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관상의 문제로 점자블록을 없앴다는 내용의 글이 스퀘어에 올라왔고, 에 가서 지금 1페이지에 있어. 그런데 그 글 댓글에 "미관이 문제면 색만 바꾸면 되지!" 라는 댓글이 생각보다
미관상의 문제로 점자블록을 없앴다는 내용의 글이 스퀘어에 올라왔고, 에 가서 지금 1페이지에 있어.
그런데 그 글 댓글에 "미관이 문제면 색만 바꾸면 되지!" 라는 댓글이 생각보다 많이 보여서 이 글을 적게 되었어.
우선 지금까지 봤던 점자블록들을 한 번 떠올려 볼래?
아마 대부분 노란색 점자블록이 머리에 그려질 거야.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점자블록이 노란색인데, 이건 그냥 노란색이 싸서 그런 것도 아니고, 우연히 그런 것도 아니야.
점자블록은 노란색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어서 노란색인 거야.
나는 현역복무가 아닌 사회복무요원, 흔히 말하는 공익으로 근무를 했어.
내가 있었던 근무지는 시각장애인심부름센터라고 해서 관내 시각장애인들의 민원 업무나 이동과 같은 생활 보조도 하고, 주간보호쉼터도 겸하는 곳이었어.
그러면서 그 전에는 몰랐던 몇 가지를 알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시각장애인≠전맹 이라는 거야.
전맹은 흔히 사람들이 시각장애인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올리는 이미지인 완전히 양안의 시력을 잃어서 전혀 앞을 보지 못하는 경우를 말해.
하지만 시각장애에는 전맹이 아닌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저시력(약시), 한 쪽 눈이 실명된 단안 실명, 시야의 일부만 안 보이는 시야결손 등도 포함돼.
그리고 전맹이 아닌 시각장애인이 전맹인 시각장애인보다 더 많아.
전맹인 경우에는 그 어떤 시각적 정보도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점자블록이 노란색이든, 회색이든, 하얀색이든 사실상 아무 상관이 없어.
하지만 저시력자의 경우에는 빛을 인지하고, 사물의 윤곽 정도는 어렴풋이 볼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눈에 잘 띄는 색이어야 분간하기가 쉬워.
따라서 더 많은 시각장애인이 점자블록을 활용하고 이용하기 위해서는 점자블록은 가장 눈에 잘 띄는 색이어야 하고, 노란색만큼 보도블럭과 구분이 쉬운 색은 찾기 어려워.
그리고 실제로 2009년에 서울시 일부지역에서 회색 점자블록을 설치한 바 있어.
이런 경우에 저시력 시각장애인들은 일반 보도블록과 점자블록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저건 반쪽짜리 행정이 되어버려.
전국저시력인연합회에서 서울시청과 구청에 공문을 보내서 개선을 요구했고, 그 결과 약 1년 뒤인 2010년에 일부는 노란색 점자블록으로 교체하고, 일부는 노란색으로 도색했어.
이게 10년 전이니까 지금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잘 모르겠다.
긴 글이라 읽지 않을까봐 간단히 세 줄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아.
1. 시각장애인이라고 해서 모두 앞을 완전히 못 보는 것은 아니며, 어렴풋이 빛을 인식하는 정도의 시각장애인이 더 많다
2. 그런 저시력 시각장애인은 눈에 잘 띄는 색이어야 구분이 쉽다
3. 그래서 점자블록은 노란색이고, 다른 색을 쓰면 효율이 떨어진다
재미있는 내용도 아니고, 지루했을 수도 있는데, 읽어줘서 고마워.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