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동조합(위원장 정영하)이 오는 8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김재철 사장 해임안 표결 처리를 앞두고 부결될 경우 정부 여당쪽에서 김 사장 퇴진을 막기 위해 방문진의 여당 이사들을 압박했다는 정황을 폭로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MBC 노조는 6일 특보를 통해 “김재철 해임안이 처리되기까지 전개되어온 일련의 과정들을 낱낱이 공개할 방침”이라며 “방문진의 김재철 해임안 처리 과정에 청와대와 박근혜 후보 캠프 등에서 개입해 이를 저지한 정황 등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MBC 노조는 “김재철 해임안 처리 과정에서 전개된 일련의 상황을 외부에 공개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며 구체적인 정황을 담은 압박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취재 결과, 향후 노조가 공개할 ‘구체적인’ 정황은 지난달 25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를 앞두고 23일~24일 이틀에 걸쳐 청와대와 박근혜 후보 캠프 쪽에서 집중적으로 여당 추천 이사들을 압박한 정황에 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MBC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와 박근혜 캠프 양쪽에서 한꺼번에 23일부터 시작해서 집요하게 쫓아가 새로 선임된 여당쪽 이사들을 압박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그는 “해임안 부결 시 그 내용이 공개되면 향후 정국에 큰 파장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정치권 한 관계자도 이와 관련해 “23일~24일 방문진 관련자들에게 ‘MBC 상황은 끝났다. 김재철 사장을 스테이(유지)시켜라’라는 내용이 전달됐다는 정황이 포착된 게 있다”면서 “누가 누구에게 이 같은 뜻을 전달한 것인지 곧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위원도 7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23일 저녁에 방문진 여당 추천 이사가 청와대의 모 씨와 그 다음에 박근혜 후보 캠프의 핵심 보직을 맡고 있는 분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양 위원은 “25일(방문진 이사회 해임안) 같은 경우에 사실상 다 대충 다 합의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9부 능선을 넘었다”면서 “그런데 23일 오전까지만 해도 이제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게 했었고. 그리고 이제 여야가 다 대충 그렇게 합의를 했다, 라고 저는 판단을 해서 우리 방송통신위원회 내부에서도 25일날 끝내겠네, 라고 이제 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재철 비호세력들은 국민과 함께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비호세력들의 실체는 8일 방문진에서 해임결의안이 처리되면 실명이 드러난다”고 밝혀 구체적인 정황이 폭로될 것임을 예고했다.
▲ 김재철 MBC 사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실제 지난 10월 25일 김재철 사장 해임안이 정식 안건으로 상정된 방문진 이사회에서 여당 추천 이사들은 “김 사장의 해임안이 제출된 상황에서 계속 시간이 지연되고 있고 회사와 조직의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해임안 철회 의사를 밝혔다. 당시 야당 추천 이사들도 해임안을 가결시킬 상황과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며 해임안 철회에 합의한 바 있다.
박근혜 후보 입장에서는 김 사장의 해임안이 가결될 경우 현재까지 편파 보도로 일관했던 MBC의 보도 행태로 봤을 때 불리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대선 정국을 고려하면 해임안을 부결시키거나 대선 이후로 표결을 미루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당 추천 이사들을 향한 압박 정황이 폭로되고 사실로 드러난다면 박근혜 후보 입장에서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MBC 노조가 구체적인 정황을 폭로하겠다면서 “8일 해임안 부결시”라는 전제를 단 것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MBC 노조는 부결이 되면 기자회견 형식으로 ‘구체적인 압박 정황’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MBC 노조의 한 관계자는 “노조 입장에서는 희망을 버리고 무차별 폭로전으로 갈 수도 있지만 8일 결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했는지 미련이 남을 수밖에 없다”면서 “조합지도부가 전략 전술적으로 고민하면서 공개를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후보 캠프 이정현 공보단장은 “금시초문이다. 그런 얘기 자체를 처음 들었고, 우리가 그럴 이유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당 추천 한 이사도 “노보에서 지적했다고 하는데, 저로서는 짐작하는 바가 없다. 압박 같은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니네 시험관 부부의 진실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