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40505.html
네이버의 메신저 앱 라인(LINE) 쇼핑 사이트에 접속한다. 유명 일제 기저귀 ‘군’(GOO.N)을 검색해본다. 각 사이트에 흩어진 상품 정보가 제목에 일목요연하게 담긴다. ‘군플러스·민감 피부용·테이프형·신생아용·3S사이즈·36매.’ 실시간 가격 비교도 한다. 특정 사이트의 판매가가 달라지면 곧바로 최저가 순위에 반영되는 구조다. 이 검색 결과는 인공지능(AI)의 작품일까. 네이버는 그렇다고 했다. “회사가 꾸준히 고도화한 카탈로그 생성·매칭 기술을 일본으로 확장”(〈아이티(IT)조선> 2022년 3월31일 기사)한다고 네이버는 소개했다.
사실 이 ‘기술’에는 사람의 손길이 투입됐다. 새로 적용한 인공지능은 오류가 잦았다. 36장짜리 기저귀 상품에 18장짜리 상품 링크를 잘못 끌어오는 식이었다. 스무 명 남짓 되는 인원이 실시간으로 상품 소개 페이지(카탈로그)를 생성하고 오류를 바로잡았다. 이런 작업을 ‘데이터 라벨링’(인공지능 학습 개선에 투입되는 노동)이라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 네이버가 요청한 작업 일감과 작업자를 잇는 ‘데이터 하청 기업’ 크라우드웍스가 등장한다. 최씨는 크라우드웍스가 이 작업에 투입한 스무 명 남짓한 작업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2021년 8월부터 라인 쇼핑 카탈로그 오류 검수 작업을 해오던 최씨가 2023년 12월 돌연 계약 종료로 일자리를 잃었다. 최씨는 자신이 프리랜서가 아닌 ‘노동자’(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2024년 4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에서 데이터 라벨링 노동자가 법적 노동자로 인정된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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