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내가 미처 보지 못한 바다의 색깔 같아
아무도 가보지 못한 섬의 나무 잎사귀
그 색깔을 들여다본 유일한 존재
있잖아, 그런 생각 해 본 적 있을까?
우리는 만나게 된 걸까
내가 당신을, 아님 당신이 나를 발견한 걸까
왜 우리는 서로에게 당연한 존재가 되어가는지
왜 서로를 빼놓고는 아무것도 논할 수 없게 되었는지
상상할 수 있을까,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 봐, 당신이 얼마만큼 내 인생에서
합당한 존재가 되어있나 하는 것을
그리고 당신에 의한 나는 어떤가를
당신은 이른 아침 이파리에 맺힌 이슬방울
미처 보지 못하면 그대로 사라져버릴 거야
거기 있었다는 것도 모르는 채로 말이야
나는 그런 당신을 만난 거야
-조우 (遭遇, 우연히 서로 만남)
궁금한 게 있으면 참지 못하는 너는
왜 사람들이 태어났는지
무슨 목적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타인의 삶에 관심이 많았다
돌멩이 하나에도 저마다
존재의 이유가 있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하물며 사람이라면
더 큰 존재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늘 고민했다
대부분 너를 엉뚱하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런 네가 좋았다
마치 이런 나조차도 소중한 존재 같아서
이 말을 하면 너는 동그란 눈을 크게 뜨며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다
존재 가치의 신봉자여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있어 너는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고
다른 목적은 몰라도 그것만은 확실하다고
금세 따뜻해진 눈으로 내게 말했다
사실,
난 알고 있었다
너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답을 찾는 게 아니다
그저 타인을 사랑하기 위해서
길가의 작은 돌멩이에도, 풀꽃에도,
버스정류장 옆 은행나무의 작은 잎사귀에도,
네 옆의 나에게도
끝없이
너는 한없이 소중한 존재라 말해주려고
-네 궁금함의 이유 (너의 시선이 닿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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