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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회 당일날 아침은 뭔가 활기차고 어수선하고 들떠있음
문방구는 미리 체육복 못 산 애들이랑
콩주머니 등등 준비물 사는 애들로 북새통
드레스코드는 당연 우등생 체육복
우등생 체육복 없거나 하는 애들은
그냥 흰티에 편한 옷 입고 오라고 함
학교가는 길에 같은 팀 만나면
괜히 친하지도 않은데 동질감 느낌
아침조례가 끝나면
각자 반별로 모이거나 팀끼리 이런 현수막 아래에 모임
다양한 게임을 시작함
몸풀기로 홍청판 뒤집기
이런거 한번 해줌
몸풀기인데 진짜 하다보면 무아지경으로 헉헉대면서
이악물고 하는 친구들과 나를 발견함
청군백군 떠나서
반 대항 달리기도 함
밀가루 안에서 사탕골라 먹고 졸라 뛰어야함
이날만은 얼굴 밀가루 범벅되도 즐겁고
안 창피함
이 당시 본인들 몸집보다 배는 큰 공을 다같이 굴리면서
또 이악물고 뜀
ㅋㅋㅋㅋㅋㅋ
졸라 힘껏밀쳐서 공이 우리보다 빨랐지..
옆줄도 공이 먼저가고
공들끼리 부딪히고 아수라장 될 가능성 높음
그래도 즐거움
놋다리 밟기
반에서 제일 작고 가벼운 애가 주인공임
근데 또 그런애들이 신기하게 정말 날쌤
다리가 안보임
나 밟고 지나가는거 느끼자마자
바로 일어나서 뛰어가서 또 다시 엎드려서 길만들어줘야함
쉬는 시간 가지고 있으면 슬슬 어디선가 박이 등장함
콩주머니 하나둘씩 손에 쥐고 준비함
니 콩주머니 내 콩주머니 할거 없이 걍 죽어라 던지는거다
한쪽 박터지고 환호성 터지고 선생님들도 정말 신나함
그렇게 어느덧 점심시간이 다가옴..
중간 점수 보고..
점심시간을 알리는 음악이 흘러나옴
다시 그 천막
돌아와보면 어느새
학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먹을 걸 가져다 놓으심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운동회날은 대부분 학교에서 점심을 챙겨줬음
아이스크림도 먹었지만 또 꼬깃꼬깃한 용돈으로
학교 밖 노점에서도 군것질 해줘야함
금방이라도 부숴질 것 같은 연약한 콘 위에
딱딱하고 알록달록한 아이스크림
번데기는 종이컵에 먹어야 진리
점심시간이 끝나면 다시 삼삼오오 모임
참가자들 하나 둘 나와서
미션달리기 시작해줌
반에서 몇명이 나가서 대표로 하는데
걔가 뽑은 미션지에 뭐가 써있을까
나를 데리고 갈까
은근 기대함
참가자들이 종이 펼치는 순간
음악 나옴
이때 음악은
코요태, 클론st 흘러나옴
(bgm
참가들은 다양한곳으로 튀어감
선생님 있는 곳, 부모님들 있는 곳, 친구들 있는 곳
애들은 소리지르고 난리남
누구한명 데리고 가면 궁금해죽음
뭐야 뭐야?? 물어봐도
이미 참가자 귀엔 아무것도 안들리고 걔만 보임
걔 손만 잡고 정말 뜀
얼떨결에 딸려온 선생님들 부모님들 머쓱하게 서있고
점수 추가~~
모자 뺏기
챙은 무조건 뒤로
앞으로 하면 바로 잡혀서 뻇기기 쉬움
이거 진짜 날쌔고 유연성 개 도른 애들이 에이스
평소에 체육 잘하는 애들이 이것도 잘함
모래바람 장난 없이 일어남
이건 반에서 제일 덩치 큰애가 맨앞임
씨름선수같은 애들
호루라기 불자마자 드러눕고 끌려가고
밧줄도 거친데
손바닥 아픈것도 모르겠음
이 게임이 진정 모래바람 일어나는 게임 원탑
운동회의 꽃 계주 달리기
이때야 말로 반 우리반 없이 청군 백군만 존재한다
안친해도 우리편이다?
목청 터져라 응원함
진짜 미치게 빠른애가 역전하거나
역전하려고 죽어라고 따라 붙을 때
막 소름 돋음
러닝타임이 긴 게임인데도 심장이 미친듯이 쫄깃해짐
솔직히 운동회의 진정한 멋쟁이는
계주 대표로 뽑힌 애들임
맨 뒷순서로 배정된 애는 진짜 이 세상 스피드가 아닌애들
운동회 간지달주
계주마저 끝나면 승패가 갈리고
운동회의 막이 내려짐
페막식이 끝나고
집가는 길에 몸은 노곤노곤하고 많던
아이스크림, 번데기, 솜사탕 아주머니 아저씨들은
장사 마무리 하고계심..
나는 집가서 씻고 곯아떨어짐
오랜만에 친구랑 얘기하다가 추억 소환해봤는데
그냥 가볍고 재밌게 봤으면 ㅎㅎ
분명 그 당시에는 대기시간이 지루할 때도 있었고
그랬는데 지금 떠올리면 왜 그렇게 그리운지
기억속에서 미화된 부분도 많지만 그렇기 때문에 추억이겠지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