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성격장애 (지능장애X) 지인 때문에 고통 받았던 사람임 | 네이트 판
일단 내가 인터넷에서 떠도는 거 보고 진단한 거 아니고 손절한 지인 본인이 본인 입으로 경계선인격장애라고 말했었고 정신과에서 치료도 꾸준히 받는다 함.처음에는 나도 병원에서 우울증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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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가 인터넷에서 떠도는 거 보고 진단한 거 아니고 손절한 지인 본인이 본인 입으로 경계선인격장애라고 말했었고 정신과에서 치료도 꾸준히 받는다 함.
처음에는 나도 병원에서 우울증 약 타서 먹은 적 있고 현대 사회 살면서 흠 잡을 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나한테 솔직한 얘기 해줘서 고맙단 생각까지 했음. 근데 같이 어울리면서 주변 사람 악마 만들고 피폐하게 만드는데 뭐 있는것같음 진짜 시달렸음..
물론 같은 병을 앓고 있어도 사람마다 증세와 정도는 천차만별임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경계선성격장애가 이렇다는 게 아니고, 내가 겪은 경계선성격장애를 가진 친구가 이러한 행동을 했고 그거 때문에 너무 힘들었단 얘기를 하고 싶었음.
내가 겪은 거 엄청 많은데 몇가지 적어보겠음...
1. 자세히는 말 못하지만 실습 관련된 곳에서 만남. 이 친구의 첫이미지는 "굉장히 외향적이고, 살가워보인다" 였음. 어쩜 저렇게 능글능글하고, (좋은 뜻으로) 뻔뻔하기까지 할까 싶을 정도로 남한테 말도 잘 걸면서 나한테 유독 친근하게 다가오길래 성격 부럽다고 생각함. 게다가 내가 취준 때문에 상경한지 한달도 안 된 상황에서 친구완 다르게 낯도 가리고 조용하다보니 막연하게 동네 친구 생기는 상상만 했는데, 내 마음을 아는 것 처럼 먼저 다가와줘서 정말 정말 너무 고마웠음. 이게 말로만 듣던 아싸가 인싸한테 간택당한 상황인건가?ㅋㅋ 이런 생각까지 들었음...
2. 친구의 사교성 덕분에 쉽게 친해지기도 했고, 초반에는 정말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급속도로 가까워지며 잘 지냈음. 그러다가 내가 곧 취업을 함. 직장이 PC카톡도 안되는 곳이고 일이 바빠서 당연히 연락을 예전처럼 못함... 보통은 이런 상대방 사정에 대해 이해를 하잖아? 근데 내가 카톡 답장을 반나절만 안해도 50몇통 보내놓고 부재중전화도 20몇통 찍혀있는 식으로 너무 집착하는거임. 폰을 잘 못본다고 얘기하니 그럼 이번 주말에라도 꼭 만나자고 하길래 토요일에 같이 카페에 갔더니 계속 애교 같은 거를 부림...
내가 잘 듣다가 얘기 넌지시 꺼내면서 "ㅋㅋ너 나한테 너무 집착한다~(장난식) 내가 무슨 애인이냐?ㅋㅋㅋ" 하면서 다른 친구랑도 만나보라는 식으로 얘기했더니 갑자기 쌉 정색하고(이때 진짜 소름돋음)
"...나 친구 너밖에 없는데?" 이러는 거임.
자기가 다 손절해서 연락하는 사람 너랑 오빠(남친)밖에 없다고.
그러면서 구구절절 살면서 자기가 정말 정이 엄청 많은 성격이라서 늘상 퍼주기만 하는데, 세상은 나같은 사람만 있지 않더라. 누구 때문에 어떤 피해를 당했고, 어떤 죽일년들 때문에 언제 왕따를 당했으며, 결국 난 피해자고 결론적으로 지금은 친구가 너밖에 없다함. (사실 얘기 들어보면 이 친구가 입 너무 가볍게 행동해서 단체로 손절한거라 편 들어주기는 힘들었는데 어쨌든 다수대 1명이니 힘들었겠다는 식으로 공감해주려고 노력했음)
그리고 나중에 꺼낸 말이 저런 기억 때문에 자해랑 자살시도도 많이 하고 응급실도 몇 번 갔다고 함... 처음엔 이렇게 외향적이고 사람 좋아하는 친구가 왜 친구가 없지? 의아하기도 했는데, 듣고보니 밝게만 보이던 친구가 상처도 많고 나름 이겨내려고 노력많이했구나 그래서 나한테 집착한거구나 하면서 저 얘기 듣고 힘든 얘기 말해줘서 고맙다고 움
3. 근데 어울리다보니 점점 맨날 본인 바운더리안에 있는 지인 욕밖에 안함... 매일 자기 주변 사람이랑 카톡한 거 대화 캡쳐해 보내가지고 나보고 쭉 읽어보라하고,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마인드로 일단 상대방이 본인 심기를 거슬렀으니 무조건 같이 욕해주는 게 당연한 것처럼 말함. 정말 아닌 것 같아서 최대한 중립적으로 얘기하면 나더러 너는 갈수록 "공감능력"이 약해지는 것 같다고 함.
사람이 감정이란 게 있는데 무슨 말을 하면 공감부터 해줘야 할 거 아니냐고 하길래 정말 내가 쿨병 걸린건가? 그래도 저건 아닌데...싶을 때가 많았지만 되도록 친구로서 얘기 들어주는 데에 집중했음.
4. 이게 경계선성격장애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라고 하는데, 이 친구는 정말 허구언날 본인이 누구랑 싸웠고, 누구 때문에 피해를 봤고, 누구한테 서운하고, 누구랑 손절했고.. 그런 인간들은 당최 왜 살아있는지 모르겠다며 세상에 자기 빼고는 무슨 악마나 미친 또라이밖에 없는 것 처럼 생각함.(근데 막상 그 사람들은 일상생활 잘함..)
점점 그 친구의 기준에선 나역시 친구가 악마화 시키는 상대들과 다를 바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음..
5. 당연히 나와의 관계도 갈수록 삐걱거림.. 조금만 뭐해도 화내고 삐져서 내가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살게 됨.. 이 친구 성향상 나랑 카톡한 것도 또 캡쳐해서 자기 남자친구나 누군가에게 욕해달라고 그랬을 수밖에 없겠구나, 이 친구를 만족시키는 상대가 세상에 존재할까? 라는 생각까지 듦. 그래도 이때까지는 저런 부분 조차 안타깝고.. 무엇보다 본성 자체는 착하고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음.
6. 경계선성격장애 지인을 둔 사람들이 많이 공감하는 부분인데, 이 유형의 사람과 같이 어디 다니다보면 정말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임. 또 어디서 누구한테 급발진할까 조마조마함. 예를들어 음식점에서 알바생이 밑반찬 하나 덜 갖다준거보고 저기는 주는데 왜 우리 테이블은 안 주냐고 엄청 큰소리로 따지고 싸워서 내가 말렸음. 먹는 내내 서빙하는 알바 째려봐서 사과도 했는데 그만 좀 하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먹는 데 집중하길래 드디어 그만하는구나 싶었음. 근데 계산하고 나가면서 그 알바생한테 들리게 "알바나 평~생 하세요" 이러는 거임... 그거보고 진짜 갑자기 내 얼굴이 낯뜨거워지고 진짜 이건 아니다.. 얘 너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함.
7. 남자친구 끊임없이 사귀면서 원나잇 하고 이러는 건 더이상 참견하고 싶지도 않은데 어떤 다른 여초 무리에서 자기 남자친구 직업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눈독들이는 것 같다고 욕 엄청함.. 솔직히 남친분 진심 할말하않인데 어이없음... 그 여자분들 말도 들어보고 싶었음ㅎㅎ...... 나이가 20대 중후반인데 여자연예인 욕도 엄청 함. 욕하는 이유=남자연예인한테 꼬리친다고...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저주를 퍼부음. 예전에 아무 생각 없이 그 친구 앞에서 요즘 어떤 여자 연예인 좋다고 했다가 그 연예인이 얼마나 XX인지 10분 가까이 듣게됨. 내가 그만좀 하라 했더니 그 말에 삐져서 갑자기 집에 감. 나역시 입사초라 피곤한데 저런 얘기까지 듣자니 점점 부정적으로 변하는 거 같고 마음이 불편함..
8. 본인이 경계선성격장애 때문에 다니는 정신과가 있긴했음. 원장님이 얘기 잘 들어주고 공감(그놈의 공감...) 잘해준다고 진짜 하늘에서 내려오신 천사라고 함. 너도 힘들면 꼭 상담해보라고 찬양할 때가 많았음. 그러다 얘가 어느날 그 천사샘이랑 싸웠는데, 이유는 샘이 자기말에 공감은 안해주고 입바른 소리를 했다고 함. 1년 넘게 다닌 병원이었는데 처음엔 배신감 느껴진다, 서럽다, 그럴거면 왜 "정신과" 의사를 하냐 면허증 반납해야된다 아니 박탈 시켜야 한다 이렇게 푸념식으로 욕하더니 나중에는 미*년 개*년 싶다 배신감 때문에 울었다 ...그래도 다시 병원 가봐야할까? 그 샘도 사실 내심 나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이런 얘기해서 이때부터 정말로 손절각 섬.
9. 저 친구의 집착이 나도 부담스러움을 넘어서 무서울 때도 있었고, 심지어 위에서 말한 사례 때문에 인간적으로 두려워졌음...
'요즘세상에 사람마다 정신적으로 다 힘든 점 있지...' 하고 흘려들었던 경계선인격장애에 대한 글을 뭐에 꽂혔는지 뒤늦게 찾아봤는데 정말 소름돋게 모든 설명이 그 친구의 증상과 일치함.
10. 그렇다고해서 우리 이제 연락 그만하자고 쌩까는 것도 그렇고 실제로 바쁘기도 했고 점점 사이가 소원해지던 찰나에... 어느날 평일 새벽 3시에 그 친구로부터 갑자기 전화가 옴. 시간이 시간인지라 당연히 잘 못 눌렀겠거니 하고 무음으로 해놓고 안 받았는데 한번 더 울리는 거임. 무슨일 있나 싶어서 잠결에 받았더니 ㅇㅇ야. 하면서 내 이름 부르고 진짜 미친듯이 울면서 자기 동네에 24시간 하는 펍(같이 몇번 갔음) 있는데 거길로 나와달라고 함.
11. 정말 무슨 일 있구나 싶어가지고 대충 겉옷만 걸쳐서 자전거타고 갔는데 자리에 앉아서 술 엄청 마시고 있는거임.. 내가 맞은 편에 앉아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는데 계속 아무말 안함. 혼자 소주 따르길래 너 취했다 그만 마시고 얘기좀해보자 하니까 나 쳐다보면서 씨*!! 이래서 내가 엄청 당황했음.. 그 상태로 나도 가만히 앉아있었는데 진짜 10분 넘게 혼자 술만 마시다가 내가 왜그러는거야 나 왜 오라고 한 거야 진짜 무슨 일 생긴거야? 사람 불러놓고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 나 내일 출근인데 나온거야 라고 하니까 첫마디가 "너 나한테 정떨어졌냐?" 이러는 거임.
갑자기 무슨 소리냐고 하니까 자기 경계선이라 눈치 빠르다고. 어느순간부터 연락도 안하고 지금도 내가 너 나오는지 안오는지 벼르고 있었다. 언제언제 너 씻고 자러간다고 해놓고 인스타로 다른 친구한테 댓글 달던데 이 때 진짜 실망 많이했다. 아무리 그래도 거짓말 하는 건 아니지 않냐. 차라리 솔직하게 잔다고 말하지 그랬냐. 이러길래 (이것도 어이없는 게 나랑 인친도 지가 예전에 뭐에 혼자 삐져서 일방적으로 끊었었음... 근데 내 친구 인스타에 내가 댓글 단 건 어떻게 안 건지 나중에 생각하니까 의문임. 친구랑 얘랑 서로 아는 사이X)
내가 "너도 자려고 했는데 폰 알람오고 하다보면 조금 더 하다가 잘 때 있지 않냐, 그리고 내가 답장 안하면 너가 계속 몇십통씩 보내니까 괜히 기다리지 말라고 내 딴에는 시간도 새벽이고 선의의 거짓말로 자러간다고 대화 마무리 지은 거다." 했더니 "그니까 씨* 너는 거짓말 해놓고 당당하네?" 하면서 막 웃길래 나도 빡쳐서 야! 이랬더니 저 야 한마디만 듣고 테이블에 있는 술병이랑 그릇 다 밑으로 밀어엎어서 와장창 소리나면서 그릇 깨지고 나 놀래서 심장 벌렁벌렁 뛰고 있는데
말리러온 사장님한테 외설적인 쌍욕함..... 결국 그 날 경찰왔음......
원래도 술 마시고 종종 실수할 때 있긴 했는데 저 날은 진짜 역대급으로...... 완전 인사불성돼서 나한테만 하는 게 아니고 가게 사장님이랑 출동한 경찰한테까지 소리지르고 욕하고... 사장님이 선처는 해주셨지만 더이상 회상하면 두통이 생길 정도로 나한텐 악몽이었음..
12. 저 일 이후로 나도 단호하게 손절 마음먹고, 이렇게 끝나는 줄 알았음. 거의 한달간 연락 없다가 갑자기 술 먹고 연락해서 울더니 너무 미안하다고, 자기 경계선 어쩌고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그러는 거라고 다시 병원도 다닐거고(맙소사) 노력하겠다. 핑계같지만 정말 이거 때문에 자기도 너무 힘들다. 너도 나 마음은 나쁜 사람 아닌 거 알지 않냐 란 식으로 말하면서 자꾸 본인이 초반에 나한테 먼저 다가와준거, 본인이 본성은 착한거(?) 자꾸 어필함... 내가 아니. 괜찮다고, 미안한데 나도 너무 힘들다 병원은 나도 가고싶다 정말로 진심으로 힘들다 그냥 나도 너에대해 좋게 생각할테니까 잘 지냈으면 좋겠다란 식으로 말하고 전화 끊음.
13. 그 이후에 카톡 멀티프로필로 변환시키더니 조카 기괴한 사진에다가 인간들 다 죽었으면 좋겠다st의 대화명 하루에 한번 꼴로 바꿈..... 거기에 나포함 도대체 몇명이나 갇혀 있을지 모를 일이지만 그냥 내가 번호 지우고 카톡에서도 차단 삭제 해버림...
이렇게 지금은 저 친구 손절했지만 정말 너무 힘든 기억이었고 아직까지도 트라우마처럼 남아있음... 분명 좋았던 적도 꽤 있는데 그런 추억들조차 마음껏 행패를 부리기 위한 빌드업이었던건 아닐까싶기도 했음 (그치만 정말 병이기 때문에 그 친구도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란 걸 알긴 앎..) 이런 걸 어디다 하소연하기도 힘들었는데 인터넷에서 경계선 관련된 글 보다가 떠올라서 글 적어봄... 나름 사회초년생때 먼저 다가와준 사람이 고마웠는데 너무 힘들고 괴로웠던 기억이어서 여기서나마 털어놔봐... 다들 비슷한 경험 있으면 얘기해줘도 돼 같이 얘기하고 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