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어느정도 익숙한 단어들 한정인거지
전에 이동진 평론가가 영화평론으로 어려운 단어 쓴다며 난리났던 단어 명징이랑 직조
이런 단어들은 생소해서 아예 뜻 자체를 사람들이 몰랐잖아
자기가 모르는 단어 썼다고 허세 부리냐, 왜 쉽게 안쓰냐고....
근데 한자로 표기하면
명징 明澄
직조 織造
이런 글자들인데
한자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 단어를 처음 봤더라도 어렵지 않게 뜻을 알 수 있었을거야
밝을 명(明) 맑을 징(澄) = 깨끗하고 맑다
짤 직(織) 지을 조(造) = 무언가를 짜내고 짓다
그닥 어려운 한자, 뜻도 아니고 만약 모르는 한자라도 한자를 이루는 각 글자들을 보면 의미 유추가 가능해
예를들어 지을 조(造)의 경우 앞에 쉬엄쉬엄 갈 착(辶) 에 고할 고(告)가 합쳐진 글자니까 어딘가로 가서 고함=지어냄 이라고 추측할 수 있는거지
이래서 한자를 알면 문해력과 어휘력이 높아진다고 생각해
생소한 단어라도 의미 유추가 가능하니까..
익숙하고 쉬운 단어만 쓰는건 어휘력을 축소시킬 뿐이야
+
그리고 한자를 어렵게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잘 모르는 사람들은 한자 상형문자 아니냐고 하지만
한자가 단순히 상형문자였으면 수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못 살아남았을거야
위에서 예시로 든 지을 조(造) 자는 회의문자이자 형성문자인데
회의, 형성은 한자의 제자법 원리 중 하나야
상형, 지사, 회의, 형성이 한자 제자법의 원리인데
상형자는 우리가 아는 그 상형. 눈 목(目), 날 일(日), 마음 심(心) 등 사물의 모습을 본뜬 글자고
지사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글자. 상(上), 하(下), 좌(左), 우(右) 등.
회의자는 글자와 글자가 만나 새로운 뜻을 만들어내는 글자야.
쉴 휴(休) 같은 단어인데 사람 인(人)과 나무 목(木)이 합쳐진 글자로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있다->쉬고 있다 라는 새로운 뜻을 만들어 내.
그리고 마지막으로 형성자. 이 형성자가 지금까지 한자를 살아남게 한 가장 큰 원리라고 할 수 있어
뜻을 이루는 글자에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가 만나 뜻과 소리를 이루는 경우인데
지을 조(造)는 쉬엄쉬엄 갈 착(辶) 부수에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고할 고告->조)가 합쳐져 지을 조(造)가 된 거야
바로 이 형성자가 전체 한자의 80퍼센트를 이루고 있고
그래서 글자와 소리가 어긋나지 않기에 한자는 표음문자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야
처음보는 글자여도 형성자로 생각하면 뜻과 음이 추측 가능해
의외로 한자는 이런 간단한 원리로 이루어져 있어서 한자를 공부하는게 생각처럼 어렵지만은 않아
그리고 이 한자를 1800자(우리나라 상용한자 수)만 공부해도 이 한자들로 조어된 수천 수만가지 한국어 어휘들을 아는 게 수월해져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