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다이' 민희진 기자회견에 기자들 위기감 느낀 이유[이승환의 노캡]
신조어 No cap(노캡)은 '진심이야'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캡은 '거짓말'을 뜻하는 은어여서 노캡은 '거짓말이 아니다'로도 해석될 수 있겠지요. 칼럼 이름에 걸맞게 진심을 다해 쓰겠습니다.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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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기자회견, 전략적이었을까 즉흥적이었을까
전통매체서 유튜브로 주도권 넘어가는 시대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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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TV 아닌 유튜브 공략
신문과 TV 등 전통 미디어는 수직적이고 일방향적인 소통을 했다. 과거 독자나 시청자는 신문과 TV를 통해 전해오는 메시지를 그대로 수용했다는 의미다. 이 체계에 변화를 준 것은 인터넷의 등장이다. 독자와 시청자는 전통매체의 메시지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온라인 기사 댓글이나 커뮤니티 게시글로 견해와 반응을 직접 제시해서 수평적이고 '쌍방향'적인 소통을 꾀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단계 진화한 것이 '유튜브'다. 정제되고 엄숙한 전통 미디어인 TV보다 유희적이고 거칠지만 속도감 있게 전개돼 실시간 채팅창이나 댓글로 시청자의 반응을 취합해 소통의 장이 된다.
그런 측면에서 민 대표 기자회견을 생중계한 유튜브 채팅창에 남긴 한 누리꾼의 메시지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나는 지금 민희진 대표와 술 마시며 얘기하는 것 같다."
민 대표의 기자회견은 활자 미디어·TV 매체가 아닌 유튜브 시대에 걸맞은 현장이었다. 유튜브는 원재료를 재가공해 놀이처럼 밈(meme·인터넷 유행어)으로 확산해 거창하게 말해 담론을 형성한다. 'X저씨' 같은 우리 일상의 상스러운 표현까지 밈 문화로 수용한다. 민 대표 기자회견은 유튜브 채널마다 최대 수만 명이 생중계로 지켜봤다고 한다. 그리고 기자회견의 주요 발언과 국면을 패러디한 재가공 유튜브 영상은 조회 수 300만 건 이상을 기록하고 1만2000건 이상의 댓글이 달렸을 정도다.
주목할 것은 어떤 미디어를 선호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엇갈렸다는 점이다. 전통 미디어에 익숙한 기성세대 중 상당수는 민 대표 기자회견을 탐탁지 않게 보고 있다. 민주적이고 쌍방향 소통을 중시하는 MZ세대 대부분은 열광하고 환호한다. 이는 감성브랜딩와 궁합이 맞는 전통 매체에서 감정브랜딩이 통하는 SNS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미디어 환경의 격변기를 상징한다.
민 대표가 이 점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기자회견을 구성했다면 천재이고, 고려 없이 즉흥적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면 스타성이 충만한 제작자라 할 수 있다. 뉴진스는 국내 1위 가요기획사와 '맞다이'하는 민 대표가 제작한 그룹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하루 아침에 진정성과 실력으로 거대 자본에 대항하는 아이돌로 자리 잡았다. 지난 27일 자정 뉴진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신속 '버블 검' 뮤직비디오는 13시간 만에 조회 수가 약 540만 회에 달했다.
전통 매체에 소속된 기자 입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흥미롭지만 한편으로 위기감을 느낀다. 세상이 급변해 어느새 저만치 가버린 대중의 취향과 인식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응하고 있는지 고민이 든다. 민 대표가 '기자회견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를 받는데 기자들이 기존 방식대로 회견 기사를 쓰는 것이 맞는 걸까. 민 대표는 그렇게, 기자들에게 숙제를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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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민을 하는 기자가 아직 있다는게 놀랍고,
이제 기자들의 입맛대로 가공된 시야가 필요 없다는 거니까 여론 조작, 가짜뉴스 생산하던 기레기들은 위기감 느끼겠지
ㄹㅇ민희진이 기자회견의 한 역사를 그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