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담에 나 죽으면
찾아와 울어줄 거지?
/나태주, 꽃그늘
죽는 건 슬픈 일이 아니야.
하지만 당신은 죽지마.
/에쿠니 가오리, 웨하스 의자
지금 이 순간의 손을 놓치지 않으면
다음 생을 건너가
같은 하늘을 서로 기억할 수 있을까
/황경숙, 두 개의 달이 뜨는 저녁
너를 바라보고 있으면 나는 자꾸만 환생을 믿고 싶어져.
나는, 다음 생에서도 그 다음 생에서도
무엇으로든 너와 가까이 태어나고 싶어
/장연정, 눈물대신 여행
같이 힘든 거 같이 나누고 같이 이겨내고 그러면 안돼?
그게 그렇게 어려워?
너는 너밖에 모르지, 나는 안중에도 없지?
/신이현, 욕조
너도 나도, 지켜야 할 건 이제 만들지 말자.
/구병모, 파과
살아만 있어.
세상에서 가장 끝까지 지켜야 할 약속은 그거 하나였다.
/한창훈, 꽃의 나라
낙화까지는 살아남겠다,
얼음에 쓴 서약이 있었습니다
/박신규, 그늘진 말들에 꽃이 핀다
그 시절이 지나가기 전에 너를,
단 한 번이라도 으스러지게 마주 껴안았어야 했는데.
그것이 결코 나를 해치지 않았을 텐데.
나는 끝내 무너지지도, 죽지도 않았을 텐데.
/한강, 희랍어 시간
잊지 않으마.
내 살아 잃어버린 중에서 가장 오래도록 빛나는 너
/고두헌, 남으로 띄우는 편지
그대의 느닷없는 웃음도 한참 동안의 울음도
기발한 농담도 기어드는 한숨도
하품도 재채기도 마른기침까지도
다 사랑했었다 정인이여
/이승하, 이별가
너는 웃었고 나는 알았다.
먼 시간을 걸어 결국 또 한 번 너를 사랑하는구나.
/향돌, 사랑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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