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에 이동우가 토크콘서트 같은걸 했는데
거기 샤이니태민이 게스트로 나왔나봐
종현 떠나고 나서 같은 회사 선배인 이동우가 태민한테 위로와 고마움을 담아 편지를 써줬는데
내 탐라에 흘러들어와서 읽었다가 감동적이어서 씀 ㅠㅠ
이동우는 이사람임
sm 소속 구 틴틴파이브
아래는 태민에게 써준 편지
모바일배려)
사랑하는 태민이에게
태민아 형이 이야기 하나 들려줄까?
영국에 데프레퍼드라는 전설적인 록그룹이 있단다.
멤버들 각자가 세계적인 연주자들이야.
그 중에 닉엘런이라는 드러머가 있었는데 어느날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었고 닉엘런은 결국 팔 하나를 잃고 말았어.
축구선수가 발을 잃은 것과 같은거야. 성악가가 성대를 잃은 것과 같고 전투기 조종사가 눈을 잃은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지.
닉엘런은 드럼을 떠났고 멤버들도 각자의 악기를 내려놨어.
닉은 알콜중독에 빠졌고 점점 폐인이 되어갔단다.
이런 닉의 모습을 더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멤버들은 닉을 위해 특별한 드럼을 제작해서 닉에게 선물했어.
패널이 무려 여섯 개나 되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드럼.
그 드럼 앞에 닉은 앉았고 무려 4년간 살이 찢어지고 뼈가 깎여나가는 고통 속에서도 오직 연습에만 몰두했어.
이제 완벽해. 우리의 무대로 가자. 멤버들은 무대에 올랐고 내려놨던 악기들을 다시 집었지.
관객들은 반신반의했고 데프레퍼드의 컴백을 모두가 숨죽여 지켜봤지.
무대의 막이 올랐고 데프레퍼드는 하늘을 날았단다.모두가 경악했고 심지어 아무 소리도 못 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
무대는 점점 뜨거워졌고 닉의 드럼 솔로를 보는 관객들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어.
이들이 보여주고 들려주는 건 음악이 아니었어.
음악의 차원을 넘어선 그 무엇.
어쩌면 음악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내면을 드러냈다고 해야할까.
그래도 우리는 노래해야하고 그래도 우리는 춤을 춰야해 당연해.
그래도 우리는 하늘을 봐야 하고 땅을 밟고 걸어가야해.
한 쪽 팔이 남았다면 그래도 드럼을 두드려야 하고 그렇게 그렇게 우리는 걸어가야해.
그래도 걸어가야해.
걸어온 길의 기억을 벗삼아 다시 또 걸어가야해.
사랑하는 태민아
우리 태민이를 아는 형 주위의 모든 형 사람들이 엄지척을 하던데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과연 그럴만 하더라.
그래서 태민이라는 이름에서 다섯 가지 단어가 들어있는 듯 했어.
열정 성실 겸손 배려 그리고 우정.
형이 태민이 나이 때를 생각해보면 그 다섯 가지 중에서 한 가지라도 가지고 있었을까 싶어서 부끄러워지네.
아주 보기 좋고 든든해.
멋있고 훌륭해.
시간이 갈수록 더 멋있어질 게 틀림없는 우리 태민아.
장애가 찾아오면 무릎꿇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 처럼 우리 인생길에는 슬픔의 거리 아픔의 절벽들 끊임없이 등장한단다.
멈추고 돌아갈 것이냐 혹은 다른 길을 찾아나설 것이냐는 각자의 선택이겠지만 그 결정의 책임도 역시 스스로 안아야 하는 게 우리 모두의 숙제 아닐까.
오늘 형의 길동무 해줘서 많이 고맙다.
몸 불편한 형이랑 함께 걷는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텐데 선뜻 형 손 잡아준 태민이가 너무 든든하고 기특하기만 해.
그래도 우리 무대 위로 올라야 하는 게 아니 그래서 무대 위를 날아야 하는 우리 태민이가 되어주렴.
기쁨만 노래하는 사람이 아닌 슬픔도 노래할 줄 아는 태민이가 되어주렴.
함께 걸었던 길동무 영원히 가슴에 담고 계속 걸어가주렴.
태민아 사랑한다. 너희들을 사랑한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