읽히지 않는 책 같은 하루야
읽던 줄을 놓쳐서 같은 내용을
몇 번째 반복해서 읽는
앞 장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도통 진도가 나가지 않는 하루
그대가 내 하루에 있을 땐
그대가 아주 잘 쓰인 소설의 주인공 같아
눈을 뗄 수가 없었는데
그대로 채워지는 하루에 살 땐
그대의 모든 순간이 그림 같아
그림책을 읽듯 사르륵
내 시간이 녹아 없어지곤 했는데
모든 게 그대로고 딱 하나 그대,
그대 하나 사라져버린
내 요즘이란 날들은
하나같이 알아들을 수 없는
내용의 두꺼운 책 같아
겉표지만 번지르르한 내용 없는 책 같아
그댈 잃은 하루는
도무지 읽히지 않는 책 같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