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오늘 좋아하는 애를 죽였어 - 인스티즈(instiz) 이슈 카테고리

방석 위로 모여라 _노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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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이름은 줄리아야.

부스스한 밀짚색 머리카락에 갈색 눈을 가진, 주근깨투성이의 여자아이야.

아주 평범한 여자아이지만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다면 과거로 돌아왔다는 것 정도?

친구로는 레이첼이랑 이사벨라가 있어.

걔는 아주 예뻐. 보기만 해도 달달한 분홍색 머리를 가지고 있지. 눈에는 노란 보석을 박아놓았어.

난 걔처럼 착하고 친절한 애를 본 적이 없어.
내가 숲에서 다리를 다쳤을 때 나를 업고 마을까지 내려온 게 이사벨라였어.

마을 사람 모두가 이사벨라를 사랑해. 나도 걔를 사랑하지! 가끔은 밉지만.

마지막으로,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애 이야기를 하고 싶어.

체이스. 곱슬기 있는 갈색 머리에 붉은 눈을 가진 사랑스러운 남자아이.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아이를 처음 봤을 때부터 사랑에 빠졌던 것 같아.

내가 열두 살 때 체이스는 부모에게 버려져서 절벽에서 떨어진 채로 발견되었어.

그 이후로 계속 이사벨라의 집에서 지내고 있지.

걔는 이사벨라를 사랑해. 그래서 난 때때로 이사벨라를 미워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나 오늘 좋아하는 애를 죽였어.
걔가 미래에 죽여달라고 부탁했거든.

나한테 부탁한 건 아니지만… 어쩌겠어?
좋아하는 사람의 소원을 이뤄주고 싶었다고.
나는 짝사랑하는 입장이야.

사랑에 관해서는 절대적인 약자였단 말이야.

사랑하는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건 아주 슬픈 일이야.

하지만 어쩌겠어? 난 체이스가 행복하길 원하고 체이스가 행복하기 위해선 죽어야 해.

모든 게 완벽했어.
나만 엉망이야.

끔찍한 사실은 그럼에도…….

줄거리

마수와 인간의 전쟁이 수백 년간 이어질 때, 줄리아가 짝사랑하던 소년 체이스는 인간을 승리로 이끌어줄 '예언의
용사'로 선택받고 마을을떠난다.

어느 날, 돌연 마을에 나타난 체이스는 연인 이사벨라에게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전해준다.
죽으면 과거로 돌아오며, 이 세상에서 마수를 모조리 없애버리기 전까 지 절대 죽을 수 없다는.

체이스의 이야기를 훔쳐 들은 줄리아는 갑자기 마을에 쳐들어온 마수에 게 살해당하고,
어찌 된 일인지 열두 살 때로 회귀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