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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한아뿐 | 인스티즈



“그거 알아? 내가 너한테 반하는 바람에, 우리 별 전체가 네 꿈을 꿨던 거? 하지만 첫번째로 널 보고 널 생각한 건 나였기 때문에 내가 온 거야.”








“넌 우주를 모르고 지구 위에서도 아주 좁은 곳에 머물고 있었는데도 이해하고 있었어. 나는 너의 선혐적 이해를 이해할 수 없었어. 인간이 인간과 인간 아닌 모든 것들을 끊임없이 죽이고 또 죽이는 이 끔찍한 행성에서, 어떻게 전체의 특성을 닮지 않는 걸까. 너는 우주를 전혀 모르는데, 어떻게 우주를 넘어서는 걸까. 나는 왜 널 가깝게 느낄까.”








“일단 친구부터 해. 그리고 지구를 침략하려 들면 바로 파혼할 거야.”








산속의 서늘한 공기가 눈물을 금세 마르게 했다. 하지만 한동안은 속으로, 속으로 눈물이 흐르겠지. 내 안쪽도 그런 빛나는 돌이라면, 눈물에 다 녹아버릴 거야.








“가족도 아니고 연인도 아니잖아? 그냥 가수일 뿐이잖아? 어째서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말 그대로 스타라니까. 중력이 없으면 스타겠어요? 벗어날 수 있었으면 나도 다르게 살았지. 가끔은 포기가 더 효율적일 때가 있죠. 자. 외계인 아저씨. 손 줘요. 난 100퍼센트 긍정적이야.”








다만 오로지 사랑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었던 거지. 질량과 질감이 다른 다양한 관계들을 혼자 다 대신할 수는 없었어. 역부족도 그런 역부족이 없었던 거야.








“내 생각에 우리들은 곧 뿔뿔이 흩어질 것 같아. 모두 저길 떠나게 될 거야.”
“왜, 근사한 곳 같은데?”
“하지만 저긴 너무······컴포트 존이야.”
“그게 뭐가 나빠?”
“안락하고 평화롭지만, 고민 없이 출아법으로 끝없이 자가 운영하는 것에 이제 모두 질릴 거야. 이주율이 순식간에 늘 거야.”








우주가 언제나 광막한 곳이어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마음속에도 그것이 일부 녹아들지 않았을까 여기게 되었다. 누군가는 어렴풋하게, 누군가는 살을 찔러오는 강렬함으로 안쪽의 춥고 비어 있는 공간을 더듬는 것이다. 얼음 무당벌레들이 지독하게 느끼는 편이었을 뿐, 우리는 모두 이 어둡고 넓고 차가운 곳에 점점이 던져져 있지 않은가? 부디 탈출한 자들이, 더 오래 변하지 않을 보금자리에 잘 도착하기를. 여행이 그들을 너무 바꾸어놓지는 않기를.








“천사가 있어······.”
“응. 멋진 날개지? 근데 돋을 때는 엄청 아팠던 모양이야. 최근에 저 사람이 자서전을 냈는데, 거대한 어금니가 어깨에 돋는 것처럼 아팠대. 전혀 필요하지 않았던 고통을 겪고나서 더 이상 자신을 만든 지구 애호가에게 복종하길 거부하고 체제 전복을 일으켰어. 지금은 저 행성의 운영자야.”








한아는 익숙한 이름을 불렀지만 부를 때 이름의 주인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한아에게 경민이란 이름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처럼 여겨졌다. 아주 특별한 사랑을 이르는 말. 이제 그 사랑의 온전한 소유권은 이 눈앞의 존재에게 있었다.








경민은 오만해질 정도로 행복했다. 부럽지? 그러니까 너희들도 얼른 달려가. 하얗게 타는 발자국을 남기면서 열심히 달려가란 말이다.








“······너야.”

언제나 너야. 널 만나기 전에도 너였어. 자연스레 전이된 마음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틀렸어. 이건 아주 온전하고 새롭고 다른 거야. 그러니까 너야. 앞으로도 영원히 너일 거야······한아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채 말하지 못했고 물론 경민은 그럼에도 모두 알아들었다.








그럼 넌, 나한테 어떤 관을 만들어줄래? 난 날아오르는 관은 싫어. 어떤 관이 가장 친환경적일지 고민하다가 한아는 의식을 잃었다.








“그렇게 거부감을 가질 필요 없어. 생각해보면 네가 하던 일들도 비슷했잖아. 특별히 사랑스러운 것들을 부활시키는 거지. 동의한다고 말해줘.”








“남겨질 날 좀 이해해줘. 너 없이 어떻게 닳아가겠니.”







/정세랑, 지구에서 한아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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