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해 의료공백이 심각해진 가운데, 한 살배기 아기를 병원에 이송하는 데 3시간가량 소요되는 일이 벌어졌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병원 이탈 등 영향이 환자 피해로까지 이어지는 양상이다.
26일 경남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31분쯤 경남 창원시 의창구 한 주택에서 '아이가 숨을 제대로 못 쉰다'는 119신고가 접수됐다.
이 아이는 1세 남아로 구급대가 출동했을 때 이미 호흡곤란과 입술 청색증 등의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혈중 산소포화도가 낮을 때 나타나는 청색증은 응급상황에 준해 빠르게 소아청소년과 혹은 응급실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 남아를 태운 소방당국은 일분일초가 급했지만, 2시간 56분이나 달려 65㎞ 거리의 진주경상대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남아의 집에서 차로 11~19분 거리(4.8~15㎞)에 있는 삼성창원병원과 창원경상대병원 등이 '의료진 파업', '의료진 부족' 등을 이유로 환자 수용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진주 경상대병원이 아이를 받아주면서 위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소방은 설명했다. 창원소방본부 관계자는 "이송 과정에서 청색증도 옅어지는 등 상태가 호전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