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가 처음으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 미션에는
3명의 우주비행사가 참여했다.
사령관 닐 암스트롱(왼쪽)
착륙선 조종사 에드윈 버즈 올드린(오른쪽)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가운데)

1969년 7월 16일 오전 8시 32분
3명의 우주비행사는 달을 향해 출발했다.

달을 향해 날아가는동안 가장 바쁜 사람은 콜린스였다.
발사용 새턴 V 로켓과 착륙선을 한번 분리하고,
반대 방향으로 돌려 다시 도킹시키고,
새턴 V 로켓 끝단의 연료를 버리고 궤도 밖으로 내보냈다.
또한 장비에 손상을 주는 태양광을 피하기 위해
아폴로 11호를 전기구이 통닭처럼 조금씩 돌리는 컨트롤을 진행해야 했다.

그렇게 꼬박 3일을 날아
달 궤도에 진입한 아폴로 11호는,
암스트롱과 올드린을 태운 달 착륙선을 분리시켰다.
콜린스는 누구보다도 달에 가까이 왔지만
달에 내리지 못한 채
사령선에 혼자 남아 동료들을 배웅했다.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달에 착륙하는 동안
콜린스는 급히 사진을 찍었다.
멀리 보이는 지구와 착륙선 안의 두 사람…
그 당시 존재했던 우주상의 모든 인류를 담은 이 사진에
오직 한 사람,
마이클 콜린스 본인만이 찍히지 못했다.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잘 내려가는 듯 했으나
도중에 문제가 생겨 원래 착륙지점과 벗어난 곳에 내렸고,
NASA의 휴스턴 본부에서도 한동안 이들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다.
콜린스 또한 동료들을 찾으려 달 표면을 계속 관찰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멀어져만 갔다.
(이후에 그는 여기서 “무력감을 느꼈다” 라고 말했다)
다행히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NASA는 착륙선의 위치를 알아냈다.



달에 착륙한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달에 기념패를 세우고, 성조기를 꽂고, 발자국을 남기고,
인류 역사상 길이 남을 명언과 최초의 기록들을 만들고,
서로의 사진을 찍으며 달 산책을 즐기는동안
혼자 사령선에 남은 콜린스는 계속 운전을 하며
천천히 달의 궤도를 비행했다.
콜린스는 일단 큰 단계를 하나 넘었다는 생각에
이 시간동안 가장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리 편하지는 않았고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돌아오지 못하면 어쩌나
혼자 지구로 돌아가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했다고 한다.

콜린스가 지구와 점점 멀어지며 달의 뒷편으로 가자
NASA 본부와의 통신도, 달에 남은 동료들과의 통신도 끊겼다.
48분간 콜린스는 우주상의 모든 인류와 단절되었다.
아폴로 11호의 임무 일지는 이 시간을
“아담이 태어난 이래의 그 누구도 알지 못할 고독”
이라고 기록했다.
그는 달의 뒷면을 보며 조용히 메모를 남겼다.
“이곳을 아는 존재는 오직 하느님과 나 뿐이다.
온전히 혼자인 이 순간이
두렵지도 않고 외롭지도 않다.“
콜린스는 이후 약 22시간동안
홀로 사령선을 운전하며 동료들을 기다렸다.

다행히 콜린스의 사령선과
암스트롱 & 올드린의 착륙선은 무사히 다시 만났고,
아폴로 11호는 지구로 돌아왔다.
(물론 집에 오는 길도 운전은 콜린스가…ㅠ)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닉슨 대통령은 비행사들이 영영 돌아오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미리 추도문을 작성해 놓았는데,
이 추도문에는 암스트롱과 올드린의 이름만 들어가있다.
“달에 착륙한” 두 사람이 사령선과 도킹하지 못하더라도
사령선에 타고 있는 콜린스는 귀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콜린스는 “잊혀진 우주인” 등으로 불리며
암스트롱과 올드린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정작 본인은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라며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한다.
진정한 대인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