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안전벨트를 똑같이 착용하더라도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더 큰 피해를 입는다. 남성의 상반신을 기준으로 안전벨트의 범위가 연구되고 설계했기 때문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막달레나 스키퍼 편집장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성별 특성을 반영한 과학기술 연구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런 예를 들어 설명했다. 스키퍼 편집장은 네이처 창간 154년 역사상 첫 여성편집장으로, '성별 분석을 통한 과학 연구 우수성 향상'을 주제로 5일 열리는 ‘네이처 포럼’에 참석차 한국에 방문했다. ‘성별 분석’이란 의학·생물학 등 과학기술 연구에서 성별의 특성을 고려하는 연구를 뜻한다. 성별은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인 젠더를 포괄한다.
성별 차를 반영하지 못한 연구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영향을 끼친다. 그는 “군이나 경찰에서 사용하는 방탄조끼도 남성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에 여성군인이나 여성경찰에게 더 많은 영향을 줄 수 있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음성인식의 경우에도 남성 데이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여성보다 남성의 음성 인식 정확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신약 연구가 남성 중심으로 진행될 경우, 약 투여량 등에서 차이가 있는 여성은 약물 효과를 보지 못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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