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56)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이 8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회장직에 오른 건 1995년 말 입사 이후 28년 만으로 2006년 부회장에 오르고서 18년 만의 승진이다. 정 회장의 모친 이명희(81)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서 정 회장의 뒤에서 지원하지만, 신세계그룹 총수(동일인) 지위는 유지한다.
신세계그룹은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 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위기 요인이 쏟아지고 있어 그만큼 ‘강력한 리더십’이 더욱 필요해졌다”며 “정용진 회장 승진을 통해 시장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혁신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최고의 고객 만족을 선사하는 ‘1등 기업’으로 다시 한번 퀀텀 점프하기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맥을 못 추는 사이 쿠팡 등 이커머스가 빠르게 신장하면서 토종 유통 공룡 대기업들을 위협하는 중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29조4000억 원대의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으나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손실로 연결기준 첫 영업손실을 냈다. 이마트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도 18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3% 줄어들었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31조8000억 원으로 이마트를 처음 추월했다. 그러나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합산 매출 규모인 35조8000억 원을 넘지는 못했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환경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작년 말 경영전략실을 기능 중심의 콘트롤타워로 개편하고 대대적 혁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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