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11월 잠실구장에서 제공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중계 단말기. 단말기에는 전원 버튼과 소리 크기를 조절하는 버튼, 주파수를 맞추는 버튼 등이 있다. KBO 제공
와아아아!” 지난 24일 한화 이글스와 엘지(LG) 트윈스의 2024 케이비오(KBO)리그 개막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 한화 이글스 요나단 페라자 선수의 홈런과 문현빈 선수의 적시타로 5회부터 한화가 엘지를 앞서자 구장에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중증 시각장애인인 한화 팬 김아리(가명·32)씨 역시 들뜬 마음으로 소리를 질렀지만, 환호의 이유를 알게 된 건 10초쯤 지난 뒤였다. 김씨는 “관중들이 환호하면 일단 같이 소리 지른다. 이후 5~10초 뒤에 네이버 등에서 중계해주는 내용을 이어폰으로 듣고 뒤늦게 상황을 이해하거나 지인들에게 상황을 물어보곤 한다”고 말했다.
김씨 같은 시각장애인 야구팬이 ‘직관’(직접 관람) 때 겪는 이런 시차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서울 잠실구장, 부산 사직구장,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운영했던 ‘시각장애인을 위한 중계 음성지원 서비스’(중계 음성 서비스)가 예산 부족으로 올 시즌 갑자기 중단됐다. 케이비오 관계자는 “중계 음성 서비스 재원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주최단체 지원금 예산 규모가 줄며 더 이상 사업을 운영할 수 없다고 판단해, 문체부에 사업 신청을 하지 못했다”며 “서비스 제공에 드는 6억~7억원 정도 예산이 배정되지 않은 상태라 이번 시즌에는 운영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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