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instiz.net/pt/4659962
대한민국 대다수 사람들의 상식이 어떠한지 묻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여자분들이 많은 사이트에 글을 올려서 욕을 한바가지 듣고 오는 길입니다.
아내와 저는 캠퍼스 커프로 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졸업했습니다. 대학시절 소탈하고 평범한듯
보이면서도 당차고 예쁜 아내에게 반해, 시골 무지렁이 촌놈이 열렬히 쫓아다녔고 연애 후 결혼
을 하게 됩니다. 저는 대기업 연구직, 아내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사업체 오너 되었고, 결혼시
둘의 평등을 주장하며 각각 1억 오천씩 3억으로 전세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처가에서 고급
세단 + 호텔 결혼을 주선해주셔서 감사히 받고 또 잘사는 처가의 덕을 본 것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결혼을 해보니, 아내 쪽은 제가 생각한 수준을 넘는 엄청난 부자였고,
3억 전세를 얻은 것도 아내가 저의 금전적 여력을 고려하여 적정 수준에 맞춰주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아내와 살림을 합쳐보니 아내가 소지한 물품들은 모두 고가 명품이었고 처가 식구들도 모두들 저희 집 식구들과는 수준이 맞지 않았습니다.
저희 아버님은 시골학교 교장선생님 퇴임하신 후 연금으로 생활하시며 근검절약에 보수적인
성품을 가지고 계시고 어머니도 마찬가지 '두 자식을 명문대를 보냈다'는 자부심이 워낙 강해
서 제가 봐도 고집스럽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신혼시절 두 집안의 충돌이 생겼습니다.
아내는 전세기간이 만료되기도 전에 집을 내놓고 대지 200평의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저희 어머니가, 아내의 방을 치운다고 드레스룸에 들어가 텍이
안 떼진 새 옷이 여러벌 걸린 것을 보고 '사업의 부침이라는 게 있는데 과소비가 심하다'며
혼을 내셨습니다. 임신중이었던 아내가 산후조리원 2주에 1000만원짜리를 예약했을 때도
'좋은 대학 나온 애가 상술에 속냐시며' 산후조리원 예약을 캔슬하셨습니다. 물론 어머니께서
는 여러저러한 상황에 화가 나신 상태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아내의 편을 들어주고
중재를 나름했지만 둘의 관계는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그리고 삐걱거리는 몇 년동안 아내와 저는 보통사람과는 약간 다른 삶을 살게 됩니다.
호텔과 백화점, 도우미아주머니와 베이비시터, 고급 레스토랑, 뭐든 아내의 취향에 맞춰야
했습니다. 대학시절 그렇게 소탈했던 아내는 어디가고, 도도하게 군림하는 몇년새
회사원들 군기잡는 완전한 기업오너가 되어 처가를 호령하는 여인이 되어 있더군요.
아내는 한달에 실수령 4000만원 선의 봉급을 가져옵니다. 남들에게 들으니 연봉7~8억
수준이라고 하더군요. 아내에게 오너자리를 물려주고 처가식구들은 아내를 구국의 영웅으로
신성시하며 아내를 떠받듭니다. 처제둘은 마냥 어린애로 브라질로 월드컵구경하는
그런 한량들입니다. 제 생일엔 외제차를 선물해줍니다. 휴가는 몰디브로, 하와이로 갑니다.
제 시골고향 마을에서는 6번의 제사 있는데 단 한번도 사업을 이유로 가지 않았습니다.
갈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시댁의 처사가 마뜩찮은 아내는 올해 봄, 시아버지의 훈계에
태도가 더욱 강경해져서 "절대 시댁어르신들이 사과하기 전에는 안부 전화 한통 하지않겠다"
고 선언했습니다.
오전7시에 도우미가 아들 둘을 깨워서 씻기는 동안, 제가 아침을 먹는동안 아내는 잠니다.
새벽2시까지 일을 했기 때문이죠. 압니다.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일지, 저희 두 아들과 저 말고도
아내는 처가에 딸린 식구며, 회사 식구들이 많겠죠. 다림질? 요리? 제가 늘 하라는게 아닙니다.
저는 아이들과 그런 식사를 좋아합니다. 촌놈이라서 그렇다면 할 말이 없죠. 저는 아내에게
요리도 하고, 작은 꽃도 선물합니다. 처가식구들에도 잘 합니다.
장인어른이 집사노릇 해달라하시면 따라다니면서 한끼에 30만원짜리 호텔일식
먹고 필드가서 수발들고, 다 합니다. 처가 제사도 참석합니다. 제사 뿐입니까, 친정과 가까우니
완전 같이 사는 수준이죠.
두 아이들은 언어치료 자격증이 있는 전문가들이 와서 한글을 가르칩니다. 외국인 교사들도
들락거립니다. 작은 아파트 사는 그런 아이들과는 일절 교류하지 않습니다. 그 쬐그만 사내녀석들을(3, 5세)를 데리고 승마학교 다닙니다. 그러면서 시댁은 안갑니다.
물론 신혼 초에 어르신들의 잘못, 많은 분들이 가르쳐주셨습니다. 압니다. 그러나 그럼 저는
계속 이렇게 살아야합니까? 어머니가 부잣집에 아들 팔려고 그렇게 금지옥엽으로 키운게
아니라고 눈물바람을 하실 때마다 사내놈 마음에 울컥 치받치는 게 있습니다. 저도 명문대
졸업한 대기업 연구원으로 연봉1억 정도를 버는 놈입니다. 잘났다는 얘기를 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하도 아내와 비교를 당하다보니 열이 안받을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처가 덕분에
좋은 거 다 해고 이제와서 또 무슨 징징거림이냐고 하시더군요.
그게 대한민국 상식이라면, 이제 받아들여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며칠 전 글보다 훨씬
정돈된 느낌이네요. 객관적으로 결코 저의 처지를 미화하지 않았습니다.익명으로 묻겠습니다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시겠습니까?
* 추신 : 댓글을 보니, 시동생 가방을 사내라했다든가, 하는건 결단코
이런 건진실이 잘못 전달된 사항입니다. 제 어머니는 다만 시동생 가방 해진걸로도
잘만 사는데 며느리는 샤넬 시리즈를 몇 개씩지니고 있냐고 타박하신 겁니다.
(훈계하신 건 잘못이지만, 절대 사내라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LazyImageLoader("view_content"); http://m.bbs3.agora.media.daum.net/gaia/do/mobile/story/read?bbsId=S102&articleId=626935&pageIndex=1
+ 미즈넷에 먼저 올린 글 - 부잣집 딸과 결혼했다는 수모....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삼십대 중반의 부부입니다
저는 명문대 출신 대기업 연구원, 아내는 가업을 물려받은 기업 오너입니다
처음에 결혼할 때 결혼할 때 남자가 집을 해오라? 다이아반지를 끼고 싶다?뭐 그런 욕심이 전혀 없었죠 그런 부분이 참 편하고 마음에 들었을 뿐, 아내 집 재산이 탐이 나서 결혼을 덥석했거나 하는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저는 오로지 평등함을 외쳤을 뿐입니다 결혼 과정에서도 각각 1억5000 선에서30평대 전세 마련, 호텔 결혼, 대형세단, 뭐 이 정도였습니다 (처가 쪽에서 약간 더 많이 해주는 선 )
그런데 실제 결혼을 하고보니, 생각보다 처가 쪽 재산이 많고 (정확히 잘 모름) 아내의 능력인지 장인어르신의 능력인지, 한 달에 실수령액으로 3000~ 4000만원 선의 돈을 가지고 옵니다 그리고 그 돈이 어떤 소스로 어떤 경로를 타고
산출되는지 저에겐 일언반구도 없습니다.
집의 규모가 크면 뭐 집안 유지를 위해서 들어가는 돈만으로도 어마어마하잖아요 도우미 월급, 베이비시터 월급, 정원관리, 인테리어, 그런거 참 좋겠다고, 제 사정을 아시는 분들은 회사 경비하라고 하십니다. 심지어 서울대 나오시고 자신의 연구업적에 대해서 탁월한 자긍심을 지니고 계신 상사분들 많으신데 그 분들도 마치 제 연구를 폄하하듯 말이죠
그런데 짜증이 나는 건 처가의 태도입니다 저희 친가 부모님들과 마인드가 아주 다릅니다 친가어른들은 작은 시골학교 교장선생님으로 교직에 대한 부심이 대단하시죠, 압니다 그런 거에 신혼시절 아내에게 부딪쳤던 것들도 많았죠 여기저기 아프다는데 며느리가 달려와 병원에 데러가지 않는다, 큰 차 타고 다니면서 시어른들 기죽인다, 시동생 가방이 다 해진 거 보면서도 자기는 샤넬 시리즈 가지고 다니더라, 이런 식으로 타박했던 일 등은 저도 마음 아프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몇몇 싸움에 일화를 겪으면서 제가 몇 번 편도 들어주고 중재도 해주고 했던 것 같은데, 그걸 아내는 자신을 지지해주는 것의 증거로 받아들인 나머지 이제는 처가도 마치 저희집 자체를 ‘사고뭉치네 가족’이라는 편향된 인식으로 문제에 접근합니다 어버이날 때 시골에 가봬야 당연지사라고 생각하는 것도 옛 상식으로 치부하고, 자신들은 해외로 여행갈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하죠 사업하는 거 어렵다는 것쯤 저도 압니다 그렇지만 저 역시 소박하고, 따뜻하며 어른을 공경할 줄 알고, 어른들이 이런저런 훈계를 하면 마음에 안드는 얘기일지라도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여린 여자이길 원합니다
"너희 집은 시골이라 이런 매너를 모른다"
네 저 모릅니다. 월드컵하면 현지가서 응원하는 한량과 같은 처가식구들 먹여
살리느라 장인어른과 아내는 불철주야 일, 그저 일. 무슨 자기가 잔다르크도
아니고. "너희 집은 꽉 막혀서 숨을 못쉬겠다" 그러면서 일년에 6번 있는 제사에는 한번도 참석하지 않습니다. 별로 죄송해하지도 않고요.장인어른부터
몇백 사례해주시는 정도. 시골에서는 또 그런게 아니거든요. 사람 얼굴이
비춰야 성의라고 하시는건데... 왜 우리 부모님이 애지중지 키워놓은
아들, 부잣집에 팔아먹었다 하시는 소리를 듣고 낯뜨거워야 합니까?
시골에서 나서 자라서 결단코 한번도 휘황찬란한 집과 차, 정원관리사가 따라다니면서 잔디깎아주는 그런 집에서 살고 싶어한 적 없습니다 다만 아이들과 소박한 저녁식사, 보글보글 김치찌개, 대출금 걱정하면서도 마트에 손잡고 가서 과일 조금 집어와서 함께 깎아먹는 삶을 원했을 뿐입니다 아내는 온통 사업구상 뿐, 작은 손길로 제 와이셔츠 다림질 한번 해준적 없습니다 일곱시면 도우미아주머니가 와서 애들 씻기고 입히느라 분주할 뿐, 아내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내는 제게, 친가에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실상은, 저에게
보석따위, 백따위 받을 계제가 아닌 지위를 가졌다는 것을 철저히 숨겨왔던
것 같습니다. (이건 제가 어떻게 납득해야하는지?)
어버이날도 못가요, 바빠서 안부전화도 못 드려요, 필요한 건 모두 돈으로 해결 아이들도 모두 귀족으로 키우는, 그런 삶 시골할머니는 더럽고 싫은 시골늙은이취급하는 그런 아내 욕먹이고 싶은 건 아닌데..또 그렇다고 이렇게 끌려다니니는 건 정말 싫고, 제가 왜 이런 취급을 당하면서 처가의 집사노릇을 해야하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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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들이 많군요. 실은 어떤 분이 지적하셨듯 예전 어버이날에도 한번 글을
올렸었죠. 시부모님께서 드레스룸 뒤지고, 산후조리원 캔슬했다고 기억하신
분이 대단하시네요. 어머님 입장에서는 평생 검소하게 살아오셨는데 아내의
옷방에서 택도 안 뗀 비싼옷들이 줄줄 걸려 있으니 기가 탁 막히고 이건 좀
가르쳐야겠다, 싶을 심정이셨겠죠. 산후조리원 문제도 아내가 2주에 천만원
을 호가하는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하니 어머니가 아이를 낳아본 입장에서
다 상술이다시며 만류하셨던 거고요.
그리고 아내 집안을 알고 결혼하지 않았냐는 댓글, 전 사실 캠퍼스에서
만난 선후배사이기 때문에 아내에 대해선 잘 몰랐습니다. 제가 시골촌놈
이라 아내의 옷차림이나 장신구에 대해서 문외한이었을수도 있겠죠.
아내는 어쨌거나 결혼시점까지도 자신은 매우 소탈하고 부모님도 그러하다
는 식으로만 포장했지, 저렇게 자식들을 이백평 전원주택에 가두고 다른
작은 아파트 사는 아이들과는 교류도 하지 않는 귀족으로 키우겠다고 얘기한 적은 단연코 없습니다
소박한 삶이 실제 구질구질하다고 하시는 분들, 저도 그런 구질구질한
삶을 살아온 놈입니다. 사람은 마음 편하고 내부모에게 잘하는 게 최고죠.
한 끼에 삼십만원하는 호텔 일식 세트 먹고 장인어른 필드 따라다니고
그런거요? 뭐 별 거 없습니다... 저도 나름 명문대에 대기업 연구원
연봉 1억을 바라보는 수준입니다. 어디가서 꿀리지 않고 골프를 치면쳤지
치는 어른 따라다니면서 식은땀흘려야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사촌형 결혼식
장에도 아내는 바쁘다고 안갑니다. 새벽 두 시까지 일 핑계에 안들어옵니다.
코피가 날만큼 일하는 여자라는건 잘 아는데, 굳이 그렇게 인생 보내야할 필요 있습니까? 네 참..
저는 이 상태가 정상인지, 그리고 이렇게 참고 사는게 바보 호구는 아닌지
묻고 싶었을 뿐입니다
댓글
몇년된글인데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