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과 대왕의 꿈, 화랑 세 사극으로 보는 지증왕~문무왕 시기 신라 왕실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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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박혁거세부터 진흥왕까지의 계보는 위 글을 참고해 주세요

※ 갈문왕은 진짜 왕은 아니고 한 계보의 으뜸인 사람이나 왕의 아버지 같은 사람들로 생각해 주세요

※ 가계도에서 왼쪽에 있다고 무조건 형, 누나, 언니, 오빠가 아니에요 가계도를 그리기 편하게 하려고 제가 위치를 좀 바꿨습니다. 예를 들어 문희가 김유신보다 왼쪽에 있지만 김유신이 오빠예요

지증왕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한 명은 법흥왕이고 다른 하나는 김입종이지요

법흥왕에게는 지소라는 딸이 있었습니다

사극 화랑에서의 지소태후

이 지소는 삼촌인 김입종과 혼인하여 자식을 낳는데 자식 라인업이 어마어마해요

가장 대단한 자식은 삼맥종

이 김삼맥종이가 커서 순재옹이 됩니다

바로 진흥왕이지요

사실 진흥왕은 이렇게 오래 살지 못했어요 그래서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 나온 김승수 씨의 진흥왕이 더 나이에 적합해 보입니다

이 진흥왕이가 백제랑 손 잡고 고구려 쳤다가 혼자 한강 유역 먹고 백제 성왕을 죽인 그 진흥왕이에요

진흥왕에게는 숙흘종이라는 남동생과 만호라는 여동생이 있었는데요

견훤처럼 생겼지만 숙흘종이에요 숙흘종은 그 유명한 김유신의 엄마 만명의 아버지고요

만호라는 여동생은 무려 조카와 결혼합니다

이 조카에 대해 설명하려면 우선 진흥왕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야겠네요

진흥왕에게는 사도태후라는 부인이 있었습니다

드라마 대왕의 꿈에서 사도태후예요

진흥왕과 사도태후의 사이에서는 크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첫째가 동륜태자고 둘째가 금륜(사륜) 태자입니다

그리고 만호태후와 결혼하는 조카가 바로 동륜태자입니다

신라 왕실에 근친혼이 많았다지만 남자 쪽이 삼촌이거나 항렬이 높은 경우는 많이 봤는데 여자 쪽이 항렬이 높은 결혼은 신선하네요!

아무튼 동륜태자는 금방 죽고 말아요...

그래서 진흥왕의 둘째 아들 금륜이 왕위에 오르는데 이 사람이

정몽주... 진지왕이에요

하지만 진지왕은 방탕하고 음탕하다는 이유로 금방 폐위당하는데 여기엔 뭔가 음모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진지왕의 뒤를 이어서 진지왕의 조카이자 동륜태자와 만호태후의 아들인 김백정이 왕위에 오르는데

그가 바로 진평왕입니다

선덕여왕에서 진평왕

대왕의 꿈에서의 진평왕

이분이 자꾸 사극에서 초라하고 부족한 군주로 나오는데 사실 그렇지 않았어요 적어도 중간은 갔던 군주였답니다

드라마에서 후손인 선덕여왕이나 무열왕, 김유신을 띄우려고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그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진평왕에게는 남동생이 있었는데

김국반입니다

아무튼 진평왕과 진지왕에게는 각각 자식이 있는데

진평왕의 자식은 다들 너무도 잘 아시는

천명공주와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천명공주

 드라마 대왕의 꿈에서의 천명공주

덕만공주가 있지요

덕만공주는 삼국유사의 경우 음갈문왕이 남편이라고 하는데 음갈문왕이 위에 진평왕의 남동생이라고 한 국반 갈문왕이라고 해석하기도 해요

근데 김국반은 진흥왕 시기에 되게 일찍 죽어서 과연...?

그리고 폐위된 진지왕에게는 아들이 있는데

바로 김용춘입니다

선덕여왕에선 요런 꽃미남

대왕의 꿈에선 윤두수 이분

그리고 이 김용춘과 진평왕의 딸 천명공주가 결혼을 해요!

어? 근데 이상하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는 천명공주 남편이

이분이었는데? 김용춘이 아니라 김용수 아냐?

사실 김용수와 김용춘은 동일인물이에요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같은 옛날 기록은 동일인물을 여러 이름으로 기록하는 경우가 있죠

근데 드라마 선덕여왕은 화랑세기 필사본이라는 책이 모티브거든요?

화랑세기 필사본에서는 김용수가 형, 김용춘을 동생이라고 기록했어요

문제는 화랑세기 필사본은 현재 학계에서 위서(한 마디로 구라. 진짜 역사서 아님)라고 받아들여진다는 거죠

화랑세기라는 책은 실제 역사서로 존재했지만 이 화랑세기를 필사한 필사본이 20세기에 발견이 됐는데 그 필사본이 구라로 받아들여지는 중이랍니다

아무튼 우리는 이제 다시 신라의 왕위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어요

김국반도 일찍 죽고 진평왕에겐 아들이 없고 진지왕은 폐위돼서 성골 신분에서 강등당했으니 아들인 김용춘도 성골은 아니고 진골 정도였죠

그러니까 왕위를 성골만 잇는 신라에서 현재 왕위 승계 1순위는 덕만공주였죠

성별보다 성골이 더 중요했던 신라에서는 진평왕의 뒤를 이어 덕만공주가 왕위에 오르게 됩니다

이분이 바로 선덕여왕이에요

드라마 대왕의 꿈에서는 원래 박주미 님이 선덕여왕 역할이었는데 촬영하다 부상을 입어서 도중에 홍은희 님으로 교체가 되었다는 TMI

아무튼 선덕여왕도 남편이 몇 명 있었다는 기록도 있긴 한데 자식에 대한 얘기는 없어요

선덕여왕의 뒤를 이어서 왕위에 오른 건 아까 언급했던 김국반의 딸 김승만입니다

아까 김국반이 선덕여왕(덕만)과 결혼했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김승만이 선덕여왕의 딸은 아니고요 

어머니는 따로 있습니다

아무튼 김승만이 선덕여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르니

이분이 진덕여왕이시고 신라의 마지막 성골 군주입니다

자 우리는 이제 가계도를 좀 위로 올려서 진흥왕의 남동생인 견훤

아니 숙흘종의 가계로 가 보겠습니다

숙흘종에게는 애지중지 키운 딸이 있었는데요 바로 만명입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만명부인

 드라마 대왕의 꿈에서의 만명부인

딸이 10,000명은 아니고요 10,000명 같은 딸 하나...

이 만명은 숙흘종의 딸인데 가계도에 왜 만호부인에 빨간줄을 그었냐면

아까 말씀드린 위서 화랑세기 필사본에서는 만호부인이 남편인 동륜태자가 일찍 죽자 오빠인 숙흘종이 거뒀다는 얘기가 있어서예요

이때 숙흘종은 친오빠가 아닌 이복오빠라고 하고요 아무튼 화랑세기 필사본은 위서라는 거

근데 숙흘종의 이 귀한 딸을 어떤 천인공노할 놈이 낚아갑니다

그게 누구냐면

바로 가야 출신 김서현이죠

 드라마 선덕여왕에서의 김서현

 드라마 대왕의 꿈에서의 김서현

사실 김서현도 따지자면 고귀한 혈통이긴 해요

김서현의 아버지는 김무력이라는 신라 장군인데 원래 금관가야의 왕족이었다가 진흥왕 때 신라에 항복을 하고 신라 장수가 된 거거든요

그러니까 가야의 왕족인 거죠 하지만 이때 이미 가야는 금관가야 망하고 대가야까지 다 망해서 완전 신라에 복속된 상황이라 다 부질없고 숙흘종 입장에선 성골도 아닌 놈이 내 딸을 채 가려 하니 화가 치미는 거죠

그러자 김서현은 만명을 데리고 야반도주를 합니다

둘은 멀~찍이 도망을 가서 둘이 살림을 차리고 아들을 하나 낳는데

그게 바로 신라의 대영웅 김유신입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의 김유신

 드라마 대왕의 꿈에서의 김유신

신라를 고구려와 백제의 침공에서 여러 번 구하고 삼국통일을 하고 황산벌에서 계백한테 깨진 것 말고는 패배한 기록도 찾을 수 없는 신라 최고의 영웅이 사실 김서현과 만명의 야반도주에서 태어났다는 거예요!

결국 나중엔 인정을 받았는지 김서현도 김유신도 신라 정계로 돌아오지만요

그리고 그 후에도 김서현과 만명은 자식을 여럿 낳는데 김유신과 함께 전쟁에서 활약한 김흠순이라는 남동생과 첫째 여동생 보희도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둘째 여동생인 문희입니다

이 문희는 후일 신라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행동을 하는데 바로 바로

김용춘과 천명공주의 아들인

유승호!

김춘추를 꼬십니다

여기엔 설화가 있는데 유신의 첫째 여동생 보희가 산에서 오줌을 쌌더니 서라벌 일대가 오줌바다가 되는 꿈을 꾼 거예요

둘째 여동생 문희는 이 꿈이 비범한 걸 알고 그 꿈을 언니에게서 사죠

그 후 김춘추가 김유신과 놀다가 김춘추 옷고름을 김유신이 밟았던가? 그래서 옷을 고칠 겸 유신이 춘추를 집에 데려와요

이때 문희가 춘추의 옷을 고쳐 주고 두 사람은...(이하 생략)

그런데 문희가 춘추의 아이를 임신했네? 근데 춘추 이 놈이 임신은 시켜놓고 지가 아빠라고 나서질 않는 거예요

유신은 춘추의 결단을 돕기 위해 장작을 쌓고 문희를 그 위에 묶어둡니다

그리고 당시 공주였던 덕만이 지나갈 때를 노려 쇼를 하지요 여동생이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 애를 잉태했으니 태워죽이겠다고요

덕만이 그 쇼를 보게 되자 결국 춘추도 저 여자가 내 여자다! 해서 둘은 결국 결혼을 한답니다

세월이 흘러 유승호는 최수종이 되고 선덕여왕이 죽고 진덕여왕이 죽자 사람들은 춘추를 왕으로 추대하니 이 사람이 태종 무열왕입니다

잠시 딴 얘기를 하자면 무열왕에게는 '고타소'라는 딸이 있는데요 이 딸은 김품석이라는 남자와 혼인을 합니다

김품석은 신라의 최고 요충지인 대야성의 성주였는데 김품석이 부하인 검일의 아내를 겁탈하는 등 만행을 저지르면서 검일이 빡쳐서 김품석을 배신하고 백제에 붙게 돼요

그러면서 대야성이 백제에 넘어가고 김품석과 고타소도 백제 의자왕에게 죽게 됩니다

백제의 경우 성왕이 진흥왕에게 죽은 것 때문에 신라에 원한이 깊었다면, 신라(정확히는 무열왕과 문무왕 때)는 이 고타소가 죽은 일로 백제를 철천지 원수로 삼게 돼요

문무왕도 고타소를 매우매우 아꼈다고 합니다

아무튼 무열왕은 백제 멸망까지만 이룩하고 고구려 멸망 전에 죽어요 진짜 딸의 복수를 완수하고 죽은 셈이죠

그리고 태종 무열왕과 문희의 장남인 김법민은 무열왕의 뒤를 이어 왕이 되니 이 사람이 바로

무열왕의 뒤를 이어 삼국통일을 완수하는 문무대왕입니다

문무왕은 김유신과 함께 백제 부흥군 멸망, 고구려 멸망, 나당전쟁에서 당나라 몰아내기를 이룩하는 업적을 이뤄내며 삼국통일을 완수합니다

그러니까 지증왕 때부터 이어온 신라 김씨의 계보와 김서현의 가야계가 결합하여 김유신, 문무왕이라는 두 영웅이 신라를 반석 위에 올려놓게 된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