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략) 핵심은 오염수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다. 도쿄전력은 2017년 10월부터 2023년 2월까지 4년 3개월 동안 1000개가 넘는 오염수 저장탱크 중 3분의 1에서 표본을 채취해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측정한 자료를 이 전문가들에게 제공했다. 그런데 총 62개에 이른다는 오염수 내 방사성 핵종 중에서 실제로 도쿄전력이 측정한 핵종은 대부분의 경우 7개에 불과했다. ALPS로 처리한 물에서도 검출되어 도쿄전력이 ‘주요 핵종’으로 지정한 물질들이다. 나머지 55개 핵종의 방사선 영향은 다 합해서 연간 0.3mSv 수준이라고 일괄적으로 가정했다. 그러나 이런 표본 채취 방식은 과학적이지 않다는 것이 태평양 도서국 전문가 패널의 견해다. 탱크마다 방사성 핵종 혼합이 다르고 농도 차이도 크기 때문이다(ALPS는 2018년까지 매우 불안정했으며 지난해에도 고장이 난 바 있다). 특히 사고 초기의 오염수가 담긴 탱크 바닥에는 ‘고준위 슬러지’라고 부르는, 여러 물질과 혼합돼 끈적끈적해진 방사성 폐기물이 쌓여 있다. 향후 탱크를 비우는 과정에서 이런 슬러지가 방사성 핵종의 숫자나 농도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현재의 ALPS 설비가 감당할 수 있는 양일지 검증이 부족하다. 이런 경우까지 고려한 무작위 샘플링으로 방사성 물질 측정 데이터 표본의 대표성을 확보해야 하지만, 도쿄전력은 어차피 기준치 이하가 아니면 방류하지 않으므로 방류 직전에 확인하면 된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도쿄전력이나 일본 정부는 그럴 수 있어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검증했다니 괜찮지 않을까? 태평양 도서국 포럼에 조언하는 과학자들은, IAEA가 이 모든 걸 알면서도 오염수 표본의 대표성이나 ALPS의 처리 능력에 대해 사실상 별다른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일본의 방류 계획을 승인한 것에 “놀라고 실망했다”라고 표현한다. 도쿄전력은 ALPS로도 걸러지지 않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에 바닷물을 섞어서 기준치의 40분의 1, 세계보건기구(WHO) 음용수 기준치의 7분의 1로 낮춰 내보내므로 방류할 물은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태평양의 과학자들은, ALPS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와 탄소-14를 포함해 60여 개 방사성 핵종의 생태학적 영향을 IAEA가 적절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해양연구소 100여 곳이 소속된 국립해양연구소협회도 방류에 공식 반대했다. “‘희석이 오염의 해결책’이라는 가정에 대한 중요한 데이터가 없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 희석하면 안전하다는 주장은 (방사성 물질의) 유기결합, 체내 축적과 농축이라는 생물학적 과정이나 지역 해저 퇴적물에 축적되는 현실을 무시하고 있다.” ... 전문 : https://n.news.naver.com/article/308/0000033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