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 달구는 최초 여성 부단장 양혜빈
21일 사직 SSG전에서 응원을 이끌고 있는 양혜빈 롯데 부단장. 사진 롯데 자이언츠 야구장 외야석은 내야석에 비해 열기가 덜하다. 하지만 '야구 도시' 부산 사직구장은 다르다. 내야 못잖게 뜨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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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사직 SSG전에서 응원을 이끌고 있는 양혜빈 롯데 부단장. 사진 롯데 자이언츠
야구장 외야석은 내야석에 비해 열기가 덜하다. 하지만 '야구 도시' 부산 사직구장은 다르다. 내야 못잖게 뜨겁다. 올해부터 응원단 부단장을 맡은 양혜빈(23)씨가 열성적으로 응원을 이끌기 때문이다.
롯데는 처음으로 부단장직을 신설해 양혜빈씨에게 맡겼다. 그는 부산 경성대 응원단 아스카라 응원단장 출신이다. 양씨는 "지난해 학교 응원단이 사직구장에서 공연을 할 기회를 얻었다. 롯데가 올해 여성 부단장직을 신설했고, 제안을 받았다. 너무 기뻤다. 성공한 인생"이라며 웃었다.
휴학을 하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 양씨는 사직 홈 경기에선 외야에서 팬들을 독려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원정에선 조지훈 단장이 마이크를 잡고, 동작은 양씨가 한다. 양씨는 "하나가 되어 마음껏 소리지른다. 사직만큼 스트레스를 풀기 좋은 곳은 없다"고 했다.
4월 20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구자로 나선 양혜빈 부단장(가운데)과 조지훈 단장. 사진 롯데 자이언츠
10개 구단 응원단장은 모두 남성이다. 마이크를 쓰긴 하지만, 수천, 수만 명의 팬들을 이끌기 위해 때로는 큰 목소리를 내야 한다. '금녀(禁女)'의 영역에 도전장을 내미는 게 쉽진 않았다. 양씨는 "대학 응원단장 출신이다 보니 주변의 기대도 있었다. '처음부터 잘 해야된다'는 마음에 부담도 있었다. 발성 연습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5살 때부터 부산에서 자란 양씨는 자연스럽게 롯데 팬이 됐다. 7살 때부터 아버지 손을 잡고, 야구장에 다녔다. 고등학교 때 중국어를 공부해 경성대로 진학한 그는 춤과 음악을 좋아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치어리더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양씨는 "어렸을 때부터 야구장에 자주 왔다. 고등학교 때도 야간 자율학습을 빠지고 오기도 했다. 19살 때 롯데 치어리더 오디션에 도전했다 실패했는데 작년에 재도전해 합격했다. 가족과 사촌들도 모두 야구 팬이라 좋아했다"고 했다. 대학 응원단장을 한 것도 성장해보려는 마음가짐 때문이었다. 1년간 치어리더로 활동한 그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06년부터 롯데 응원단을 이끌고 있는 조지훈 단장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양씨는 "대구 원정에서 처음 2이닝 응원을 이끌었는데, 위축되서 잘 하지 못했다. 부정적인 여론도 있고, 자신감도 떨어졌다. 조 단장이 '처음엔 나도 그랬다. 지금부터 힘들어하면 안 되고 이겨내야 한다. 내년에도 함께 하자'고 힘을 실어줬다"고 말했다.
응원단은 팬들의 환호성을 먹고 산다. 롯데 팬들의 열기는 활화산같다. 양씨는 "롯데 응원문화는 정말 훌륭하고, 팬층도 두껍다. 외야에서도 목소리에 맞춰 호응을 정말 잘 해주신다"며 "응원 소리만큼은 정말 최도다. '원 팀'이란 느낌이다. 홈과 원정 가릴 것 없고, 지고 있든 이기고 있든 끝까지 응원해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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