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석 위로 모여라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저 찬란한 태양
마음의 문을 열어
온 몸으로 빛을 느끼게 하소서
우울한 마음
어두운 마음
모두 지워버리고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9월의 길을 나서게 하소서
꽃길을 거닐고
높고 푸르른 하늘을 바라다보며
자유롭게 비상하는 꿈이 있게 하소서
꿈을 말하고
꿈을 쓰고
꿈을 노래하고
꿈을 춤추게 하소서
이 가을에 떠나지 말게 하시고
이 가을에
사랑이 더 깊어지게 하소서
/ 9월의 기도, 이해인
9월엔 마음을 다잡아보려 하지만,
다 잡아도 마음만은 못 잡겠더군요
/ 1년 中, 오은
지금 당장 가겠노라
당신이 말했기에
9월의 긴 밤을
하염없이 기다리니
새벽달을 맞이한다
/ 9월의 긴 밤, 소세이 법사
걷기에 좋은 계절이다
걷다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기 좋은 계절이다
/ 밤열한시 中, 황경신
가을은
멀어지면서 옵니다
멀어지는 것들의 등은
벌써 남빛으로 젖어 있네요
그대 멀어지면서 오세요
골목 어귀의 선술집에 등이 켜지고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내부에
푸른 별이 켜집니다
저녁이면 우리는 모두 저마다
다른 별의 시간을 삽니다
낙엽의 거리에서
오랫동안 찾던 단어 하나를 놓아버린 사람은
별과 별 사이 아득한
허공을 헤매일 것입니다
남빛 시린 허공으로 그대
깊어져서 오세요
/ 벽공무한, 이성회
추천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