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생각나는 디즈니사의 수작 '모아나'
이 작품은 화려한 영상미와
남주의 개빻은 와꾸로 뭇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어릴 때부터 바다를 사랑하던 모아나는
뛰어난 항해사들이었던 선조들이 그랬듯 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양으로 항해를 떠나는데...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 '뛰어난 항해사들'이었다는 모아나의 선조는 대체 언제, 어디서 풍요의 섬 모투누이로 오게 된 것일까?
조금 생뚱 맞게들리겠지만 해답은 중국대륙 옆에 붙은 섬 대만에 있다
몇 세기전, 제국주의가 한참 기승을 떨치던 시대에 일군의 유럽학자들은 말레이어와 폴리네시아의 여러 언어들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말레이인과 폴리네시아인들은 같은 기원을 공유했던 것일까 ?
의구심을 품은 언어학자들은 말레이어와 폴리네시아어의 공통조상이 되는 정체불명의 고대 언어를 구사하던 먼 옛날의 민족을 가정하고 그들의 자손들이 누구인지 추적하기 시작한다
다년간의 연구 끝에 필리핀, 뉴질랜드, 하이난 그리고 마다가스카르까지 전 세계 각지에서 그들의 흔적이 드러났고
인류학자와 고고학자들이 이에 합세, 수수께끼의 고대민족이 이동해온 경로를 추적해낸 결과가 바로 아래의 지도다
서로 관련이 있는 여러 언어와 문화를 따라가보니 결국 대만이라는 한 점으로 소급된 것이다
뛰어난 항해술로 먼 바다에 흩어져있는 수많은 섬에 정착해 문명을 일군 이들 민족을 현대에 와서는 오스트로네시아인이라고 부른다
최근 재구성한 이동경로에 따르면 모아나의 가장 오래된 선조는 대만에서 출발, 필리핀에 도착해서 대다수 필리핀인들의 직접 조상이 되었고
거기서 서쪽으로 이동한 사람들은 말레이인과 자바인, 그리고 인도양을 건너 마다가스카르인으로 분화했다
한편 모아나의 직접 조상들은 동쪽으로 이동, 술라웨시, 파푸아뉴기니, 피지를 거쳐 모투누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모아와 통가 일대에 도달했다
나침반이 발명되기 이전의 인류가 대개 연안을 따라서만 항해했던 것을 생각하면, 4000년 전부터 먼 바다를 항해하던 모아나의 조상들은 정말로 수준급 항해사였던 것이다
그러나 거침없이 팽창해 나가던 이들은 사모아에 도착하고 난 뒤에는 더 동쪽으로 나아가지 않고 1000년이 넘는 세월을 같은 자리에 머물렀다
이미 그들의 낙원에 도착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왜 그들이 수 천년을 이어온 원양항해의 전통을 그만두고 긴 휴식기를 가지게 된 건지는 아직도 역사의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그러나 1500여년의 세월이지나 어떤 용기있는 사람이 다시 항해를 재개했고 이번엔 조상들이 항해했던 것보다 훨씬 더 먼 바다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 때 원양항해를 떠난 사람들중 남쪽으로 이주한 이들은 마오리인이 되었고, 북쪽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하와이 왕국을 건설했으며 동쪽 끝으로 나아간 사람들은 이스터섬의 거석문화를 이룩했다
모아나의 항해는 단지 어린아이들의 꿈과 환상을 북돋우기 위한 영화적 상상력이 아니라 폴리네시아인들의 실제 역사의 점이기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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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도 보면 마우이가 섬에 갇힌 게 천년이고 모아나의 조상들도 그때쯤 항해를 멈췄다고 나오는데
실제 역사와 맞아떨어지니까 완전 흥미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