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매스미디어에서 ‘도파민 중독(dopamine addiction)’이라는 용어가 일상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도대체 ‘도파민 중독’은 어떤 의미일까?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이나 우리말샘에서도 확인할 수 없다. 공인된 용어가 아니지만 최근, 우리 사회는 “뇌에서 도파민의 과도한 분비 혹은 과잉 반응으로 인해 발생하는 중독 상태”를 ‘도파민 중독’으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문제는 도파민의 과잉이 중독을 일으킨다는 가정이 틀렸다는 것이다. ‘도파민 중독’은 잘못된 언어 사용의 예로 여겨지며 과학적 관점에서도 설명하기 곤란한 용어이다.
중독(addiction)은 약물(물질)이나 특정 행위(활동)에 지나치게 빠져있는 상태인데, 도파민이 중독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이미 국내외 전문가들은 ‘도파민 중독’은 ‘misconception’이며 과학적 또는 언어논리로 볼 때 부적절한 용어여서, 이와 같은 잘못된 언어 사용이 사회·문화적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잘못된 개념이 ‘도파민’의 주요 연관 검색어인 ‘도파민 중독’, ‘도파민 디톡스’, 도파민네이션‘ 등으로 확대되고 있고, ‘중독’이라는 용어가 여러 환경에서 난무하는 상황이다.
“도파민에 중독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부적절한 개념이다. 도파민은 혈액-뇌 장벽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도파민 투약이 정신활동에 영향을 줄 수 없고, 뇌의 도파민성 신경 활성을 높이는 도파민 전구체 L-DOPA가 유효하지만 L-DOPA의 반복적 투약도 중독을 유발하지 않는다.
도파민이나 그 전구체는 중독성이 없다. 굳이 중독에 대한 도파민 관련성을 표현한다면, “도파민성 신경 활성을 높이는 약물이나 행위에 중독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도파민 자체가 직접적으로 중독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중독 현상을 뇌의 도파민성 신경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
또한, 도파민은 중독 관련 신체의 보상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중독 외에도 조현병, 불안, ADHD, 파킨슨병 등 다양한 정신·신경 질환의 발병에 관여한다. 도파민성 신경의 활성이 과한 경우도 부족한 경우도 다 문제가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행동은 뇌에서 도파민 활성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건강한 신체는 도파민 활성의 강약을 자연적으로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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