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 한국어를 함께 배우는 건 쉽지 않았다. 인제대에서 등록금과 기숙사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받으며 공부한 아콧과 루벤은 각각 83회와 84회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해 의사가 됐다.
이후 인제대 부산백병원에서 인턴 수련을 마쳤다. 아콧은 인제대 상계백병원 외과, 루벤은 부산백병원 내과에서 레지던트 수련을 거친 뒤 전문의 시험에 합격했다.
두 사람이 외과와 내과를 각각 선택한 건 모두 남수단으로 돌아가 의료 활동을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남수단은 수년 동안의 내전을 겪은 뒤 많은 이들이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아콧은 “남수단에는 외과 의사가 부족해 간단한 급성 충수염이나 당남염 등도 빨리 수술받지 못해 죽는 이가 많다”면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외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태석 신부는 1987년 인제대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가 됐다. 이후 가톨릭 사제가 되기로 마음 먹고 살레시오회에 입회했다. 사제가 된 뒤인 2001년 아프리카 남수단의 오지 마을인 톤즈로 건너가 병실 12개짜리 병원과 학교, 기숙사를 지었다.
당시 남수단은 내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시기였다. 구호, 의료, 선교 활동을 벌이던 이 신부는 48살이던 2010년 대장암으로 선종했다. 이 신부의 이야기는 같은해 그의 생전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29609.html#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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