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이 술먹는 중
근데 봉팀장이랑 이혼은 왜 했어?
아니 이상하잖아 갑자기
공팀장님 없는 집 둘째 아들인거 몰랐던 것도 아니고
시조카들이랑 여행 다니고 조카들이 다 자식같다며
근데 왜 갑자기 이혼이냐구 이상하잖아
내 편이.. 내 편이 아니더라고
(회상)
쇼핑중
신발 사자 나 신발 사야돼
- ㅇㅇ 갖고싶으면 하나 사
어머 이거 이쁘다~ 아저씨 이거 얼마에요?
들어와서 구경하세요 안에 예쁜 거 많아요
계속 만지작거리며 구경 중
아저씨 이건 얼마에요?
이거 240 있어요?
신발이 마음에 드시면 그냥 한 번 신어보세요
사지도 않을거면서..
아니 가격도 모르고 어떻게 ㅎㅎ..
하얀거는 19만원 까만거는 22만원
- 너무 비싸다..
요즘 수제품들 다 그정도 해요
사지도 않을거면서 만지작만지작..
첫손님부터 재수가 없을라니까
아저씨 말을 왜 그렇게 해요?
여보, 그냥 하나 사자
지금 그런말이 나와?
- 아저씨 그냥 이거 주세요. 가자.
안산다고.
- 알았어 알았어 가자
진짜 기분 나빠. 아니 내가 뭘 했다고.
- 밥먹는데 짜증났겠지.
?
아니 장사하다보면 이상한 사람 많잖아. 짜증났겠지. 아니 솔직히.. 당신 신발 살 생각도 없었잖아. 계속 가격만 물어보고.
지금 누구 편 드는거야? 지금 누굴 감싸고 있는건데? 저기 저 신발가게 주인이 당신 형이야? 당신 아들이야?
여보..
지금 처음 보는 사람이 당신 부인한테 재수가 없네 마네 하고 있는데
자빠져서 시집이나 읽고있다가
내가 남이야?
니가 지금 누구 편을 들어야 되는데!!!
여ㅂ..
니가 이해해야 될 사람은 저 사람이 아니고 나야!!!!!
당신 지금 이해해야 될 사람 저 사람 아니고 나야 나!!!!!!!!!
알았어.. 알았어..
놔.
나는 진짜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근데 사람들 오가는 지하상가에서 미친 사람처럼 막 소리를 지르더라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다 쳐다보고
지한텐 별 일 아니었겠지. 뭐 허구헌 날 그랬으니까.
근데 있잖아, 나는 문득 그날 딱 깨달아지는거야
아.. 서영아 인생 헛살았구나
나 이 세상에서 딱 하나 내 편이라고 생각하고
진짜 난 정말 죽을 때까지 내 옆에 있어줄 사람은 내 남편이구나 하고 살았는데
진짜 옆에 있으면 뭐하나 자기 마누라 마음 단 한 순간도 모르는데
나도 구두 사고 싶지
내가 월급이 작냐? 내가 왜 안 사는데 내가 왜 자꾸만 가격 물어보고 그러는데
그래 그럼 마누라 마음 몰랐다고 쳐
근데 그 남자가 나 재수 없다고 쫓아내려 그러는데 지가 남편이면 내 와이프한테 말을,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고
따져서 묻기라도 했어야지 그래야 남편 아니야? 어?
바로 다음날 이혼서류 만들어 놨더라고
도장 찍어달라는데 그래, 내가 그동안 영아랑 살면서 잘못한 일이 이거 하나 뿐이겠냐
그래서 찍어줬어
나 만나서 고생만 시켰는데 내가 뭘 어쩌겠냐
이혼한 이유 안 나와서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현실적인 이유라서 더 띵했고
김선영배우님 연기도 쩔었음
내 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란 걸 확실하게 알았을 때 나라도 폭발하겠구나 하고 공감했던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