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청춘시대 윤진명은 생계형 사람이다. 스물여덟이지만 겨우 졸업반까지 왔다. 등록금 때문에 휴학이 잦았던게 이유다. 동생은 아파서 병원신세, 매일 진명이를 찾아오는 사채업자들 때문에 과외, 레스토랑 서빙이 끝나면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며 간신히 살아간다.
소리 내어 울고 싶을 때가 있다.
누군가 내 울음소리를 들어줬으면 싶을 때가 있다.
듣고서 괜찮다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내 잘못이 아니라고 토닥여 줬으면 좋겠다.
응석 부리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에게든 운명에게든
이제 그만하라고
이 정도 했으면 됐지 않냐고
저 아이는 혼자 일어날 것이다.
울어도 소용없을 땐 어린 아이도 울지 않는다.
아팠냐고 물어봐줄 사람이 있을 때
괜찮다고 달래줄 사람이 있을 때
울지마라고 말해줄 사람이 있을 때
아이는 자기 편이 있을 때만 운다.
특별한 것을 동경하던 때가 있었다.
나는 특별한 운명을 타고났다고
남다른 삶을 살 거라 믿었다.
죽어도 평범해지지는 않을 거라 다짐했었다.
평범하다는 것은 흔한 것
평범하다는 것은 눈에 띄지 않는 것
평범하다는 것은 지루하다는 의미였다.
그때의 나에게 평범하다는 것은 모욕이었다.
회사원이 될 거야.
죽을 만큼 노력해서 평범해질 거야.
나는 지금 평범 이하다.
뭘 어떻게 해야 좋은지 모르겠어요.
길을 잃은 거 같은데
어디서 길을 잃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정신차려 윤진명.
방황은 평범한 사람들이나 하는 거야.
길을 잃었네 어쨌네 응석부리지마.
전보다 상황이 더 좋아졌어.
그러니까 조금만 더 하면 돼.
"어떡하죠?
저 사실 고등학교 때 살짝 왕따여서...
아, 왕따라기보다는 친구가 없어서...
대학교 오면 어떻게든 친구도 만들고,
놀러도 다니고..."
"그게 네 고민이야?
좋잖아. 20살같고..
나도 그런 고민 해봤으면 좋겠다.
시급, 방세, 공과금 그런거 말고"
"사과해요.
나한테 사과하고 이거 주워 담아요.
나한테 사과하라고,
이거 주워 담으라고! 사과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내가 뭘 더 어떻게 해야 되는데
사과해 ! 나한테 사과하란 말이야!"
"그만 둘 수 없어요.
나한테 여기는 한계선 같은 거예요. 땅끝 같은 거.
여기서 못 버티면 난 아무 데서도 못 버텨요.
여기서 버티면 어디서든 버텨낼 수 있어요.
나 혼자 그렇게 결심했어요.
그러니까 난 그만두지 않을 거예요."
"버티는 겁니까?
진명 씨한테 산다는 거.
그런 겁니까? 버티는 거?"
"네."
"근데 그거 알아요?
희망은 원래 재앙이었다는 거"
"그러니까, 내 탓이야.
부모의 경제력도 아니고 스펙도 아니고
내가 좀만 더 잘하면 된다고 얘긴데,
문제는 내가 뭘 어떻게
더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거야."
"왜 이렇게 힘들죠?
아직 아홉시 밖에 안됐는데.
벌써 지치면 안되는데"
"좋아하지 마요.
누가 나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약해져요.
여기서 약해지면 진짜 끝장이에요.
그러니까 나 좋아하지 마요"
세상에 진명이들이 다 행복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