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링크https://www.foreignaffairs.com/middle-east/martin-indyk-why-hamas-attacked-and-why-israel-was-taken-surprise 미국외교협회가 발간하는 '포린 어페어스'에 올라온 글입니다. Q&A 형식의 이 글의 답변자 Martin Indyk는 주 이스라엘 미국 대사직을 두 차례(95~97, 00~01) 역임했으며, 미국 국무부 중동 평화협상 특사(13~14)로도 일한 인물입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부소장(01~18)이기도 했구요. 전문 번역은 누구도 안읽으니 요약해보면... * 이스라엘의 판단 오류 - 지금 이스라엘이 처한 상황은 총체적인 시스템 실패로 인한 것. - 정교한 정보 수집 수단을 갖추고 있으며 상당한 건설비를 들여서 가자 지구 밖에 장벽을 세운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전면전을 일으키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반발할 것이기에,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생각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음. -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서로 각자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live-and-let-live) 상태에서 이득을 얻기 위해 장기 휴전에 집중하고 있다고 판단했음. 실제로 매일 1.9만명의 노동자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와서 일을 해왔고 이는 경제와 세수 창출 양쪽 모두에 득이 되었음. - 그 막강한 정보기관들과 이스라엘군(IDF)이 이렇게 완벽하게 기만당한 것에 대한 확실한 답은 아직 없지만, 무력으로 하마스를 억제할 수 있기에 장기적인 문제를 굳이 해결할 필요가 없다는 이스라엘의 오만함은 분명히 그 이유 중 하나. * 하마스는 왜 지금을 택했는가 - 아랍 세계와 이스라엘이 화해하고 있으며, 사우디마저도 관계 정상화를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는 걸 고려해야함. - 하마스와 이란은 주종관계보다는 협력관계로 봐야 하지만, 양측 모두 지금의 상황 전개를 방해하고 아랍인들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끌어내고자 한다는 점에서는 이해관계가 일치함. - 지금의 사태로 인해 팔레스타인 문제는 다시 중동 최대의 현안으로 부각되었으며, 이스라엘 손에 쥐어진 미국 무기가 수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죽이는 것을 보게 된다면 중동 전역의 아랍인들은 매우 크게 반발할 것. - MBS와 같은 아랍 세계의 지도자들은 이런 여론에 맞서는걸 꺼릴 수 밖에 없음. 이들에게 '불행만을 가져올 하마스의 길은 틀렸고, 내 방식이 더 많은 것을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안겨줄 것이다'라고 말할 용기를 기대하는건 무리. * 이스라엘 정부의 선택지 - 이스라엘은 이런 일을 이미 다섯번이나 겪었고, 이에 대한 분명한 메뉴얼이 있음. 군대를 동원할 것이며, 가자 지구를 공중에서 폭격할 것. 그리고 하마스 지도부를 제거하려 시도할 것임. - 하마스의 로켓 발사를 중단시키고 그들을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장으로 끌어내는데 실패한다면, 이스라엘은 전면적으로 가자 지구를 침공할 가능성이 있음. - 하지만 그건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짐. 인구 밀집지역에서의 전투이기에, 미국의 첨단 무기를 쥔 이스라엘군이 민간인 사상자를 내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쏟아지게 될 것임. 이는 공격 중단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하게 될 것. - 전면전에 성공해도 문제. 가자 지구 점령 후의 탈출 전략은? 이미 이스라엘은 2005년에 가자 지구에서 철수했으며, 다시 돌아가길 원치 않아왔다는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 * 네타냐후의 선택 - 사적으로나 공적으로나 수십년 동안 알아온 네타냐후는 전쟁에 관해서 매우 신중한 사람. - 전면전을 일으키기보다는, 공군력을 통해 하마스에 충분히 징벌을 가하여 휴전에 동의하게 만든 후에 인질 석방 협상을 시도할 것. 다시 말해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 -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렇게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임. 하마스의 의도는 이스라엘의 대규모 보복을 유도해서 서안 지구의 봉기와 헤즈볼라의 공격과 예루살렘 내의 저항을 이끌어 내려는 것이기 때문. * 다른 당사자 - 확전의 측면에서 가장 주의깊게 살펴봐야할 것은 헤즈볼라 -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가 증가하면 헤즈볼라는 이 상황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유혹을 받을 것이며, 이들은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 15만발의 로켓을 퍼부을 능력이 있음. 이렇게 된다면 가자 지구뿐만 아니라 레바논에서도 전면전이 벌어지게 될 것. - 사우디, 이집트, 요르단, UAE, 바레인 등은 상황이 오래 이어진다면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질 것이기에, 사태를 진정시키고 휴전 협정을 맺는데 관심을 둘 것으로 보임. * 이번 상황의 의의 - 1973년 욤키푸르 전쟁은 최종적으로 이스라엘이 승리했지만, 기습을 통해 거둔 초반의 승리를 아랍인들이 여전히 기념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음. - 하마스의 이번 공격은 50여년 이후에도 그때와 같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며, 이는 아랍세계에서 하마스의 위상을 크게 높여주었음. 아랍의 지도자들은 이를 신경쓸 수 밖에 없음. - 하지만 이집트의 사다트가 욤키푸르 전쟁을 벌인 것은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맺기 위한 것이었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파괴하고 약화하려 하는 것이지 평화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게 큰 차이. - 1973년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너무 강하기때문에 이집트나 시리아를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음. 그리고 작금의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문제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욤키푸르 전쟁때와 같은 오만에 잠겨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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