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강원도 원주 상지여자중학교. 'X동생' A씨가 수업 중에 손을 들었다. 화장실 핑계로 교실을 빠져나왔다. 그가 향한 곳은 빈 교실. 체육 수업 중인 옆 반 교실을 털었다. 돈, 그리고 돈이 되는 것들을 무작정 주워 담았다. 하지만 이내 (범행이) 발각됐다. A씨는 그 시각, 화장실에 간 유일한 학생. 교무실로 불려 갔다. A씨(2학년)는 절도 사실을 인정했다. 그가 밝힌 범행 동기는, 'Y언니' 김히어라. "언니 엄마 병원비를 마련해 주고 싶어서 그랬다"고 자백했다. 김히어라(3학년) 역시 교무실로 호출됐다. "절도를 지시했냐"고 추궁당했다. 김히어라는 부인했다. "자신과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김히어라는 상지여중 일진 모임인 '빅상지' 출신. 당시 '빅상지'는 갈취, 폭행, 폭언 등으로 악명이 높았다. '디스패치'는 지난 5월, 김히어라 학폭 제보를 받았다. "상지여중 일진의 욕설을 드라마에서 다시 들을 줄 상상도 못했다"며 학폭 의혹을 제기했다. 연예인 학폭은, 증명이 쉽지 않다. 진술은 있지만, 증거는 거의 없다. 따라서,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공통된 진술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지난 5월~6월, 10여 명의 상지여중 출신을 만났다. 개인별 피해 사례를 접했다. 그중에서 증명 가능한 것들만 추렸다. 일진, 방관자, 그리고 사회봉사. 마지막으로,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피해자의 기억을 '기억'하는지 물었다. 김히어라는 '빅상지' 활동은 인정했다. 단, 폭행 가담은 적극 부인했다. "제 존재 자체로 무서웠다? 그 시절을 다시 돌이켜 봤습니다. 누구를 때린 적은 없었는데… 물론, 책임이 없다는 건 아닙니다. 방관자로 살았던 것 같아요." (김히어라)
"상지여중에 '빅상지'라는 일진 모임이 있었습니다. 돈을 갈취해 (빅상지) 선배들에게 상납했어요. 돈이 없으면 욕하고 때리고. 김히어라도 빅상지였습니다." (B씨) '빅상지'는 big+상지의 합성어다. 상지여중에서 노는 친구들의 모임. 한 마디로, 일진 그룹이다. 주요 활동(?)은 갈취. 유흥비로 썼다. 그 과정에서 폭언과 폭행도 일삼았다. 김히어라는 '빅상지'의 멤버였다. '빅상지' 카페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디스패치'는 그가 카페에 썼던 댓글 등을 확인했다. 김히어라 역시 '빅상지' 활동을 인정했다. "네. 모범생으로 살진 않았습니다. 놀았던 건 맞아요. 그런데 (빅상지가) 일진 모임은 아닙니다." 그는 '빅상지'에 대한 해명을 이어갔다. 그 내용은 제보자가 말한 '빅상지'와 다소 차이가 있었다. "당시 친한 애들끼리 온라인 카페를 만드는 게 유행이었죠. '빅상지'는 카페 이름이에요. 일진만 가입하는 비밀 카페가 아니에요." (김히어라)
제보자 C씨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누구나 신청할 수 있지만, 아무나 가입되진 않는다는 것. "다음 카페는 일진들의 커뮤니티"라고 꼬집었다. 그는, '빅상지'가 교내 괴롭힘을 주도한 사례를 열거했다. "갑자기 돈을 달라고 합니다. 그 돈으로 담배를 사고, 술을 마시고, 노래방을 가요. 남친 기념일 선물도 사고요. 안주면 또 괴롭히니까…" (C씨) '빅상지'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김히어라도 동참했을까. 김히어라는 "(빅상지) 친구들과 모여 다닌 건 맞다"면서도 "선배 언니들에게 이유 없이 맞은 적도 많다. 그러나 내가 친구나 후배를 때리진 않았다"고 말했다. "3학년 언니들이 갑자기 '10만 원' 지령이 떨어져요. 시간이 촉박해서 우리(2학년) 5만 원, 너네(1학년) 5만 원 이런 식으로 돈을 구한 거예요." (김히어라) 김히어라는 '방관'한 부분은 인정했다. 그리고 사과했다. "저는 폭언이나 폭행에 동참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왜 내 이름이 나왔을까? 그때 (내가) 옆에 있었나? 그 옆을 지나갔나? 내가 주도한 적이 없었는데…" 김히어라는 "어쩌면 (내가 당해서) 후배들이 당하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 같다"면서 "지금 생각하니 방관한 잘못이 크다"고 반성했다.
김히어라는 '더 글로리' 출연이 어땠을까. "죄송합니다. 저를 합리화하기에 바빴습니다. '나 정도는 가해가 아니잖아'라며 애써 외면했습니다. 그런 생각들 자체가 문제였습니다. 사과하고 싶습니다." 알립니다> 김히어라 학폭 의혹 취재는 지난 6월에 끝났습니다. 김히어라는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를 걱정했습니다. "개인사로 드라마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부탁했습니다. 당시, '경소문2'는 편성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미, 수많은 출연진과 제작진의 땀과 노력이 들어간 상태였습니다. 학폭 보도를 3개월 뒤로 미룬 이유입니다. https://v.daum.net/v/20230906105400328
추천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