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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2009)
사람을 얻는 자가 천년을 얻고, 시대의 주인이 된다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하셨습니까?
사람을 얻는 자가 시대의 주인이 된다 하셨습니까?
사람...? 보십시오, 폐하! 내 사람이옵니다!
폐하의 사람이 아닌, 이 미실의 사람들이옵니다!
또한... 이제 미실의 시대이옵니다.
사람은 능력이 모자랄 수 있습니다.
사람은 부주의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 사람은 그럴 수 없어.
죽을 고비는 몇 번이고 넘겼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넘기면서 여기까지 왔어.
엄마까지, 나때문에 엄마까지 죽게하고
겨우 온거란 말이야!
인간의 힘이 위대한 듯하나,
인간의 힘으론 입 하나 채우기도 어려운 법입니다.
하늘의 뜻이 조금, 필요합니다.
이 미실은 하늘을 이용하나 하늘을 경외치 않는다.
세상의 비정함을 아나 세상에 머리 숙이지 않는다.
사람을 살피고 다스리나 사람에게 기대지 않는다.
모든 천의를 손에 쥔 것처럼 말씀하시나,
천의란 변덕스럽기 짝이 없는 것입니다.
천의는 어느 곳에도 오래 머물지 않는 법입니다.
자만하지 마시지요, 새주님.
네 이년! 네년도 죽을 것이다.
네년이 가진 모든 것을 잃고, 빼앗기고, 짓밟히고,
혼자서 외로움에 떨다 죽을 것이다.
잠을 자도 잘 수가 없고, 먹어도 먹을 수 없고,
살아도 살 수 없고, 송장처럼 지내다가
비명을 질러도 소리가 나지 않은 채로 죽을 것이다!
비석도 없이, 무덤도 없이, 흔적도 없이 죽으리라!
하여, 역사에 네년의 이름은
단 한 글자도 남지 않으리라!
무례하다.
미실이 날 인정치 않고,
내가 황실에서 버려졌다하여, 너 또한 나를 인정치 않는 것이냐.
…
난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살 것이다.
살아서 신국의 공주가 될 것이고,
공주가 되어 너희들의 주인이 될 것이다.
그러니, 살아라.
하오나, 저는 더 이상 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죄인입니다. 천명공주님을 지켜드리지 못하였고..
견디거라. 나 또한 견디고 있느니라.
죽고자 하면 그 마음으로 살아라.
살아서 네 모욕과 자괴감 절망 모두 견디거라.
죽고자 하는 그 마음으로 버텨내거라.
화랑의 주인으로써 명한다.
비천지도의 화랑 알천,
화랑의 주인, 공주님을 뵈옵니다.
외람되오나, 말씀을 드리겠사옵니다.
소인의 명운은, 신국의 임금이신 폐하보다
3일이 모자른 운명이옵니다.
어출쌍생하면 성골남진하고
계양귀천하면 일유식지하리라
계양자립 계림천명
무엄하구나.
어디 감히 성골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이냐.
세상을 종으로 나누면 이렇습니다.
백제인, 고구려인, 신라인.
또 신라 안에서는 공주님을 따르는 자들,
이 미실을 따르는 자들.
하지만 세상을 횡으로 나누면
딱 두가지 밖에 없습니다.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
세상을 횡으로 나누면 공주와 저는 같은 편입니다.
우리는 지배하는 자입니다.
공주께서는 이 미실보다 더 간교합니다
첫번째, 그 발상이 부럽습니다.
서라벌 황실에서 나고 자란
이 미실은 할 수 없는 생각입니다.
두번째, 그 젊음이 부럽습니다.
훗날 언젠가는 제사와 정치와 격물이 분리되는
그런 세상이 올 것입니다.
그런 세상을 준비하기엔 이 미실은 너무 늙었습니다. 세번째... 세번째는...
왜 저는 성골로 태어나지 못 했을까요.
제가 쉽게 황후의 꿈을 이뤘다면
그 다음의 꿈을 꿀 수 있었을텐데...
이 미실은 다음 꿈을 꿀 기회가 없었습니다.
미실은 꿈꾸지 않았으니까.
미실은 왕이 될 능력은 있으나,
꿈꾸지 않았기에 그 자리에 오를 수 없는겁니다.
오로지 꿈꾸는 자만이 계획을 세우고 방법을 찾아냅니다.
살짝 입꼬리만 올려. 그래야 더 강해보인다
처벌은 폭풍처럼 가혹하고 단호하게,
포상은 조금씩 천천히.
그것이 지배의 기본입니다.
이제야 알겠습니다.
그것이 진흥대제 이후로 신라가 발전이 없던 이유였습니다.
새주님은 나라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주인이 아닌 사람이
어찌 나라를 위한 꿈을 꾸고,
백성을 위한 꿈을 꾸겠습니까
헌데, 매력이 없다.
연모 하나를 부여잡고 여인을 따르는 남자 말이다.
왠지 나는 밟아주고 싶더구나.
허면, 그저 연모 하나를 부여잡는 것만이 아니라
그것으로 제 꿈까지 이룰 수 있다면요?
…
공주는 나를 얻어 대업을 이루시고,
나는 공주를 얻어 천년의 이름을 얻고.
…
이 정도면 꿈 치고는 원대하지 않습니까?
이 정도 꿈을 가진 남자라면 여인이 매력도 느끼겠지요.
제가 지고, 공주가 이기실 수도 있습니다.
허나, 그냥 달라고는 하지 마십시오.
그건 염치가 없는 것입니다.
제가 갖고 있는 것이 천금의 재물이거나..
천명의 인재라면, 그냥 드릴 수도 있겠죠.
허나 제가 갖고 있는 것은 시대입니다.
시대의 이름을 갖는 일에 저를 피해갈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