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글 올리는데 십분 넘게 걸리네 다음카페 무슨일…
공지 글 보다가 재작년에 우리집도 어미 잃은 고라니 새끼가 왔었거든 그때 생각나서 글써봄 ㅎㅎ
우리가족은 동물 칭긔칭긔임… 네명 다 개털 알러지성 비염이 있지만 댕댕이를 이십년 키움 ㅎ
하지만 어서와 고라니는 처음이지? 귀염둥이 고라니가 선물처럼 나타날 줄은…! 잘 키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쑥쑥 커서 자연으로 돌아감!!
혹시라도 모를 빅데이터용 엄마를 잃어버린 고라니새끼가 집으로 들어왔을때의 대처 방법에 대해서 쓸게!
고라니는 원래 새끼 낳고 수풀에 숨겨놓고 기른대서 숲에 혼자있다고 덜컥 데리고가면 클남… 절대 안돼용
우리는 이 아이가 우리 밭으로 스스로 들어와서 키우게 된 것,,,
엄마가 밭에서 호박잎 밑에 숨어있던 고라니 새끼를 발견하시고 얘가 먹을걸 사오라고 나에게 전화하심,, 사진보고 꽃사슴인줄 알았는데 엄마가 고라니 고 알려주셨어. 저 신발이 240인데 얼마나 작은지 짐작 가지?
밭에 고라니 망이 있는데 얘가 작아서 다른 동물을 피해서 우리 밭으로 왔나보다 짐작했어.
어쨌든 새끼가 왔으니 뭐라도 먹여야 해서 동물병원에 전화했더니 수의사선생님도 잘 모르시더라고
“ㅇ ㅖ..?! 새끼 고라니요…?!?!?!” 이러시면서 자신없는 말투로 강아지초유 분유가 있는데 이걸 우유에 타서 먹여보라고 하심. 그래서 초유 분유랑 우유(일반 우유 삼), 동물용 젖병을 사가지고 밭으로 감 (물도 줘야해)
애기라 찬걸 주면 안될 것 같아서 전자렌지에 우유를 미지근~따뜻하게 데워서 분유를 타가지고 젖병에 넣어서 먹임 분우 먹고나면 입 주면을 닦아줘야해 끈적거려서.
물도 먹여줌
아 글고 동네에 큰 들개랑 타이고(큰 야생 고양이)가 많아서 옆에 행사용천막같은거 사서(42만원 더럽게 비쌌음 흑흑ㅠㅠ)치고 안에 모기장치고 그안에 고라니망 쳐서 밤에는 거기서 엄마가 라니랑 같이 주무심; 너무 애기라 걱정돼서..
좀 크니까 젖병말고 그릇에 주기 시작하는데 얘네가 젖을 먹을때 발로 차는 습성이 있나봐 진짜 아픔.. 그릇도 단단한 재질로 준비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더라고 ㅎㅎ
어느 순간부터 분유를 떼고 밭에서 콩잎이나 식물을 먹기 시작하는데 아직 어설퍼서 분유도 주고 식물도 먹고 하다가 분유는 완전 뗌. 분유 한 두세통 좀 안되게 먹었던 듯
등에 반점 없어지고 털이 옅어지기 시작하면서 잘 뛰고 잘먹음 글고 엄마 껌딱지가 되어서 산책도 같이 다니고 엄마가 라니를 부르면 어디선가 막 뛰어오더라…! 자기 이름을 아는건지 신기했음
신난 라니와 잘 뛴다고 우쭈쭈 해주는 라니맘들
라니와 동네 산책하는 중 ~ 항상 같이 산책할 때 라니는 먼저 뛰어가다가 멈춰서 내가 올때까지 기다려주고 같이 산책했어 너무 진귀한 경험 이였음!
엇 라니 풀 먹방도 있는데 동영상이 더 첨부가 안돼네 ㅋㅋㅋ
여튼 라니는 생후 4개월차(추정)때 외박을 하기 시작함; 야행성인지 밤에 놀러나갔다가 새벽에 집앞 풀숲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라니야~! 이러면 뛰어나와서 집으로 같이 들어감 ㅎㅎㅎ 이 텀이 점점 길어지더니 자연스럽게 독립했어!! 글고 고라니는 자기가 태어났던 곳에서 크게 안벗어난대
고라니는 되게 빨리크고 생후 사개월쯤부터는 혼자 독립해서 산다고 해! 어느날 갑자기 더이상 오지 않아서 서운했지만 라니가 드나들던 개구멍을 기억하는지 가끔 밤에 찾아와서 밥먹고 가더라고. 새끼도 낳았는지 새끼랑 같이왔더라 ㅎㅎㅎ 이런게 손녀를 본 맘일가요~ㅎ,, 넘 대견했어 ♥ 신기한게 고라니들은 사람보면 호다닥 도망갈텐데 얘는 라니야…! 이렇게 부르먄 잠깐 멈춰서 지긋히 쳐다보다 가더라고 ~~ 그래서 우리 가족은 겨울에 먹을게 없을까봐 가끔 시금치나 나물을 사서 주변 산에 뿌려줘! 라니가 잘 살기만 바라는 맴으로 ㅎㅎ
내 얘기는 여기서 끝이야 나름 해삐 해삐 엔딩~
긴 글 봐줘서 고맙고 좋은하루 보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